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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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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의 검은 연대기, 오프라 윈프리와 정려원 그리고 故 장자연

글 | 유슬기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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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검은 일요일이었다. 지난 17일 열린 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검은 옷을 입었다. 이들이 입은 검은 드레스와 검은 턱시도는 하비 웨인스타인으로 드러난 뿌리 깊은 성폭력의 역사, 헐리우드에 만연한 성폭행에 항거하는 의미였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헐리우드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상으로 뮤지컬, 영화, 코미디를 아우른다. 작품상과 감독상 남녀주연상 등을 수여한다. 이 자리에서 이 수상자만큼이나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오프라 윈프리다.
 
TIMES UP, 새로운 날의 수평선이 열렸다
 
그는 이번 시상식에서 세실 B. 데밀상을 수상했다. 흑인 여성 최초로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오프라 윈프리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이 지금까지 권력을 가진 남성들에게 맞서 진실을 말하려고 하면 아무도 그 목소리를 듣지 않았고, 믿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 순간을 지켜볼 다음 세대에게 말했다. “새로운 날의 수평선이 열렸다. 이 말은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골든 그로브 시상식 이후 오프라 윈프리가 강력한 차기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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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공로상을 수상한 오프라윈프리_뉴시스

더불어 그는 이런 새로운 날이 온 데에는 이 자리에도 함께 한 훌륭한 여성과 남성들이 함께 더 이상 미투(Me too)’라고 말할 필요가 없는 세상을 위해 싸운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미투캠페인은, 자신의 SNS에 성희롱, 성폭행 경험을 공유하며 나도 그런 일을 당했다’, 혹은 나도 당신과 연대하겠다는 의미의 게시물을 올리는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실제로 영국에서는 전체 여성의 절반 이상이 18세와 24세 사이 여성의 3분의 2 정도가 직장에서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한다.
 
엠마 왓슨과 리즈 위더스푼 등의 배우들은 자신의 SNS에 시상식에 앞서 오늘 내가 검정색 옷을 입는 이유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들이 함께하는 ‘Times Up’은 헐리우드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 여성 성폭력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11일 만들어졌다. 여기에는 여배우, 감독, 작가 등 300명이 함께 연대하고 있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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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연말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정려원

이들의 검은 연대기를 보며 연말시상식에 검은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배우 정려원이 떠올랐다. 드라마 <마녀의 법정>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그는 수상소감에서 “<마녀의 법정>은 성범죄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성범죄는 감기처럼 만연하게 퍼져있지만 가해자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피해자는 소리를 내기 어렵습니다. 드라마를 통해 법이 강화되어 가해자들이 처벌받고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높일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2009년 한 여배우가 자신이 당한 피해에 대한 목소리를 냈으나 이 소리는 소란 속에 사라졌다. 신인 여배우 장자연이 죽음으로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9년이 지난 후에야 수면 위에 떠오르고 있다. 그는 당시 술접대에 16, 골프접대에 1번 강요에 의해 불려 나갔다. 당시  9명이 강요와 강제추행 명예훼손 등으로 입건 됐지만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기소 처분 됐다. 당시 검찰의 문건에 따르면 그는 모친의 기일에도 소속사 대표에게 술접대를 강요받았고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폭행당했다고 되어있다. 당시 함께 했던 다른 여배우도 자신 역시 40차례 정도 접대를 요구받았다며 소속사 대표가 다른 이들을 폭행하는 것을 봐왔기 때문에 두려웠다고 말했다.
 
응답하라 2018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자신의 SNS에 이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군대 내에서 성폭력피해를 당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군대위사건도 성폭력 피해사건에 대한 사회적 방조와 방관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장자연양 사건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한림대 성심병원 간호사들처럼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미투(#Metoo)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성폭력, 성희롱, 성차별을 감내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라고 썼다.
 
오프라 윈프리는 아무도 미투라고 하지 않아도 되도록 우리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검찰의 일을, 기자가 기자의 일을 제대로 할 때 새로운 시대의 수평선이 열린다. 2009년 죽음으로 말하고자 했던 한 피해자의 외침에, 9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한국 사회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제대로 응답할 수 있을까.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1-11 13:17   |  수정일 : 2018-01-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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