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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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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를 모티브로 '너의 이름은'을 제작한다면...

글 | 우태영 조선뉴스프레스 인터넷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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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이름은'의 한 장면
박근혜 대통령이 1월 10일, ‘세월호 7시간’ 동안의 행적에 대해 밝힌 답변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내용이 부실하다며 보완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진성 재판관은 특히 “기억을 살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을 언제 처음 인지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또 “오전 9시가 조금 넘어 TV를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는데 대통령은 TV를 통해 확인하지 않았는지 설명하라”고 명했다고 한다.
 
이러한 뉴스를 듣고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본 애니매이션 ‘너의 이름은’이 떠올랐다. 이 작품은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해 2만5천여명의 사망 및 실종자를 발생시킨 쓰나미 사태를 모티브로 삼은 것이다. 이 사건은 일본인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너의 이름은’을 제작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도 후쿠시마 재해로 인해 일본인들에 갖게 된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내용은 재난을 당한 시골 마을에 사는 여학생과 번화가인 토쿄에 사는 남학생이 우연히 신체가 바뀌게 되면서 시간과 장소가 혼재된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이러저러한 곡절을 거치면서 결국은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시골마을 주민들 대부분을 재난으로 인한 떼죽음에서 구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시골마을에 재난이 닥치기 직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사람들을 대피시킨다. 이 대목을 보면서 불쑥 떠올린 생각. 만약에 세월호 사건으로 ‘너의 이름은’을 만들면 어떤 구도로 만들었을까? 가장 중요한 대목은 주인공들을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되돌려 놓아야 학생들을 모두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 주인공은 당연히 사망한 단원고 여학생이 될 것이다. 미래에서 온 주인공은 세월호가 침몰하고 학생들이 사망한 원인도 모두 알고 있는 상황.
 
 첫 번째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은, 수학여행을 떠나는 단원고 학생들이 세월호에 승선하기 직전이 아닐까?  선체를 불법으로 개조한데다, 평형수도 제대로 채워넣지 않고, 화물도 과다하게 싣고, 무능한 선장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하여 학생들이 떼죽음을 당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주인공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

 먼저 학생들에게 세월호가 운항중에 침몰하여 탑승객들이 죽게 된다며 승선거부를 설득한다. 하지만 수학여행에 들뜬 학생들이 이 말을 즉각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학생들이 학창시절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수학여행을 그런 뜬금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듣고, 특히 선생님의 지시를 거역해 가며 승선을 거부하는 상황이 설득력이 있을까? 
 
 그렇다면 주인공은 선생님이나 선원 등 어른들을 찾아가서 항해중단이나 시설 점검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어른들이 배가 침몰할 것이라는 학생의 예언을 받아들인다는 설정도 관객들은 납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두번째로 주인공이 학생들과 탑승객들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은 배가 좌초하고, 선장 등 선원들이 학생들에게 선실 안에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지시한 순간이 아닐까 한다. 이 순간 주인공은 선실 안에 있으면 모두 죽게 된다며, 학생들을 이끌고 갑판으로 나간다. 선원들이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협박한다 해도, 이 정도는 친구들을 설득해서 힘으로라도 물리칠 수 있지 않을까? 그러고 나면 구명재킷을 입은 학생들이 갑판에서 바다로 띄어들어 대부분 구조되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도 실패했을 경우가 세 번째. 즉 학생들이 선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며 배 안에 머물기를 고집할 경우, 배의 침몰 사실을 미리 알고 있는 주인공이 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일까? 선장 등 선원들은 이미 구명정을 타고 탈출한 상황이라면. 대통령에게 연락해서 구조해달라고 하면 효과가 있을까?
 
우선 학생과 대통령이 스마트폰으로 통화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설정이다. 고위 관리들이나 군 지도자들에게 어찌 어찌 연결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사람들이 이 전화를 대통령에게는 절대로 연결하지 않을 것이다. 또 설사 직접 연결이 되더라도 대통령이 해군과 해경에 이미 내린 구조지시를 발을 동동 구르며 반복하는 것 이외에 무슨 방법이 있을까? 서울에 있는 대통령이 다 살려낸다는 설정은 위 두 가지에 비하면 좀 약하지 않을까? 
 
 세월호를 모티브로 ‘너의 이름은’ 같은 애니를 만들 경우, 과거로 돌아가 인명 전원을 구조할 수 있는 순간을 설정한다면 세 가지 중 두 번째가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1-11 15:00   |  수정일 : 2017-01-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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