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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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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자리만 탐해 불나방 같이 덤벼드는 변호사들

글 | 엄상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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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세월 시간을 함께 한 변호사 친구들이 역삼역 부근의 자그마한 참치 집에서 만났다. 육십대 중반인 지금은 모두 산전수전 다 겪은 원로 변호사들이었다. 한 친구가 백세주를 한 잔 입에 털어넣고 나서 걸걸한 목소리로 이런 말을 했다.
  
  “국회의원 세 번 떨어진 사람하고는 말도 하지 말라는 말이 있잖아? 거지 신세가 되고 무슨 사기를 칠지 모른다고 말이야. 우리 로펌에 판사를 하다가 나온 변호사가 있는데 말이야. 국회의원에 두 번 출마를 했는데 다 떨어진 거야. 형편이 안 좋아졌지. 다시 선거를 치르려면 큰 돈이 필요한데 말이야. 그 친구가 어느 날 캄보디아의 철도부설회사 바지사장으로 간다고 하더라구. 그 앞날이 은근히 걱정이 되더라구. 밑의 놈들이 돈을 안 빼먹겠어? 예상대로 그 친구가 횡령죄로 걸려 들었나봐. 몇 년 중국에 도피했다가 서울로 돌아왔어. 요즈음 초췌하고 기가 없어. 너무 권력이나 자리에 욕심을 내면 인생에 그런 균열이 생기는 것 같더구만.”
  
  판검사들을 보면 출세욕이 강한 사람들이 더러 눈에 띄었다. 냉정하게 현실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변호사가 끼어들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고향출신 검사장 한 분이 출마를 한다고 하더라구. 그래서 내가 솔직히 말해줬지. 현직에 있을 때 ‘영감’이라고 높이며 굽실거리던 사람이 막상 출마하면 정말 표를 찍어줄 것 같으냐구. 그 사람들이 앞에서 기니까 모두 자기 표 같겠지. 그 이면에 굴욕감을 숨기고 있어. 절대 선거 때 표를 찍지 않아. 판검사 출신들이 그걸 몰라.”
  
  제대로 익은 사회의식 없이 국회의원 자리만 탐해 불나방 같이 덤벼드는 변호사들이 많았다. 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보석을 해 주겠다며 수임료로 50억 원을 받은 판사 출신 여성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구치소에서 얻어맞고 구속된 사건도 화제로 나왔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무지막지하게 사건을 휩쓸면서 번 돈으로 오피스텔 백 개를 사두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 자리에 참석한 다른 변호사가 말했다. 그는 국선변호사를 오랫동안 하고 있었다.
  
  “우리 빌딩에 이번에 구속된 검사장 출신 황 변호사가 있어. 왜 몇백억을 벌어 오피스텔을 백 개나 샀다는 친구 있잖아? 자기를 씹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는 걸 눈치챘으면 사무실을 접고 몇 년간 미국에 있다가 와야 하는데 그 기회를 놓친 거야. 적당할 때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과속을 하니까 그 친구한테 돈을 받거나 향응을 받은 검사들도 다 걸려들게 된 거지. 요새 검사들은 청와대에서 오더가 떨어지면 선배고 뭐고 작살을 낸다고 하더구만. 그래야 권위가 서고 출세 길이 열린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리고 요새는 툭하면 특검으로 넘기니까 나중에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먼지를 미리 털어버리는 경우가 많지. 검찰에서는 자체적으로 연루된 검사들을 소리 없이 정리했다고 하더라구.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검찰에 부탁할 때 맨입으로야 했겠어. 실무검사에게 위에서 무리한 지시가 내려오니까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거지.”
  
  밀납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태양 근처까지 갔다가 그 열기 때문에 추락을 한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처럼 권력과 돈 가까이 가고 싶어 날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변호사들이 많다. 작고 소박한 사무실에서 의뢰인의 아픔에 공감해 주는 가난한 변호사도 괜찮지 않을까. 법정에 나가 돈에 팔린 공허한 관념이 아니라 진정이 담긴 말 한 마디를 해 주는 게 더 가치 있는 일은 아닐까.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저녁에 돌아오면 책상 위에 읽다 놔 둔 오래된 성경이 있는 모습의 법률사무소 그게 바로 신성한 곳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8-31 09:30   |  수정일 : 2017-08-3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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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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