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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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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성은 높지만 해결책은 안보이는, 드라마 <리턴>과 고현정의 하차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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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드라마 <리턴>

 
어제는 고현정과 제작진의 갈등 및 폭행 소식이 들렸고, 오늘 새벽에는 고현정의 하차소식이 들린다. 말은 말을 낳고, 현재는 과거를 캐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리턴>은 단막극으로 데뷔한 최경미 작가의 첫 장편 드라마이자 고현정의 SBS 드라마 복귀작이다. 고현정은 신인 작가이기에 들 수 있는 두려움을, 내가 가진 경험으로 상쇄해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했다고 했다. 드라마 <작별>에서는 의사를, <히트>에서는 형사를 <대물>에서는 대통령을 맡기도 했지만 변호사 역할은 처음이다"예전처럼 시청률에 신경쓰기보다는 완성도라는 방향으로 성의있게 나아겠다"는 게 제작보고회에서 들려준 그의 다짐이었다.
 
고현정 징크스?!
 
제작보고회에서 이진욱은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복귀작이라 조심스럽지만 오직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현장 분위기, 동료 배우들의 배려 덕분에 편안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봉태규는 <리턴>의 첫 리딩날을 기억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너무 열연하지 말자고 하는 고현정의 말에 놀랐다고 했다. 자신이 연기로 침체기를 겪을 때 연극 <보도지침>을 하며 불필요한 열연은 캐릭터의 생동감을 가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고현정과 <리턴> 제작진의 충돌과 갈등, 그리고 고현정의 하차가 공식화된 후 이 말은 재해석되어 보도됐다. '열연하지 말자던 고현정, 결국 하차..'라는 식이다. 고현정의 이전 출연작이었던 드라마 <대물>의 담당 피디와 예능 프로그램 <고쇼>의 피디가 바뀐 것까지 함께 언급되며 고현정의 과거가 하나의 프레임에 담기기도 했다.
 
<대물>의 경우 오종록 피디가 하차한 것은 제작사와의 갈등 때문이었다. <고쇼>의 담당자였던 서혜진 PD는 당시  건강 등 일신상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자진하차를 결정했다. 물론 방송의 책임자인 연출자가 그 방송의 중간에 관두는 일은 일반적이지 않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을 고현정 징크스’, ‘고현정의 흑역사라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모는 것 역시 공정하지 않다. <리턴>의 주동민 PD의 과거가 털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시청률 만능주의, 드라마가 악(惡)으로 간다  
 
다시 <리턴>으로 돌아오면, 이번 일은 명백히 고현정과 제작진과의 갈등으로 불거진 사례다. <리턴>은 초반 7%의 시청률로 시작해 지난 방송에서 17%를 찍었을 정도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작품의 화제성에 비해 완성도는 아쉽다. 첫 회부터 시작된 황태자 4인방, 악벤저스의 악행은 눈살을 찌푸리다 못해 눈을 감고 싶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턴>을 바라보는 이유는, 매일 새로 등장하는 악인들이 엎지르는 물들을 최자혜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이 궁금증은 '고현정이 이 작품을 선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맞닿아 있다. 이는 방영 전 제작진이<리턴>을 '고현정이 선택한 작품'으로 홍보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의 악행의 잔이 넘칠수록, 사건의 실타래가 꼬여갈수록 해결에 대한 갈증도 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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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의 대본연습 현장

그런데 그 악행의 정점에서 이들을 쫓던 최자혜가 사라진다는 통보를 받았다. <리턴>은 첫 회 일어난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 여정의 중심에 고현정이 맡은 최자혜가 있다. 그런데 드라마는 자꾸 길을 돌아간다. 이들의 과거의 범행을 부각시키고, 현재의 범행을 은폐하는데 힘을 쏟는다. 패턴만 다른 악행의 반복이다. 이들의 손에 죽은 염미정(특별출연 한은정)이 살아 등장하는 장면이 살아있는 최자혜의 분량을 압도할 정도다.
 
최자혜의 평정심이 어디서 왔는지는 영원히 미스테리가 됐다
 
이미 영화는 한국형 스릴러의 장르를 넓혀 두었다. 잘 된 스릴러의 공식은 사건의 참담함과 해결의 참신함을 함께 보여줄 때다. 재벌 2, 사학재단 2, 청년 CEO, 병원장 아들 등 상류층의 범죄는 이미 적나라하다. 해결이 미진하면 드라마는 용두사미가 되거나 산으로 간다. 어제 방송된 <리턴>에서 가장 순간 시청률이 높았던 장면(22.1%)은 재판정에 선 최자혜가 용의자인 오대환을 추궁하다 궁지에 몰린 오대환에게 멱살이 잡히는 장면이었다. 함정을 팠다가, 함정에 빠졌다가 갈팡질팡하는 인물들 사이에서 시종일관 평정심을 유지한 건 최자혜였다. 그 평정심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이제 시청자들은 알 길이 없어졌다.
 
“9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요. 그 때 일로 편견을 갖는 건 옳지 않아요. 맞아요. 법이 돈과 권력에 관대했던 건 사실이에요.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관은 어떤 사람에게나 공정해야 하잖아요. 역차별 역시 차별만큼 비겁해요.”
 
<리턴> 6회에서 최자혜가 악벤저스의 과거에 분노해 폭주하는 형사 독고영(이진욱)에게 한 말이다. 이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그에게 지금껏 드라마와 영화, 예능을 하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당사자가 아닌 이들은 모른다. 그 때 일로 편견을 갖는 건 옳지 않다. 역차별도 차별이다.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카더라식의 과거를 캐내 하나의 프레임으로 묶는 것 역시 비겁하다.
 
작품에 불만을 품은 고현정이 <리턴> 현장에서 늦거나 나타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히 배우의 잘못이다. 혹한의 추위에 대기하는 동료와 스태프는 무고한 피해자다. 폭행도 마찬가지다. 고현정과 소속사는 이 일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제작진은 현장에 불성실했던 배우를 탓하고 있다. 시청률은 높지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말들이 난무하는 이번 사태를, 명징하게 해결할 최자혜는 현실에도 드라마에도 없는듯 하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2-08 16:15   |  수정일 : 2018-02-1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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