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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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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의 작품이 예술이라는 주장에 반대하는 이유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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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의 작품 <문제적 인간, 연산>

 
<문제적 인간, 연산>은 이윤택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으로 동아연극상 대상과 희곡상을 받았다. 당초 연산은 광기의 폭군이었으나 이윤택은 그를 재해석했다. 폐비 윤씨로 인한 트라우마가 그의 삶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국립극장 공연당시 연출을 맡은 이윤택은 연산은 나, 이윤택이다라고 말했다.
 
영화 <간신>은 다시 연산군 시대를 다룬다. 연산은 그림을 잘 그렸고, 활을 잘 쏘는 등 천재적인 면모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심각한 성도착증을 갖고 있었다. 절대권력인 그가 가는 곳마다 마을의 약자, 여자들을 겁탈했다. 사대부부터 천민까지 조선의 1만 여성을 붙잡아 채홍을 만들었고 이들은 연산의 성노예인 흥청이 됐다. '흥청으로 인해 망했다'는 뜻의 흥청망청은 여기서 유래한 말이다. 민규동 감독은 조선시대의 홀로코스트였던 채홍을 통해 연산의 민낯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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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방송된 PD 수첩

감독은 '예술이었다' vs 배우는 '지옥이었다'
 
그와 비슷한 장면들이 연극계에서 문단에서 영화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그 모든 과정을 예술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작업했던 여성들은 그곳이 지옥이었다고 증언한다. 김기덕은 영화계의 문제적 인간이었다. 영화의 내용은 여성에 대한 심각한 폭력을 담고 있음에도, 그는 이것이 예술이고, 영화인데문제될 것 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도리어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자신이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생기는 잡음이라고 했다. 그의 작품이 해외 유수영화제에서 상을 타면서 이런 잡음도 사라졌다. 영화계는 집단최면에 걸린듯 그를 추앙했다. 그는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거장'이었고, 비주류에서 태어난 주류의 후광은 컸다.
 
그의 작품 중 최고 흥행작인 <나쁜 남자>는 길에서 만난 여대생을 납치해 성매매 여성으로 만들고 착취하는 남성이 등장한다. 그가 여대생에게 다짜고짜 입을 맞추고 납치를 하는 이유는 하나다. "기분 나쁘게 쳐다봤기 때문"이다. 강남역 살인사건부터 숱한 성범죄자들이 하는 말이다. 김기덕 감독은 밑바닥 인생을 통해 한국 사회의 일면을 담았다고 항변한다. 납치와 성매매, 착취는 실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해도, 그 여성이 자신을 납치한 남성을 사랑하게 되어 떠나지 않고 그와 함께 떠돌며 몸을 판다는 내용은 작가의 상상력이자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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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조재현의 영화 <나쁜남자>와 <뫼비우스>

김기덕과 조재현은 승승장구  
 
조재현과 함께 한 첫 작품인 <악어>는 자살하려던 여자를 살려준 악어(조재현)가 그를 강간하는 내용을 담았다. 주변의 도움으로 여자는 구출되지만 어찌된 일인지 여자는 악어를 떠나지 않고 그의 곁을 맴돈다. 2004년 개봉한 <사마리아>에서는 원조교제를 담았다. 이 영화는 제54회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당시 주연배우이던 곽지민은 고등학교 3학년인 미성년자였다.
 
김기덕과 조재현은 이후<야생동물보호구역>, 2000<>, 2001<수취인 불명>, 2002<나쁜 남자>. 2013<뫼비우스>를 함께 했다. <뫼비우스>는 조재현과 김기덕이 10년만에 다시 만난 작품이자 김기덕 감독의 폭력이 20년 만에 처음 세상에 드러난 작품이다. 현장의 여배우는 감독이 수차례 자신을 폭행했고, 대본에 없었던 장면을 추가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기덕 감독은 연기지도 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 일이 벌금 500만원으로 약식기소됐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스태프나 배우 중 아무도 소환조사하지 않았다. 강제추행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자취를 감춘 여배우들
  
지난 1월 당시만해도 상황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다. 검찰은 의지가 없었고, 감독은 당당했다. 하지만 두 달 사이 #미투 운동의 들불이 붙었다. 김기덕 감독은 페르소나였던 배우 조재현은, 영화계가 아니라 극단과 드라마에서 먼저 퇴출됐다. <피디수첩>은 거장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의 민낯을 다뤘다. 증언자들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스태프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영화계에서 당할 불이익을 걱정했다. 용기를 낸 건 피해자였다. 위계상 약자이고 영화 참여 기회가 절실한 조단역 여자배우와 여자스태프들은 상시적이고 강압적인 성폭행에 시달렸다고 했다.
 
한 유명배우는 김 감독의 성적인 요구를 거절했다가 촬영 내내 불화를 빚었고 이후로 김 감독과 다시는 작업하지 않았다. 증언에 참여한 스태프는 김 감독 영화에 기성배우보다 신인배우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라고 했다. 그의 작품을 나열해본다. 김기덕 감독과 주연 조재현은 이후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들과 작품을 한 여배우 중 현재에도 활동 중인 배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이 김기덕 작품을 끝으로 영화계를 떠났다. <나쁜 남자>의 서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선화를 연기하면서 영혼을 다쳤다"며 영화계를 떠났다.<피디수첩>에 출연한 배우는 지옥같은 현장에서 나온 뒤 꿈을 접었고, 삶이 망가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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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을 다룬 외신 보도

외신, 한국 영화의 가장 성공적인 수출품 김기덕 최악의 #미투
 
그를 한국의 거장이라 믿었던 외신도 충격의 보도를 전했다. 미국 버라이어티는 논란의 감독 김기덕이 성폭행 및 약탈적 성적 행동을 했다는 고발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 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한국 영화감독, 지난 20년간 한국 영화계의 가장 성공적인 수출품이던 김기덕이 성폭행 및 약탈적 성행위를 했다는 여배우들의 증언이 나왔다며 폭로에 나선 배우들의 증언을 담았다. 독일 슈피겔은 여배우 폭행 의혹에도 불구하고 지난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김기덕 감독의 신작 <인간 시간 공간 그리고 인간>을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했던 일을 지적했다. 이 작품에는 여성 인물이 5명의 남자에게 집단강간을 당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한다.
 
김기덕 감독은 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영화가 폭력적이라도 내 삶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어 영화를 만들 때 두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첫째는 안전, 둘째는 존중이다. 누구에게도 상처와 고통을 줘서는 안 되고, 영화가 아무리 위대하다고 해도 누군가의 인격을 모독하거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시사프로그램 제작진에 보낸 메시지에서 미투운동이 갈수록 자극적으로 충격적이고, 사실 확인 없이 공개돼 진실이 가려지기 전에 사회적 매장을 당하고, 그 후에는 평생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썼다. 여기에 호감을 가진 상대와 동의하에 육체적인 교감을 나눈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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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나쁜남자>에 출연했던 배우 서원 당시 인터뷰_뉴스 캡처

문제적 인간, 김기덕의 영화는 예술인가
 
톨스토이는 자신의 책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예술이 모든 활동과 다른 점은, 예술은 모든 사람이 그 뜻을 알 수 있고 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전달된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영화는 예술이었을까. 예술이라고 믿는 동안, 그의 모든 범행은 예술의 일부가 됐다. 은폐된 현장을 지옥으로 만들고 공식석상에서 '영화의 1순위는 안전, 2순위는 존중'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이가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가 됐다. 다른 영화감독은 "감독과 잠을 자야 역할을 얻는다"는 말을 오디션장에서 공공연히 했다. 
 
김기덕은 영화 안에서나 밖에서나 한순간도 여성을 인격적인 존재로 대한 적이 없는 것 같다. <피에타>의 조민수는 인터뷰에서 "김기덕 감독은 배우를 자신의 그림을 그리는 도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촬영 중 폭행한 여배우에게는 내가 어릴적에 아버지에게 많이 맞아 그런가 보다라고 했고, 촬영 후 작품 수상소감에서도 어린 시절 청계천에서 구리를 줍던 나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했다. 여성을 짓밟고 올라선 그 자리의 모든 영광은 오직 자기 자신을 향했다. 혹여 그의 작품에 작품성이라는 게 있다고 해도, 그는 연산과 마찬가지로 일그러진 광기의 폭군일 뿐이다. 그가 세상의 모든 상을 다 받았다고 해도, 그의 작품이 예술이라는 주장에 반대하는 이유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3-08 13:37   |  수정일 : 2018-03-0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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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저주  ( 2018-03-27 )  답글보이기 찬성 : 3 반대 : 1
진심 공감합니다 김기덕 얘기를 듣고 얼마나 소름이 끼치던지... 하지만 다른 미투 사건에비해 수사 속도도 너무 느리고 답답하기 그지없다 이런 악마는 퇴출시키고 그간 했던 모든 죄값을 치러야한다
레벨업  ( 2018-03-11 )  답글보이기 찬성 : 4 반대 : 0
한국영화가 전부 저속한게 수준이 떨어지는 이유가 저런인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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