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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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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죽이는 실적위주의 단속과 수사 문화 사라져야

글 | 박상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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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상가. 사진은 아래 내용과는 관계 없음. / photo by 뉴시스
경찰 재직 시 특별단속, 기획수사를 많이 해보았다. 단속기간도 100일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한달인 경우도 많다. 수사에서 송치까지 평균 한달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도 말이다. 대통령과 총리, 장관, 청장의 특별지시에 따라 부랴부랴 실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실적을 평가한다. 실적에 따라 검거 유공자는 특진도 하고 수사포상비도 받게 된다.
 
지휘자도 덩달아 지휘, 관리 유공으로 승진과 성과평가에 도움을 받게 된다. 구속 건수가 많고 검거 인원이 많아야 점수가 높다. 심지어 언론 보도평가점수도 있어 당사자가 혐의를 다투는데도 불구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대대적인 보도를 했다. 나중에 무죄, 무혐의로 결론이 다르게 나와도 사과도 자성도 없었다. 단속기간 중 입건과 구속을 해야 실적 점수에 포함되니 수사를 보류했다가 단속기간에 맞춰 영장 청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특별단속과 기획수사 테마는 전국적으로 획일적이다. 지정시행하다보니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한 수사와 단속이 뒤따르게 된다. 굳이 형사입건할 필요도 없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할 필요도 없는 사건도 무리하게 입건하거나, 영장을 청구하는 것이다. 조직폭력배 단속의 경우 때로는 일부러 조직범죄로 만들기 위해 억지로 짜 맞추기식으로 특진기준의 명수조직으로 만드는 사례도 있었다.
 
풍속업소 단속과 관련하여 시각장애인들의 마사지 업소 단속과 유혹에 의해 어쩌다 한번 유사 성행위를 한 군인과 외국인 노동자들, 직장인들, 대학생들이 입건, 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생계에 떠밀려 나온 불쌍한 노래방도우미와 티켓다방 여종업원들까지 단속입건하였다. 청소년 유해업소 단속과 관련하여 청소년인 줄 모르고 술과 담배를 판 구멍가게 주인과 아르바이트생까지도 단속되어 벌금과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노래방 업자들은 간혹 손님이 술을 밀반입하여 마시다가 경찰에 신고 단속되거나, 손님의 유혹에 의해 도우미를 불러주었다가 단속, 처벌되는 경우가 많았다. 어렵게 대출을 받아 음식점을 차렸는데 청소년에게 술을 팔았다고 단속당하고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업자는 빚더미에 몰려 거리에 나앉게 된다.
 
예컨대 주폭(주취자폭력) 관련 특별단속을 하게 되면 실수로 술에 취해 택시비를 못 내거나, 바가지 식대를 씌운 억울한 사람까지 주폭 사범으로 몰리게 되고, 교통사망사고 줄이기 관련하여 교통법규 단속을 실시하면 교통 표지판을 잘못 본 사람까지 법규 위반 처벌로  몰려 범칙금과 함께 면허정지 처분까지 당하게 되는 것이다.
 
상부에서는 실적이 없다며 “먹고 노느냐”고 질책을 하면 일선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실적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도 무리한 단속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다보니 지역실정상 도저히 단속테마와 관련이 없는 중소도시 경찰서, 지구대, 파출소의 경우 실적을 위해 굳이 입건할 필요도 없는 사건까지 무리하게 입건하고 나아가 영장까지 청구하게 되는 것이다.
 
일선에서는 변호사들이 경찰에서 특별단속과 기획수사를 자주 해야 변호사들이 먹고 살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돈다. 이러한 무리한 단속과 수사는 검찰의 인력 증원과 더불어 검찰 수사지휘의 합리성을 가져다준다.
 
수사와 단속은 권한이고 칼이다. 칼을 잘못 휘두르면 선량한 여러 사람이 다친다. 칼날과 칼등을 써야 할 때를 구분하면서 생각하면서 써야 한다. 내가 칼을 가졌다고 나 혼자만의 무소불위의 권한이라고 생각하고 자의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사기관은 자의적인 수사권 행사를 막기 위한 자체 내부통제가 필요하고, 그 내부통제는 수사경험과 지식을 갖춘 사람들에 의해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수사를 하다 보면 수사의 핵심을 찾지 못하고 일을 벌이기만 하는 수사관을 보게 된다. 여기저기 압수수색만 할 뿐 증거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결론도 못 내리고 수사 결론을 미루기만 하는 수사관도 있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수사를 당하는 사람의 심정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주관과 소신만 믿고 밀어붙이기식으로 무리한 수사를 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과연 경찰, 검찰 자체 내에 이러한 무리한 수사에 대한 통제와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을까하는 생각을 늘 갖게 된다. 법과 규정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법과 규정을 해석하고 집행하는 수사관의 심성과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수사를 지휘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로스쿨과 경찰, 검찰교육기관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고 관심이 없는 삶과 인간에 대한 철학과 따뜻한 심성과 배려를 가진 사람들 중에서 수사관을 선발하여야 하지 않을까? 수사는 권한이 아니라 책임이다. 잘못 칼을 사용하여 무고한 사람이 다치면 그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지는 모습도 필요하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5-18 16:28   |  수정일 : 2018-05-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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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융 변호사

1965년생. 고려대 법학과 졸업 / 제29회 사법시험 합격,
1993년 특채로 경찰에 입문, 경찰청 마약·지능범죄수사과장, 경기지방청 수사과장,
서울 양천·평택·동두천·김포·대전중부·논산경찰서 등 서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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