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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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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장 출신 변호사가 되돌아본 안타까운 사건들- 법 이전에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건을 과연 형사처벌할 필요가 있을까?

글 | 박상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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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중학교 3학년 아이가 방과 후 친구가 슈퍼에 가자고 하여 동행했다. 자신이 소주 한 병을 가지고 나올 테니 너는 망만 보라고 했다. 친구는 소주 한 병을 가지고 나오다 적발되었다. 형법상 특수절도죄로 입건되었다. 하지만 슈퍼주인은 학생이라 용서해 주었다. 기소유예라도 형사처벌하여야 할까?   
 
파지를 줍는 70대 할머니가 시장 좌판에 놓여 있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신문지에 싼 떡 한 조각을 훔쳤다. 112에 신고하니 경찰이 절도죄로 형사입건 검찰에 송치한다고 한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AI, 구제역으로 가축매몰을 한 공무원이 있다. 죄책감과 스트레스에 술을 먹고 음식점에서 행패를 부렸다. 재물손괴, 폭력으로 신고되었다. 형사입건이 되면 중징계도 받고 직장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를 처벌할 필요가 있을까?
  
남편이 실직하고 치매에 시달리는 시부모를 모시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노래방 도우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노래방 도우미로 적발되어 벌금을 내게 되었다. 노래방 도우미를 시킨 사람이 나쁜가, 노래방 도우미가 나쁜가?  
 
음식점에서 술을 먹고 돈을 안 내고 나가려는 것을 잡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하여 오히려 돈을 안 내고 술을 마신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았다고 신고한 주인을 입건한다. 벌금 2백만원,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이 나왔다. “오는 손님을 전부 신분증 검사하면 장사도 안 되는데 너무 한 것 아닌가?”라고 하소연해도 소용이 없다. 법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이유다. 담당 경찰은 “검찰, 법원가서 이야기하고 변호사 선임해서 다투라”고 말한다.
 
티켓다방 종업원으로 차 배달 중 경찰의 단속에 걸려 창문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투신한 종업원에게는 어린 자녀가 있었다. 이 여자를 굳이 체포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장애인 부부가 어렵게 길거리 포장마차를 한다. 구멍가게에서 찐 계란을 팔기도 한다. 식품위생법위반으로 구청에서 고발을 한다. 하루에 얼마나 판다고 고발할 필요가 있을까?
 
법에도 눈물이 있다
 
도로변에서 꽃집을 한다. 불법주차를 계속하여 범칙금위반 고지서가 발부된다. 꽃집 작업으로 인해 꽃집 앞 도로변 주차가 부득이하여 하소연하는데도 통하지 않는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70대 아버지에게 자식들이 돈을 모아 마사지를 받도록 했다. 유사성매매혐의로 아버지가 적발되었다. 형사입건 처벌하여야 할까?
 
여고생이 학교 앞 화장품 가게에서 루즈를 하나 훔쳤다. 경찰에 신고하고, 학교에 통보되고, 절도죄로 입건한다. 전과자가 되고 학교에서도 징계처분 당한다.
 
위 사례의 경우 경찰이 기계적인 사건처리를 통해 법에 위반되면 모두 형사입건하고, 검찰로 송치하고, 전과자 만들면 된다. 아무리 사정이 딱해도 “법이 그러하다. 억울하면 검찰, 법원, 변호사에게 하소연하라. 알고도 입건하지 않으면 오히려 경찰이 사건을 봐주었다고 민원이 들어온다”라는 식으로 핑계를 대면 그만이다. 어떻게 하면 입건을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할 수 있을까? 어떠한 처분이 일반 상식과 국민의 법 감정에 맞는 법집행일까? 그런 고민을 한 번쯤 해봐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법 이전에 사람이 있다. 법의 취지가 무엇인지 생각해 본 후 법 적용을 하여야 한다. 형사입건, 처벌을 할 경우 당사자가 받는 불이익을 무엇일까? 가정, 사회, 학교에서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혀 재범방지보다는 오히려 국가와 사회를 원망하는 법집행이 되지 않을까?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용서 화해는 법집행을 할 수는 없을까?
 
법에도 눈물이 있다. 일반 국민의 상식과 감정에 들어맞지 않는 법집행은 오히려 국민 전체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그런 고민을 하는 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보호와 관련된 다른 예를 들어보겠다.
택시기사가 술에 만취한 승객을 태웠는데 택시비를 내지 않았다. 파출소에서 조사받은 후 택시비는 어떻게 돌려받느냐고 하니 경찰은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하라고 한다. 경찰에서 택시비를 돌려받게 해주면 안 되는 것일까?
 
법과 규정만 들이대고 사건을 처리하는 것은 아닌지....
 
정신병에 걸린 아들이 있다. 술만 먹으면 행패를 부린다. 어머니가 신고하면 신고하였다고 다시 행패를 부린다. 어머니를 보호해 줄 방법은 없을까?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선배의 꼬임에 넘어가 성매매를 하였다. 성관계를 맺은 성인은 구속되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성관계를 한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보호할 방법은 없을까?
 
사기를 당했다. 경찰과 검찰에서 사기범을 잘 잡아주지 않는다. 잡아도 피해배상은 민사 사안이라면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라고 한다. 피해자보호지원센터는 왜 있을까?
 
미군의 경우 부하직원이 성폭력을 하면 지휘관이 피해자뿐 아니라 가족들을 직접 찾아가 사과를 한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가족에게 치료비, 위자료, 그리고 간병으로 인한 휴업보상비까지 지급한다. 피해자가 이사를 할 경우에는 이사비용까지 지원도 해주기도 한다. 
 
우리 경찰, 검찰은 이러한 경우 그렇게 할까? 위에 든 피해자보호 관련 사례는 필자가 경찰 재직 시 경험했던 사건사고들이다. 경찰, 검찰, 법무부, 여성가족부 등 정부는 말로만 글로만 피해자 보호지원을 외친다. 그리고 관련 예산도 증액한다.
 
그런데 실제 사건에서는 피해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 단계에서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경찰은 예산과 인력이 없어서라는 핑계를 댄다. 증액 편성된 예산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혹시 세미나, 연구용역과제, 출장비 등으로 써버린 것은 아닐까?
 
데이트폭력 등 보복관련 피해자 신변보호조치의 경우 신청 후 청문감사관실 심사 등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더구나 국민들은 그러한 제도가 있는지조차 잘 모른다. 일선서에서는 인력이 없는 단계에서 위에서 자꾸 시킨다고 불만이 있다.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항상 사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경찰과 검찰은 법과 규정만 들이대고 사건을 처리한다. 법 이전에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배경, 동기, 아울러 피해자들의 상처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여야 하는가를 늘 고민하면서 법집행을 하여야 한다. 그것이 수사권 조정 이전에 국민들이 바라는 경찰, 검찰, 법원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1-11 10:12   |  수정일 : 2018-01-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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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융 변호사

1965년생. 고려대 법학과 졸업 / 제29회 사법시험 합격,
1993년 특채로 경찰에 입문, 경찰청 마약·지능범죄수사과장, 경기지방청 수사과장,
서울 양천·평택·동두천·김포·대전중부·논산경찰서 등 서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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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18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0
우리 경찰과 검찰은 법과 규정만 들이대고 사건을 처리한다고??? 좌좀 노란리본달고 있으면 사람죽여도 무죄아님?? 떼법주의잖아ㅋㅋ 포괄적뇌물죄같은게 한국말고 있어???
안종복  ( 2018-01-12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0
택시기사가 술에 만취한 승객을 태웠는데 택시비를 내지 않았다. 파출소에서 조사받은 후 택시비는 어떻게 돌려받느냐고 하니 경찰은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하라고 한다. 경찰에서 택시비를 돌려받게 해주면 안 되는 것일까?- - -”
이 대목에서, 어느 경찰관은 애써 요금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주고 어느 경찰관은 그런 식으로 대답하고 돌아간다.
만약 이런 과정에서 민원이라도 생기면 애써 요금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준 경찰관이 다치는 예가 이 나라의 공무원 조직의 가치기준이다.
불판을 바꾸버리는 괴물? 영웅?의 출현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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