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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 박사, 외계 행성 이주 주장...실현되기 어려운 이유는?

글 | 이상흔 조선pub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8-03-2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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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 박사./ 뉴시스

지난 14일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생전에 했다는 “인류 멸망을 원치 않는다면 100년 안에 지구를 떠나야 한다”는 말이 유언처럼 보도되고 있다.
 
여러 보도를 종합하면 호킹 박사는 기후변화와 인공지능(AI)의 위험성, 소행성 충돌, 핵전쟁, 변종 바이러스, 인구폭발 등의 잠재적 위협으로 인류가 멸종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인류가 외계에 터전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멸종할 위험이 더 크다”고 경고했다.
 
기후 변화에 의한 인류나 지구 생명체의 멸종에 대한 과학계의 우려와 경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환경운동가인 마크 라이너스는 《6도의 멸종》(세종서적)이라는 책에서 지구 기온이 1℃씩 오를 때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자세하게 다루었다. 기온 상승에 따른 환경 대재앙 시나리오인데, 저자는 책에 소개된 내용은 수백 명 학자의 연구성과를 종합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이 책에 의하면 지구 기온이 지금보다 2℃가 상승하면 환경 변화에 취약한 열대우림 생태계부터 타격을 받고, 4℃가 상승하면 남극의 빙붕이 녹기 시작하고,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한다. 5℃가 상승하면 양 극지 빙하가 모두 녹고, 지하대수층도 고갈되며, 6℃가 상승하면 대부분의 생명체가 멸종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무슨 깊은 의도를 가지고 100년 혹은 200년 안에 인간이 멸종을 면하기 위해서 지구를 떠나 다른 식민지 행성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파괴로 치닫는 인류 문명에 대한 단순한 경고 차원이 아니라, 상당히 진지하게 인류 멸종과 외계 식민행성 개척 문제에 대해 고민해왔다는 것을 추측할 수는 있다.
 
호킹 박사는 2017년 6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천체우주과학축제인 스타무스 페스티벌에서 “우주 선진국들이 주축이 돼 2020년까지 우주인을 달에 보내고, 30년 안에 달에 식민지를 세워 인류가 살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5년까지는 사람을 화성에 보내고 50년 내 전초기지를 세워야 한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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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화성 탐사를 다룬 영화 <마션>의 한 장면.

하지만 필자는 호킹 박사의 외계 행성 이주 주장은 인류가 멸종하기 전까지도 과학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믿는다. 인류 최후의 날이 200년 후가 되든, 1만년 후가 되든, 10만년 후가 되든 그 시기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인간이 아무리 훌륭한 과학기술을 가졌든, 심지어 외계의 지적 생명체와 교신에 성공하든 상관이 없이 인류는 자신들이 탄생한 지구 위에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인간이 새로운 행성으로 삶의 터전을 옮길 수 없는 이유는 단순하다. 인간의 우주선은 단 1광년의 물리적인 거리조차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물론 화성이나 달 정도에 작은 공간의 터전 정도는 건설할 수 있다).
 
생명체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가장 가까운 항성계까지 가는 데도 현재의 기술로 10만년이 걸리는 데, 이런 우주여행은 가능하지도 않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한다고 해도 인간 자체가 빛의 존재로 변신하지 않는 한 광활한 우주의 물리적 거리를 극복할 수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
 
인간을 비롯하여 모든 생명체는 지구 위에서 진화를 했다. 지구의 기압과 중력에 체적화 되어 진화한 생명체다. 화성은 지구 중력의 3분의 1에 불과해 인간의 신체가 오랫동안 적응할 수 없다. 화성은 보호막인 자기장이 없어 온갖 우주 방사선과 자외선으로부터 지구에서 진화한 생명체를 지켜주지 못한다.
 
설사 모든 기술적 난관을 극복해서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거주지를 만들었다고 해도, 극소수의 사람만이 살 수 있는 공간에 불과할 것이다. 소수의 이주를 위해 그만한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그런 노력이 인류의 멸종을 막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천문학자인 루씨앤 월코비치 (Lucianne Walkowicz)는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에서 생명이 살 수 있는 장소를 찾는 케플러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그녀는 수년 전 TED 강연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혹독한 화성을 인간이 살 환경으로 변화시킬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의 능력은 그보다 훨씬 쉬운 일인 지구를 보존하는 일을 할 능력도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생명체가 사는 지구는 유일하며, 특별하며, 외로운 행성이다. 우주의 경이로움에 감탄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특별한 행성에 대해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하고, 고마움을 가지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3-20 11:08   |  수정일 : 2018-03-2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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