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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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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공기질은 뒷전?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도 국민이다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발암성 물질이 검출되었다고?
- '인간 공기청정기'를 견디다 못한 직원은 사비로 '진짜 공기청정기' 사기도
- 에어컨 틀 때는 꼭 창문 닫고 틀라고 공지

글 | 정채관 박사(교육학) 조선pub 칼럼니스트/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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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 가장 그리운 게 뭐냐고 사람들이 묻는다.

내 대답은 늘 '공기'다.

영국 살 때 시골에서 살았다. 아침에 창문 열고 길게 심호흡하면 청정한 공기가 코를 통해 내 몸속으로 들어온다. 공기가 너무 맑고 깨끗해서 폐가 깜짝 놀랄 정도다. 물을 너무 급하게 마시면 체하듯이 공기도 그렇다는 걸 처음 경험했다. 이렇게 좋은 공기를 마셔도 되는지 황송할 정도였다. 시골에 사니 공기 하나는 정말 끝내줬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성기선)이 지난 2월 서울 정동에서 충청북도 진천군 덕산면 두촌리 3015로 이전했다. 나도 지난 2월 직장 근처인 충청북도 진천군 덕산면 두촌리로 집사람과 이제 37개월 된 딸과 16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이사 왔다. 사람들이 묻는다. 시골로 이사했으니 공기 하나는 끝내주겠다고.

내 대답은 늘 '아니오'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은 1998년 1월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의 교육과정을 연구 개발하고, 각종 학력평가를 연구 시행함으로써 학교 교육의 질적 향상 및 교육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현재 가톨릭대 교직과정 성기선 교수가 원장이다.

평가원에는 약 400여 명의 직원이 상주하여 일한다. 새 건물이라 밖에서 볼 때는 번듯해 보인다. 하지만 내부는 엉망이다. 지은 지 이제 6개월 정도밖에 안 된 건물인데도 거의 매주 하자보수 공사를 하고 있으며, 직원은 두통을 호소한다. 참다못한 직원들은 사비로 공기청정기를 산다. 나 역시 출근하면 내 돈 주고 산 공기청정기부터 튼다.

지난 8월 10일 공개된 평가원 실내공기질 측정 결과에 따르면, 발암성 물질로 분류되는 TVOC가 측정 지점 4곳 중 1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나머지 3곳에서도 기준치에 육박했다. 집도 새로 지으면 새집증후군이라는 게 있으니 400여 명의 상주 직원에게 좀 참고 지내란다. 하긴 지난 6개월 동안 왜 그렇게 머리가 아픈지도 모르고 지냈으니.

평가원에서는 전국 각지의 교사와 교수 등이 참여하는 회의와 세미나가 자주 개최된다. 수능 성적표를 받기 위해 수험생이 청사를 직접 방문하는 등 일반 국민의 출입도 빈번한 곳이다. 지역주민과의 상생 교류를 위해 지금까지 대규모 특강과 지역의 어린 초등학생과 학부모 200여 명이 참석하는 영어 캠프도 개최되었다.

지난 8월 10일, 8월 27일, 8월 29일 성기선 원장에게 청사 이전 완료한 지 6개월이 지났음에도 실내공기질 측정 결과 발암성 물질이 검출된 점에 대해 직접 나서서 사과할 것과 철저한 원인 규명 및 진정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였으나 성기선 원장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해하는 이번 사안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원은 국민이 아닌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라는 자리는 국민 위에 군림하라고 나라에서 주는 자린가?

식구들 먹여 살리겠다고 오늘도 출근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 공기청정기'가 되어 창문 꼭 닫고 열심히 발암성 물질을 마시고 있다. 열 번 양보해서 그것이 공공기관 직원으로서 월급 받고 일하는 대가라고 치자. 하지만 이런 사실도 모른체 청사를 드나드는 다른 국민은 뭐지? 성기선 원장은 다른 국민도 안중에 없다는 것인가?

성기선 원장이 답할 차례다.

1 September 2018
정채관 박사(교육학) 조선pub 칼럼니스트/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BEng(Hons) Birmingham MSc Warwick EdD Warwick Cert Oxford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8-31 08:36   |  수정일 : 2018-08-3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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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정채관 박사

⊙ 정채관 박사(교육학). 현역만기제대. 영국 버밍엄대(공학학사), 영국 워릭대(이학석사), 워릭대(교육학박사). 버밍엄대 한인학생회 부회장, 워릭대 한인학생회장, 영국 코벤트리 한인회장. 月刊朝鮮 영국통신원·전문가칼럼니스트.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선임연구원, 연세대 영어영문과·교육대학원 시간강사, 인하대 영어교육과 강의교수, 버밍엄대 영어과 외부교수.

⊙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교과서본부 부연구위원. 영국 English Today(Cambridge University Press, SSCI) 편집위원, 한국영어학회 부편집위원장 겸 연구상임이사, 한국영어교육학회 연구이사. 조선뉴스프레스 교육칼럼니스트 [정채관 박사의 영국 & 영어 이야기]. 저서 「한 눈에 들어오는 이공계 영어기술글쓰기(2007)」, 「코퍼스 언어학 입문(2012)」, 「2020 한국초중등교육의 향방과 과제: 교육과정, 교수학습, 교육평가(2013)」, 「김정은 시대 북한의 교육정책, 교육과정, 교과서(2015)」, 「원자력 영어: 핵심 용어 및 실제 용례(2016)」, 「코퍼스 언어학 연구(2017.8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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