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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칠, 2차대전 직전 외계생명체 존재 관한 논문 집필...그 내용은?

글 | 우태영 조선뉴스프레스 인터넷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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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영국의 윈스턴 처칠(1874~1965) 수상이 2차 대전 직전에 과학에 대한 깊은 통찰과 선견지명을 가지고 외계생명체에 대한 논문을 작성했다고 국제적인 과학논문 사이트인 ‘네이처’가 최근 보도했다. 처칠은 수상으로 재임 중에 최초로 과학보좌관을 두는 한편 영국의 핵프로그램이나 레이더 개발 등을 적극 지원했던 과학 매니아였다.
 
처칠이 1939년에 작성한 외계생명체에 관한 11페이지 짜리 논문의 제목은 ‘우주에 생명체는 인간뿐일까? (Are We Alone in the Universe?)’. 그는 이 글에서 지금 수준으로도 대단한 선견지명을 갖고 외계생명체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하였다고 네이쳐는 평가했다.
 
이 초고는 1939년 런던의 한 신문에 기고하려던 것. 처칠은 전쟁 후인 1950년대에 남프랑스에 머물 때 제목에서 ‘Space’를 ‘Universe’로 고쳐썼다. 이같은 용어 변경은 과학에 대한 처칠의 이해가 깊어졌음을 반영한다. 이 원고는 미국의 한 개인박물관의 소장품으로 간직되어 오다가 처음 공개되었다. 이전까지는 전혀 공개되지 않은 이 원고는 과학에 문외한인 정치인들이 판을 치는 요즘에 크나큰 감동을 선사한다고 네이처는 평가했다. 네이처가 보도한 처칠의 논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처칠의 생각은 요즘 많은 우주생물학자들의 견해와 다를 바 없다. 그는 방대한 우주에서 지구에 인간들이 사는 것이 우주에서 유일한 현상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처칠은 생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번식하고 증식하는(breed and multiply)”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바이러스의 일부분이 결정화되는 점에 주목하여 이를 생명체라고 분류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는 “상대적으로 고등한 유기 생명체”에 주목한다. 이는 아마도 다세포 생명체를 염두에 둔 듯 하다.
 
처칠은 첫째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생명체는 물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한다. 몸통과 세포들이 대부분 물로 구성되어 있다는 지적. 처칠은 다른 액체들도 생명체의 근원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현재까지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생명체의 근원을 이룰 수 있는 액체는 물 이외에는 없다”고 단언한다.
실제로 화성, 토성과 목성의 위성, 또 태양계 바깥에 위치한 행성들에서 외계 생명체를 탐구하는 현재의 작업들도 모두 물의 존재를 찾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물은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일 뿐만 아니라 우주에 풍부하게 존재한다. 이 훌륭한 보편적인 용해제인 물은 –거의 모든 물질이 물 안에서 해체된다 – 황과 같은 화학물질들을 세포의 안팎으로 실어나를 수 있다.
 
처칠은 너무 춥지도 않고 너무 뜨겁지도 않아서 액체 상태의 물이 표면에 존재할 수 있는 항성 주위의 공간, 즉 현재 골디락스 (Goldilocks) 공간이라고 불리는 인간이 거주할 수 잇는 구역을 정의한다. 그는 지구의 온도가 태양과의 거리에 따라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설명하며, 생명체는 “물이 얼고 끓는 사이의 몇 도 구간”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고 기술한다. 처칠은 또 행성이 대기를 붙잡는 능력에 대해 생각했다. 즉 기체는 뜨거울수록 분자의 운동이 빨라지고 달아나기도 쉬워진다는 것. 결과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체를 붙잡아 놓기 위해서는 강력한 중력이 필요하다고 처칠은 결론을 내린다.
 
처칠은 이러한 논리를 바탕으로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은 지구 이외에는 화성과 금성뿐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바깥에 위치한 행성들은 너무 추워서, 수성은 태양을 면한 부분은 너무 뜨겁고, 반대편은 너무 차갑기 때문에 생명체의 생존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달과 혜성들은 중력이 너무 약해서 대기권을 형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배제했다.
 
처칠이 이러한 글을 쓰기 시작한 때는 1938년 미국에서 ‘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s )이라는 제목의 라디오 드라마가 방송되어 대중 사이에 화성 공포를 유발한 때였다. ‘우주전쟁’은 1898년 H G 웰스가 쓴 동명의 소설을 각색한 것. 화성에 외계 생명체가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은 19세기 이후에 지속되었다. 1877년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인 지오반니 시아파렐리(Giovanni Schiaparelli)는 화성에서 관찰되는 직선은 외계 문명이 건설한 운하라고 설명했다. 그 이후에는 레이 브래드베리의 ‘화성연대기’ 같은 공상과학 소설들이 등장하였다.
 
처칠은 이 글에서 태양계와 인접한 다른 항성들 주위에도 행성들이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우리 은하계에서 태양은 단순히 하나의 별이며, 은하계 안에는 수십억개의 별들이 있다”고 추정했다. 처칠은 행성들은 하나의 항성이 다른 항성을 스쳐지나갈 때 항성에서 떨어져 나오는 나오는 가스로 형성된다는 천체물리학자 제임스 진스가 1917년 제시한 모델을 바탕으로 이러한 주장을 하였다. 진스의 주장은 당시에는 학계에서 배제되었다. 진스는 행성들이 스쳐지나는 경우는 매우 희귀하므로 “우리의 태양은 진정 예외적인 존재이며, 아마도 유일한 존재일 것”이라고 추론하였다.
 
그런데 처칠은 이 이론을 다시 고찰한다. 그는 과학자로서의 건전한 회의적 사고방식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이 추정은 행성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생성되었다는 가설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지금 수백만 개의 이중성(double star)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것들이 그처럼 생성될 수 있었다면, 행성계는 왜 없겠는가?”
 
실제로 현재 행성의 생성에 대한 이론은 많은 작은 물질들이 부착되어 암석으로 된 행성의 핵을 이루게 된다는 것으로, 진스의 주장과는 아주 다르다. 처칠은 “나는 우리의 태양이 행성계를 거느린 유일한 항성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우쭐댈 생각은 없다”고 썼다.
처칠은 태양계 바깥에 존재하는 많은 행성들이 “표면에 물과 어떤 종류의 대기를 지속적으로 품은 적당한 크기의 행성들일 수 있다”며 일부는 “그들의 부모격인 태양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서 (생명체의 생존에) 알맞은 온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처칠의 이러한 생각은 1990년대에 태양계 밖에서 수천 개의 행성들이 발견되기 수십 년 전에 나온 것이다. 그리고 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는 1961년에 우주에서 다른 외계문명들과 소통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케플러의 우주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추정하여 은하계에는 태양 정도 크기의 항성 주변에서 생명체가 존재할만한 공간에는 지구 크기의 행성이 아마도 10억 개가 넘을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처칠은 우주에서의 어마어마한 거리를 감안하여 우리는 아마도 그러한 행성들에 “살아있는 창조물들이나 식물들”이 살고 있는지를 영영 알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결론지었다.
 
처칠은 인간이 태양계 내에서 탐사활동을 벌일 기회는 아주 많다고 보았다. “언젠가는 아마도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달이나 수성 금성 등으로 여행하는 일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반대로 그는 항성간 여행이나 소통은 본질적으로 어렵다고 보았다. 그는 가장 가까운 항성으로의 여행에도 왕복으로 약 5광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는 태양계가 들어 있는 우리 은하계와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 성운까지의 거리는 가장 가까운 항성까지의 거리보다도 수십만 배나 더 멀다고 덧붙인다.
 
처칠의 이 에세이는 다음과 같이 끝난다.
“우주에는 수십만 개의 성운이 있고, 각 성운에는 수억 개의 항성들이 있다. 이 항성들 주위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가진 행성들이 존재할 가능성은 엄청나게 크다.” 그는 은하계 너머에서 수 조 개의 은하계가 있다는 1920년대와 1930년대 초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의 발견을 이미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은하계 너머에는 약 2조 개의 은하계가 있다고 한다.
 
네이처에 따르면 처칠이 80년 전에 몰두하던 과학적인 문제는 지금은 가장 뜨거운 연구분야이다. 화성의 지하에 살지도 모르는 생명체를 추적하는 작업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금성의 기후를 연구한 학자들은 과거에 금성에서 생명체가 존재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천문학자들은 앞으로 수십년 내에 인류가 태양계 바깥에 존재하는 행성들에서 현재나 과거에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증거를 발견할 것으로 믿고 있다.  
 
처칠이 이 수필을 처음 쓴 1938~1939년은 나치스 독일과의 전쟁이 예상되는 암울한 시대였다. 이를 반영하듯 처칠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를 한다.
 
“나는 한 인간으로서 우리 문명이 여기 이 지구상에서 만들어내는 성공에 그리 엄청나게 감동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사는 지구가 생명체, 생각하는 피조물, 즉 이 방대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이전에 존재한 적이 없었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가장 고등하게 발달한 피조물이 살고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생각할 작정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2-16 17:11   |  수정일 : 2017-02-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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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현욱  ( 2017-02-16 )  답글보이기 찬성 : 4 반대 : 0
이미 18세기 말에 天文學의 지식은 놀라워서 천왕성 해왕성을 발견했으니..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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