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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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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은 미친 짓이다

글 | 정채관 박사(교육학) 조선pub 칼럼니스트/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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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2017년 8월 28일부터 11월 30일까지 육아휴직을 했다. 큰 아이가 25개월, 작은 아이는 4개월. 집사람은 둘째 제왕절개수술 중 발견된 근종 제거 수술을 동시에 했다. 둘째를 출산한 다음 집사람은 하루하루 힘들어했다. 아이 둘 딸린 외벌이 아빠 주제에 육아휴직을 결행하는 건 네 식구 생계를 위협하는 미친 짓이다. 육아휴직하면 당장 월급이 안 들어오고, 복직한 다음에도 보이지 않는 불리한 대우를 감수해야 한다.

   시름시름 앓는 집사람. 엄마가 아프니 덩달아 힘들어하는 두 아이. 나까지 네 식구 모두 불행했다. 다른 수가 없었다. 우선 당장의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하는 수밖에.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했다. 육아휴직을 3개월 4일 했지만, 맞춤형 복지비는 만근 월 수에 따라 4개월 깍여 차별 지급 받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사업장 대표자(원장 성기선)에게 호소했다. 돈 몇만 원 때문이 아니다. 육아휴직자를 차별하지 말아 달라는 의미다. 달라진 게 없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대우를 진정했지만, 답변은 '행정종결(위반없음)'이다. 물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답변일뿐, 법원 판결은 아니다.

   공무원 맞춤형 복지제도를 살펴보면, 육아휴직자에게 첫 1년간은 일반 근무자와 같게 맞춤형 복지제도를 적용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질병휴직, 육아휴직, 가사(간호)휴직 등은 1년간 일반 근무자와 같게 맞춤형 복지제도를 적용하고, 자기개발휴직, 연수휴직, 유학휴직 등은 기본보험만 적용한다. 질병휴직, 육아휴직, 가사(간호)휴직 등은 사회 통념상으로 봐도 자기개발휴직, 연수휴직, 유학휴직 등과 그 성격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직원은 공무원이 아니다. 하지만 공직 유관단체 임직원에 대한 법규정은 통상 공무원에 준해서 적용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2018년 1월 개정된 부정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이다. 공직 유관단체(공공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위 휴직을 모두 같은 휴직으로 보고 맞춤형 복지제도를 적용한다. 불공정을 지적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 육아휴직자에 대한 이러한 불리한 대우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도대체 누구에게 득이 되는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따르면, 육아휴직은 일정 기간 근로 제공의무를 면제해 주는 제도다. 육아휴직자에게 근로 제공을 요청하는 것은 육아휴직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으므로 500만원의 벌금을 물린다. 육아휴직을 하자, 평정권을 가진 팀장이 무보수 육아휴직자에게 기관이메일, 개인이메일, 개인휴대전화, 개인휴대전화문자 등을 총동원해 연락해왔다.

   평정권을 가진 팀장의 연락을 무시한 보답인지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복직하고 나니 불리한 대우가 이어졌다.

   우선 평균 이하의 개인역량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1) 부서업적평가, 2) 원내외활동평가, 3) 연구직연구성과(질평정), 4) 연구직연구성과(양평정) 등이 모두 평균 이상임에도 5) 개인역량평가에서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바닥 점수를 받아 작년보다 무려 2단계나 떨어진 최종 근무성적평정 등급을 받았다. 당장 월수입이 줄고, 승진에도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의 제기했지만, 결과는 #Me two.

   부서 배치도 희망한 1, 2, 3순위에서 모두 배제되어, 원래 요구되지도 않은 팀에 배정되었다. 이의 제기했지만, 결과는 #Me two, again.

   이것이 우리나라 육아휴직자에 대한 공공기관의 현주소다. 공공기관이 이럴 지언데, 민간기업은 어떨지 상상이 안 된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달라질 줄 알았다.

"아빠 육아휴직 활성화"
"등 떠밀어서라도 육아휴직"

   대통령이 직접 육아휴직을 독려했다.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대우를 진정했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나영돈 청장도 일·생활 균형 지원하겠다고 했다. 아이가 둘이나 딸린 외벌이 아빠 주제지만, 두 사람 말을 믿고 회사 내부적으로 해결이 안 되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까지 진정했다. 개인 연차까지 써가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출석했다. 하지만 진정 결과를 받아 본 후, 육아휴직은 미친 짓임을 다시 확인하였다.

   내가 순진했다. 나는 진짜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육아휴직을 해도 되는 줄 알았다. 그건 착각이었어. #룰라

11 February 2018
정채관 박사(교육학) 조선pub 칼럼니스트/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BEng(Hons) Birmingham MSc Warwick EdD Warwick Cert Oxford
Email: ck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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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2-13 09:29   |  수정일 : 2018-02-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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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

정채관 박사

⊙ 정채관 박사(교육학). 현역만기제대. 영국 버밍엄대(공학학사), 영국 워릭대(이학석사), 워릭대(교육학박사). 버밍엄대 한인학생회 부회장, 워릭대 한인학생회장, 영국 코벤트리 한인회장. 月刊朝鮮 영국통신원·전문가칼럼니스트.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선임연구원, 연세대 영어영문과·교육대학원 시간강사, 인하대 영어교육과 강의교수, 버밍엄대 영어과 외부교수.

⊙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교과서본부 부연구위원. 영국 English Today(Cambridge University Press, SSCI) 편집위원, 한국영어학회 부편집위원장 겸 연구상임이사, 한국영어교육학회 연구이사. 조선뉴스프레스 교육칼럼니스트 [정채관 박사의 영국 & 영어 이야기]. 저서 「한 눈에 들어오는 이공계 영어기술글쓰기(2007)」, 「코퍼스 언어학 입문(2012)」, 「2020 한국초중등교육의 향방과 과제: 교육과정, 교수학습, 교육평가(2013)」, 「김정은 시대 북한의 교육정책, 교육과정, 교과서(2015)」, 「원자력 영어: 핵심 용어 및 실제 용례(2016)」, 「코퍼스 언어학 연구(2017.8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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