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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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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부회장 재판과 증거등급의 4단계...검찰이 제시한 안종범 업무수첩의 증거능력은 ?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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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석방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선DB

“검찰이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때부터 연일 뉴스에서는 정황을 포착했다는 식의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는 새로운 정황이 발견될 때마다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검찰은 피의자의 구속수사를 법원에 요청해왔다. 그리고 법원은 검찰의 이런 주장을 대다수 받아들여 구속수사를 진행해왔다.
 
과연 검찰이 말하는 정황이란 무언인가. 정황증거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째서 법원의 심사마다 때때로 이 정황증거의 효력을 무시하기도 하고, 채택하기도 하는 걸까. 왜 일관성이 없이 오락가락하는 것일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풀려난 배경을 보면 기업 승계 정황과 안종범 수첩은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했다. 왜일까.
 
정황증거는 가장 낮은 단계의 증거이자, 수사관의 입맛대로 맞춰지는 오류 있어…
 
먼저 정황(情況)이란 사전에서 의미를 찾아보면, ‘일의 사정과 상황, 인정상 처지에 있는 상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정황증거라는 것은 무언가 증거가 될만한 물질, 가령 범인의 족적(足跡), 사진, 혈흔, 지문과 같은 만질 수 있는(tangible) 증거가 아니고, 상황상 앞뒤를 재보니 증거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수사 및 정보기관에서는 증거의 중요도에 따라 그 등급을 구분한다. 증거의 우선 순위를 매기자면, 직접적인 1차적 증거(tangible evidence 만질수 있는 증거), 2차적 증거(authoritative evidence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부터 발행된 증거, 운전면허증 등), 3차적 증거(testimonial evidence, 진술이나 자백, 통화내용), 그리고 4차적 증거(circumstantial evidence 정황)다.
 
증거로서의 등급이 가장 낮은게 바로 정황증거다. 이 때문에 미국의 수사 및 정보수집 기관에서 정황증거는 그 가치를 가장 낮게 책정하고 있으며, 법원도 이를 증거로 잘 채택하지 않는다.
 
보통 모든 정보나 증거를 다 수집한 뒤, 정보와 정보사이의 공백이 발생했을 때, 여러가지의 가설(hypothesis)을 구성하고 그 간극을 메꾸는 용도로 정황증거를 적용한다. 미국의 정보 및 수사 기관에서 이런 간극을 메우는 용도로 사용하는 정황증거는 여러가지 검증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 검증은 주로 여러가지 인지적 편향성(congnitive bias)을 분석하는 것이다. 미국 법무부 및 정보기관에서도 우선정보요구절차(Priority Intelligence Requirements)등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절차에 따라 증거 등의 중요도 등을 평가한다. 
 
쉽게 말하자면 수사를 하는 주체가 입맛대로 정황을 끼워맞추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가령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합리편향(rationality bias) 등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확증편향은 이미 모든 수사의 답을 수사기관에서 내놓고 있다.
 
A 라는 사람이 범인이라고 결론을 내려놓거나, 그렇게 믿고 있는 상태에서 정황증거를 끼워맞추는 것이다. 합리편향은 인간이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는 원인과 결과를 일정한 패턴으로만 믿게되는 착각이며, 이것을 합리적이라고 믿는 오류를 말한다. 즉 정황증거는 수사기관이나 수사관의 입맛대로 결론이 날 수 있다.
 
증언증거는 한 사람의 인지적 편향에 휘말릴 수 있어…
 
그럼 4차 증거인 정황증거보다 나은 3차 증거는 무엇일까. 3차 증거는 증언 증거(testimonial evidence)다. 정황증거보다는 증거로써의 효력이 있지만 그 증언의 신뢰성을 면밀히 검증받아야 한다.
 
그 이유는 말을 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모든 상황을 자신의 위주로 이야기하며, 자신이 더 유리한 입장에 있도록 이야기를 하기때문이다. 특정인이 작성한 수첩도 이러한 증언증거에 포함된다. 이러한 기록역시 기록을 한 사람이 자신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다수의 증언이나 타인의 기록 등과 비교해보아야 하고, 보다 더 효력이 있는 1차적 증거(Primary evidence)나 2차적 증거(Secondary evidence)와도 비교해야 한다.
 
3차 증거인 증언 증거의 맹점에도 여러가지 인지편향이 있다. 기억의 망상(illusion of memory),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 변화맹시(change blindness) 등이다. 기억의 망상은 동일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사건에 함께 있던 사람들마다 기억이 다르다는 점이다.
 
또 특정 사건의 피해자의 경우에는 상황에서 겪은 공포 등이 커서 그 상황을 타인과는 완전히 다르게 기억하기도 한다. 무주의 맹시는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서도 입증된 것으로 인간은 앞을 보고 있어도 자신이 예상하는 것만 보는 인지적 편향성이다. 변화맹시도 사람이 각 상황에서 바뀌는 것 등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부주의를 말한다.
 
이를 종합하자면, 특정사람이 적은 수첩이나 증언에는 수많은 오류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이런 기록물이 사건의 발생이후에 작성된 것이라면 그 신뢰도는 현격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미국의 수사 기관 등에서는 3차나 4차 증거 등은 반드시 다른 1차나 2차 증거들과 함께 비교하게 된다.
 
1차나 2차 증거 제시 못하는 검찰...
 
검찰은 그동안 안종범 수첩을 마치 모든 국정농단의 확증적 증거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다. 검찰은 안종범 수첩을 다른 사람의 기록물과 비교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증거효력이 강한 1차나 2차 증거를 아무것도 제시한 바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석방 전 법원이 안종범 수첩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연유다.
 
검찰 등은 그동안 정황(증거)을 포착했고, 이러한 정황포착 뒤에는 피의자 소환, 구속수사 전환, 정황증거 제시, 구속 이라는 양상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러면서 단 한번도 3차(진술 및 수첩)나 4차 증거(정황) 이상인 1차 증거나 2차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태블릿 PC의 내용을 공개한 적도 없고, 은행계좌를 공개한 적도 없고, 디지털 정보를 공개한 적도 없고,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증거를 공개한 적도 없다. 가장 중요한 증거라는 안종범 수첩이나 태블릿도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다. 과거 유사 정치 불법 사례 등에서는 증거를 공개하고 현장검증 과정도 공개한 바 있지만 현재 검찰은 아무것도 보여준 게 없다.

따라서 더이상 법원의 해석이 매번 다르게 나오는 오류를 막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보다 더 확증적 증거를 보여주어야 한다. 현재 주요 증거로 내민 검찰의 증거 등은 정황증거(4차증거)가 대부분이고, 이런 증거들 역시 자칫 앞서 설명한 확증편향 등에 빠질 수 있다. 지금처럼 부실한 증거 제시를 이어간다면, 향후 검찰의 증거는 이현령 비현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검찰이 정황을 포착한 대상은 모두 과거 보수정권(박근혜, 이명박 등)과 연루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진보정권의 인사는 구속되지 않았다. 정치보복(적폐청산)이 아니라던 현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는 찾을 수 없다. 지금까지 수사대상에 오른 인물들은 박근혜, 이명박, 이상득, 원세훈, 남재준, 이병호, 신연희, 이현동, 김기춘, 조윤선, 최경환, 우병우, 김관진 등이다. 모두 보수정권에 몸담았던 인물들이다.
 
검찰 등의 최근 정황(증거)포착 능력의 일부를 언론보도를 토대로 종합한다.

2016년 10월말
JTBC, 최순실 연설문 개입 정황 포착 (JTBC)
 
2016년 12월초
검찰, 최순실이 태블릿 PC 사용 정황 포착 (오마이뉴스)
 
2017년 5월말
검찰, 황교안 전 총리 세월호 수사 외압 정황 포착 (MBN)
 
2017년 6월말
검찰, 최순실 관세청장 인사개입 정황 포착 (중앙일보)
 
2017년 10월말
검찰, 국정원 특활비 박근혜 전 대통령 청와대 유입 정황 포착 (연합뉴스)
 
2017년 12월 중순
경찰, 신연희 강남구청장 친인척 취업청탁 정황 포착 (서울경제)
 
2017년 12월말
검찰, 우병우 진보교육감 뒷조사 지시 정황 포착 (서울경제)
 
2018년 1월초
검찰,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원 특활비 최순실 개입 정황 포착 (채널 A)
검찰, MB 친형 이상득 억대 국정원 특활비 정황 포착 (JTBC)
 
2018년 2월초
검찰, MB 국정원 특활비 받은 정황 포착  (채널 A )
검찰, 삼성전자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정황 포착 (SBS, 연합뉴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2-12 09:38   |  수정일 : 2018-02-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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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라운드 하우스(Round House)는 조선시대 '원실'(圓室)이라고하며, 일본에서는 '원형기관차고'(円形機車庫)라고 불렀던 곳입니다. 당시 열차와 같은 '운송수단'의 집합소이자, 수리실이었습니다.

라운드 하우스를 통해서 필자와 함께 둥근,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둥근바퀴로 풀어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라운드 하우스를 붙여서 한 단어로 말하면, 돌려차기 혹은 훅(hook) 펀치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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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필  ( 2018-02-12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3
이재용 항소심 선고에서 뇌물죄로 안정한 돈은 코어스포츠에 보낸 36억이다. 이돈이 정유라 1인만을 위해서 사용되었기 때문에 뇌물이라는 것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1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수의 선수가 전지훈련을 위해 쓰일 돈이었다면 어떤가? 실제로 여러 독일에서 전지훈련할 선수를 선발하던 와중에 박재홍이란 마사회 파견 감독에게 문제가 발생되어 선발 작업이 멈추어 버렸다는 것이다. 살펴봐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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