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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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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완주...4시간 3분 18초 기록 후기

글 | 이동윤 이동윤외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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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춘천마라톤대회를 20회째 완주했다. 처음부터 완주에만 목표를 두고 혼자서 C그룹 후미에서 천천히 출발하여 주로 우측 가장자리 노견의 흰색선을 따라 계속 간다. 밀리면 밀리는 대로 트이면 트이는 대로 그렇게 자연스럽게 흐름을 따른다. 짙게 내려앉은 안개가 그런 나를 품어준다.
 
1차 목표는 21km 지점인 심매대교, 2차 목표는 댐으로의 오르막 시작지점인 25km 지점, 셋째 목표는 댐까지의 오르막을 쉬지않고 달려오른 후 횡단, 넷째 목표는 32km 지점, 다섯째 목표는 골인.이었는데, 어제는 32km까지는 시속 12~11km로 가고, 34km까지 2km는 km당 10분으로 떨어진다. 그래서 34km에서 1km 걸으며 회복하고 2km 달리기를 2회 반복후 다시 1km 걸은 후 마지막 1km를 달려 골인하는 것으로 작전을 변경했다. 총시간은 4시간 3분 18초였다.
 
달리는 사람들은 길을 사랑한다. 길이 깔고 앉아있는 땅도 함께 사랑한다. 달리는 동안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내가 보는 것이 바로 나를 가득 채워준다. 모든 것을 감싸주는 짙은 안개와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 능선들의 순수한 선, 나무들의 장엄한 위용, 호수 깊은 물위로 비치는 천산만홍의 단풍들과 하늘 운동장에서 새들의 활기찬 낙하의 우아함 같은 인상들이 너무 강렬하여 나 자신을 위해서 춘천마라톤 대회 참가를 간절히 원할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조차 든다.
 
이런 모든 풍경은 달림으로써 소유할 수 있는 일종의 초대나 마찬가지다. 마라톤 주로의 풍경은 영화 스크린들의 중첩이나 또는 각각의 감각이 서로 섞이는 시각적, 음향적, 촉각적, 후각적인 입체적 공간이다. 길에서는 아스팔트와 흙, 바람과 안개, 파도와 구름의 수면 위의 유희, 햇빛과 물과 공기와 더위와 추위, 발과 신체의 접촉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전신 감각이다.
 
여기서 생겨나는 감정들은 주자들 각자의 몫이다. 공허함과 결핍의 이미지를 보기도 하고, 명상과 고독, 내면성에 적합한 공간을 보기도 한다. 길은 내가 사라질 수 있는 장소, 나다워야 한다는 영원한 필연성에서 해방되는 자유 공간, 굳이 삶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10-31 10:01   |  수정일 : 2017-10-3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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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이동윤 이동윤외과의원장

이동윤외과의원장

전 한국달리는 의사들 회장
Lee Dong Yoon, President of the Korean Practicing Surgeon's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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