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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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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 3월10일 사설...김정은 체제가 오래 가기 힘들다는 신호

글 |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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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자 로동신문 논설.
누군가 보내줘서 읽어봤다. 상당히 인상적인 논설이라고 생각된다.
필자도 글쓰는 것으로 밥벌이를 해온 처지라, 이런 글을 쓰는 심리 상태랄까 그런 것을 대충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독자들도 글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글은 주장하는 바의 근거와 팩트, 자료가 없다. 나아가 글의 기승전결 형식도 무척 불충분하다.
제대로 된 논설이라면 자신의 주장하는 바를 설득하기 위해 팩트를 제시하고, 그 팩트가 왜 중요한지를 설명하고 나아가 예상 가능한 반론의 가능성까지 언급해 반대 논거를 무력화시키는 구성을 가져야 한다.
 
팩트와 논거를 제시할 때도 1차 팩트와 2차 팩트로 나누어 깊이를 다르게 하고, 얕은 단계의 팩트가 제시하는 설득력을 2차 팩트가 더욱 심화 강화하는 식으로 전개하면 글의 설득력이 엄청 강해진다.
 
하지만, 이 논설에는 필자의 그런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앞에서 했던 이야기를 뒤에서도 약간 표현만 바꾸어 되풀이하는 구성이다.
 
이런 글이 나타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필자가 멍청하고 무능력하거나 제대로 기사나 논설을 쓰는 훈련을 받지 않은 경우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북한이 아무리 막장국가라 해도 자기 정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로동신문의 논설을 쓰는 자가 이런 능력이 부족하거나 훈련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로동신문의 논설을 쓰는 정도의 인물이라면 북한 내에서 최고의 지적 능력과 훈련을 거친 인재일 가능성이 높고, 그 수준은 대한민국의 일반 언론사보다 결코 못하지 않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오히려 북한 체제의 특성을 고려하면 그 전반적인 수준은 오히려 대한민국의 일반 언론사 종사자들보다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저런 논설이 나타나는 것은 필자가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리적 근거나 팩트를 찾아낼 수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저 논설의 경우 이 두번째 경우에 해당할 거라고 나는 판단한다.
 
저 논설에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팩트나 논거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그냥 국제법 일반의 추상적인 원리 하나만 달랑 던져놓고 그 이상의 진전이 없다. 다른 나라의 비슷한 사례도 없고, 심지어 미국-북한이 과거 핵과 미사일 문제를 둘러싸고 씨름했던 사례에 대한 고찰마저 없다.
 
나는 저 논설을 쓴 리학남이라는 필자가 정말 억지로 억지로, 논리를 전개할 내면적 필연성을 완전히 상실한 채 마른 수건 쥐어짜듯 글을 썼다고 짐작한다. 쓰기 싫은 글을 자기 고문하듯이 써냈다는 의미이다.
글이 결코 감출 수 없는 것이 있다. 글쓰는 사람의 열정이다. 사랑도 미움도 감출 수 없다는 얘기가 있지만, 글처럼 그것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도 없다.
 
낙엽 하나를 보고 천하에 가을이 온 것을 알고, 제비 한 마리를 보고 천하에 봄이 온 것을 안다는 말이 있다. 이 로동신문 논설이 보여주는 바는 상당히 의미심장하다고 본다.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인민과 지식층의 내적 동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신호라는 얘기이다. 김정은이라면 이 논설을 보고 "이거 문제가 심각하구나"하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김정은이 이 논설을 읽었는지, 읽었더라도 그런 시그널을 인식할만한 훈련이 되어있는지는 알 수 없다.
 
필자가 보기에 북한 체제가 오래 가기 힘들 것 같다. 지금 북한은 그들을 오래 지탱해오던 정신적 기둥이 무너지는 상태라고 필자는 진단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3-12 10:27   |  수정일 : 2018-03-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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