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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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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바보 이정수의 행복다짐...상대의 약점을 활용하자

글 | 이정수 개그맨·방송연예인

저는 태생이 ‘패알못’입니다. 패션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란 얘기죠. 옷을 어떻게 입어야 멋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연예인 생활 15년째인데도, 패션 감각은 도무지 늘지가 않습니다. 결혼 전엔 뭐가 멋인지 몰라서 옷 매장에 가면 디스플레이되어 있는 옷을 그냥 다 사 오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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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옷을 주는 대로 그냥 입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어머니가 주는 대로, 연예인이 돼서는 스타일리스트가 주는 대로 입었습니다. 패션에 자기주장 같은 것이 없었죠. 그러다 보니 패션 감각이라는 것이 뇌에서 완전히 퇴화된 느낌입니다. 얼마 전까지 매우 타이트한 트레이닝 바지를 즐겨 입으면서, 내가 남자답게 다리가 실해서 바지가 끼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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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2년 동안이나 모르고 입었습니다. 우리 아내도 제가 늘 입고 있으니까 자신의 것인 줄도 몰랐죠. 제게는 이런 패션이라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내가 늘 제 의상을 점검해줍니다. 아내에게 패션 검사를 받지 않으면 신경이 쓰여서 바깥에 나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배우자의 패션을 챙겨주는 것이 부부의 당연한 임무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내가 저 때문에 기분이 안 좋으면, 이런 것을 묻기가 좀 그렇습니다. 나 때문에 마음이 상했는데 염치없이 “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나가야 할까?” 하고 물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런 소중한 혜택을 잃지 않으려고, 평소에 아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반면에 우리 아내는 기계를 잘 못 다룹니다. 잘 못 다루는 것을 넘어서 기계들이 이상하게 아내의 손을 거치면 수명이 줄어들거나 유명을 달리하곤 하죠. 특히 자동차는 자신의 차인데도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야말로 ‘기알못’입니다. 하지만 저는 기계를 잘 다룹니다. 그래서 우리 아내가 모르고 있어도 알아서 자동차를 때마다 관리해주고, 핸드폰의 사진 저장 공간을 확보해주며, 잘 때 보조 배터리를 충전해둡니다. 당연히 우리 아내는 이런 저의 행동을 아주 고마워합니다. 그리고 저를 더 잘 챙겨주죠.
 
결혼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상대의 약점이 계속 눈에 보이게 되어 있습니다. 당연한 거죠.
 
“또 깜빡했어?! 넌 늘 왜 그러냐?”
 
“이걸 또 여기에 뒀네? 좀 제자리에 두면 안 돼?!”
 
욱하는 마음에 툭툭 던지게 됩니다. 상대의 잘 못 하는 소위 약점을 비난하고 놀리면서 싸움의 불씨를 만드는 거죠. 그런다고 그 약점이 없어지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상대의 약점을 알고 계신가요? 약점은 잡는 것이 아니라 채워주는 것입니다. 상대의 부족한 부분을 말없이 채워줘 보세요. 분명 상대도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겁니다. 염치가 있다면요.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3-16 09:37   |  수정일 : 2017-03-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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