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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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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기소··· 검찰이 사실상 사문화된 '피감독자간음죄'를 꺼내들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글 | 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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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감은 안희정 전 지사 / photo by 뉴시스
안희정 사건이 남긴 교훈
 
성(性) 스캔들 치고는 정말 메가톤급이었다.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흥미진진했다. 맨 처음 TV에서 피해자가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볼 때, 나는 여기가 한국이 아닌 줄 알았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불과 1년 전만 해도 그는 대통령으로 유력한 후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젊음과 참신함을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그의 이면에는 이해할 수 없는 섹스스캔달이 숨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의 위선적 행동에 분노했고, 당시 시작되던 미투(me too) 운동의 분화구에 성화를 점화시켰다.
 
검찰에서는 지금까지 형법전에는 남아있지만, 사실상 사문화되고 있었던, 피감독자간음죄를 꺼내들었다. 오랫동안 검사생활을 했던 나로서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던 성범죄 조문이었다. 형법 제303조다.
 
업무상 위력을 행사하여 여자를 간음하는 행위를 처벌한다는 규정이다. 여자의 반항을 폭행으로써 제압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하는 강간죄는 정말 죄질이 나쁜 성폭력범죄로서 엄벌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미성년의 여자나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여자를 위력을 행사해서 간음하는 행위 역시 죄질이 나쁘고 중한 범죄다.
 
그러나 성년의 여자를 폭행이나 협박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상급자의 지위나 권세를 이용해서 간음한다는 것은 적어도 몇십년전의 상황을 상정한 1953년 제정된 형법 조문이지,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서는 현실성이 매우 떨어지는 성범죄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지금까지 성년의 여자를 피해자로 한 피감독자간음죄가 적용된 사례는 필자가 과문한 탓인지 아직 보지 못했다.
 
아무튼 검찰에서는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해 피감독자간음죄뿐 아니라, 강제추행죄를 추가로 범죄사실에 포함시켜 불구속기소했다. 바로 어제 일이다.
 
물론 검찰에서 철저하게 수사하였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던 사건이기 때문에 일단은 상당한 증거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법원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이번 안희정 사건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몇 가지 있다. 첫째, me too 운동의 전개과정에서 보듯이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성범죄로 인한 여성 피해자들이 정말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으면서도 가해자를 고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성범죄 피해 여성들을 철저하게 보호하면서 가해자들을 엄하게 처벌하는 제도적 장치를 더욱 확실하게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성범죄에 대한 형사처벌조항을 대폭 손질할 필요가 있다. 성범죄에 관한 형법 조항은 1953년 제정된 이래, 1995년 12월 일부 개정하였고, 2012년 일부 개정하였다.
 
하지만 성에 관한 우리 사회 일반인의 인식이 크게 변했고, 과거와는 달리 성범죄는 ‘여성의 정조’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를 막기 위한 것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형법이나 성범죄처벌특별법은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폭행이나 협박, 위력’은 수단으로 간음을 해야 처벌할 수 있는 것으로 전제하고 있다. 그래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고, 한계가 있다.
 
아울러 강간죄는 그렇다 해도, 모든 강제추행죄, 위계 위력에 위한 간음죄 등을 모두 친고죄에서 비친고죄로 바꾼 것도 이 시점에서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도 꼭 비친고죄로 하는 것만이 유리한 것이 아닌 것임을 참고로 해야 한다.
 
셋째, 정부에서는 성과 관련된 문화의 변화, 성범죄에 관한 내용 및 처벌규정 등을 일반인에게 충분히 알기 쉽게 홍보해야 한다. 혼인빙자간음조와 간통죄는 폐지되었고, 성적 자기결정권의 최대한의 보호라는 법의 이념과 가치의 제고에 따른 형사처벌의 강화 등에 관해 일반인들은 알 계기가 별로 없다. 그러다가 형사입건되고, 전과자가 된다.
 
넷째, 사회지도층 인사의 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 말로만 여성 평등을 외치고, 도덕과 윤리를 강조하면서 막상 그들의 사생활이 이렇게 문란하고 위선적이었나 싶다.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 자신의 성적 욕구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욕망을 절제할 수 없으면, 공직에서 물러나서 자연인의 신분으로 연애를 하거나 불륜을 저지르면 된다. 동물적 욕망의 노예 상태에서 사회적 부와 권세, 명예까지 손에 넣으려고 하면 안 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4-12 08:45   |  수정일 : 2018-04-1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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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경희대학교 법과대학에서 교수로 근무했음
Seoul National University에서 법학과 졸업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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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 2018-04-19 )  답글보이기 찬성 : 5 반대 : 3
보다 더더더 불쌍한 희정이, 훨훨 창공에 날지도 못하고 어쩌다 생매장을...
좆대가리  ( 2018-04-13 )  답글보이기 찬성 : 2 반대 : 0
힘이 없으면 대통령이나 고관대작질을 못한다니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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