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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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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청산 문제 모범국(?) 프랑스가 저지른 '알제리 학살사건'

글 | 신상목 전 외교관/일식당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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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제리 학살 사건(massacre of setif) / photo by 5pillarsuk.com
한국의 역사인식 전선(戰線)은 두 갈래이다.
 
하나는 대외 전선이다. 일본의 과거사 반성 문제이다. 일본의 과거사 반성이 미흡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모범 사례로 독일이 제시된다. 다른 하나는 대내 전선이다. 친일파 청산 문제이다. 친일파 청산이 미흡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모범 사례로 프랑스가 제시된다.
 
두 전선 모두 인류의 보편성에 기반한 선과 악의 대결 구도를 전제로 한다. 물론 내가 선(善)이고 니가 악(惡)이다..임을 주장한다. 그래서 과거사 반성 잘한 독일과 부역자 청산 잘한 프랑스도 善의 구현으로 간주된다.
 
두 전선이 한데 얽히는 사례가 하나 있다. 세상 일이 그렇게 간단한게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알제리 학살 사건(massacre of setif)이라는 것이 있다. 1945년 5월 알제리에서 연합국 전승을 축하하는 거리 행진 도중 14살짜리 소년이 알제리 독립기를 흔들었다. 프랑스 경찰이 그 아이에게 깃발을 치우라고 명령했다. 아이는 거부했고 곧 사살되었다. 그 총격으로 행진은 아수장이 되었다. 알제리 거주 프랑스계 백인과 알제리 독립 지지 현지인간에 유혈 충돌이 벌어져 10여명의 백인이 죽고 100여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물론 알제리인들은 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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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제리 학살 사건(massacre of setif) / 사진출처=5pillarsuk.com

이를 계기로 알제리에서 식민파와 독립파간에 분쟁이 벌어졌고, 정작 독일한테는 발린 프랑스군은 군함과 폭격기를 동원해 독립파를 제압한다는 명목으로 알제리를 무차별 공격, 쑥대밭을 만들어버린다. 그 후 수개월간 지속된 진압 작전에서 프랑스군은 알제리 현지인들을 무참히 학살하였다.
 
프랑스는 그래봐야 사상자가 수천명 수준이라고 잡아떼며 역사의 불행한 시기였다고 퉁치고 넘어가려 하지만, 알제리측은 최소 3만명 이상이 희생된,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한 끔찍한 범죄행위라고 아직까지 분루를 삼키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나치에서 해방되자마자 한 것은 식민지를 지키기 위해 식민지인을 학살한 것이다. 알제리인 입장에서 생각하면 프랑스군에 입대해 독일군과 싸우다 귀국하니 그 댓가로 돌아온건 프랑스군의 총알과 폭탄 세례였다.
 
한국같은 식민지 입장에서 프랑스의 나치부역자 처단이 잘 되었건 못 되었건 그게 뭐 그리 대수일까? 독일한테 부역한 자는 엄정하게 처단하여 정의를 세운다고 난리법석 떨면서 정작 식민지 알제리인을 학살하는 프랑스의 두 얼굴은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국가주의와 제국주의 마스크를 겹쳐 쓴 불의의 상징이다. 그러나 그 시대가 그랬고 제국주의 국가들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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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제리 학살 사건(massacre of setif) / 사진출처=5pillarsuk.com

그렇지 않기 위해 노력한 국가가 하나 있었다. 자기가 가진 거 포기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려고 한 나라가 하나 있었다. 미국이다. 어느 나라도 미국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비록 이념 분쟁으로 냉전이 있었지만) 세계적 규모의 전쟁이 중단되었다.(일본은 그걸 알기에 미국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 직접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이기에 더 명확히 느끼는 세계관이고 역사관이다. 그런데 정작 미국이 독립시켜준 한국은...)
 
겉으로 드러난 사실의 뒤안에 있을지도 모르는 실타래처럼 뒤엉킨 진실들을 알지 못하면서, 이리저리 떠밀려 남 손가락질 하다가는 그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찌르게 될 것이다. 역사와 인간을 일면적으로 보지 말고 다면적으로 조망하려는 eyes wide open의 세계관을 소망한다. 나는.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8-09 16:26   |  수정일 : 2017-08-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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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목 전 외교관/일식당 운영

1996년 제 30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에 근무하며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핵안보정상회의 의전과장 등 주요보직을 역임했다. 2012년 일식 우동에 반해 외무부를 퇴직하고 현재 기리야마 우동집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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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 2017-10-17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0
양비론의 장점은 극한의 상황에서 그러는 너도 못나지 않았느냐..?라는..밑도 끝도 없는 공격의 수단으로 쓰기 쉽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쓰기 쉬운만큼이나 대답할 가치도 없는 허약한 반격일뿐이다. 제국주의의 잔혹함이 당연하듯이, 해방정부의 적폐청산도 잔혹해야 공평하지 않은가? 글쓴이는 애써 독일,프랑스는 절대선이 아니며, 일본이 사과하지 않고 한국이 친일파를 살려두는 것은 온당하다의 결론을 내고 싶었지만, 국가는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단체이며, 한 국가의 군대는 살인기술을 활용 하여 침략 또는 방어하는것이 임무이고, 외교부는 화친하여 자국의 이익과 공동의 이익을 최대한 일치시킴이, 내무부는 국가의 정당성을 홍보 또는 조작하여 공리에 힘쓰는게 임무임이 일반론이다. 매국노들이 꼭 국가에 해를 끼쳤을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진딧물도 개미들에겐 훌륭한 별식을 제공한다. 하지만 모든 역사에서 매국노들이 이끌었던 국가가 존경받으며 존치하였나? 매국노들이 외교부와 행정부에서 일하는 나라의 국민은 자랑스러운가? 자녀에게 너는 항상 힘있는 자를 위해 살며, 정의를 멸시하고, 타인을 배려하면서 살 생각은 말지어다라고 가르치는것이, 어차피 인간이 절대선이 될 수없는 것을 자각한뒤 나온 이성적인 교육방침일까? 적어도 우리가 시대를 통틀어 존경하는 사람들은 부족하지만 정의를 꿈꾸고 이상을 실현하려 노력했던 자들이다. 그리고 그런자들이 언제나 세상을 바꾸었다. 매국노들과 속물들의 방해와 멸시는 사실 자기방어적인 가냘픈 사디즘에 지나지 않기때문에 정의로운 일반사람들을 더 빛나게 해줬을 뿐이다. 일반인으로서, 매국노들의 역사가 철저히 부정되고, 선대에게 잘못교육받은 매국노들의 자식들이 전범으로 지정되길 희망한다. 글을 쓸꺼면 히라가나로 쓰지 왜 남의나라 한글로 찌꺼리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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