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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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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승줄에 묶인 어느 경찰총장의 분노

글 | 엄상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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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조선DB

 
구속된 전직 경찰총수의 변호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청와대의 심기를 거스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수갑을 차고 포승에 묶인 채 길거리의 경찰관들 앞에서 조리돌림을 당하는 게 고통이라고 했다.
 
그는 경찰조직 내에서 청렴성과 리더쉽으로 존경받던 인물이었다. 하명을 받은 검사는 마약견처럼 온갖 곳을 뒤집고 헤집어 내고 있었다. 그가 출마했을 때 사무실의 임대관계를 비롯해서 출판기념회의 손님들을 파악하기도 했다. 가까운 사람들의 후원금들을 현미경같이 들여다보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길거리의 CCTV에 찍힌 경찰총수의 행적을 수집하기도 했다.
 
그는 구치소가 아니라 매일 검사실에서 살다시피 했다. 전직 경찰총수는 계속 뇌물죄로 추궁을 당하고 있었다. 검찰은 후원금을 준 사업가 후배의 약점을 잡고 그걸 뇌물이라고 진술하라고 회유하는 것 같았다. 뇌물죄의 수사기법이 그랬다. 변호사인 나는 아니면 아니라고 부인하라고 권유하다가 쫓겨났다.
 
이튿날 담당 검사로부터 변호사인 내가 해임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가 전달할 사항이 아니었다. 전직 경찰총수의 가족이 찾아왔다. 담당검사의 친구를 변호사로 선임해야 할 것 같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전직 경찰총수를 마지막으로 찾아갔다. 그의 표정에서 ‘스톡홀름신드롬’현상이 나타났다. 인질이 되어 있으면 어느 순간 머리가 텅 비고 자기를 감금하고 있는 범인과 같은 편이 되어 버리는 심리적 변화였다. 그를 위해 싸워주던 변호사로서 참담한 순간이었다. 청와대가 미워하는 대상이 된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정치폭력의 전형적인 형태인 검찰수사였다.
 
그렇게 걸린 사람들 중에 여러 명이 목숨을 끊기도 했다. 예상대로 그의 뇌물죄는 무죄가 선고되고 그는 풀려나왔다. 시간이 갈수록 그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불같이 타오르는 것 같았다. 그는 기관단총이라도 구하면 가서 다 쏴 죽이고 싶다고 했다. 제정신으로 돌아온 그는 담당검사를 변호사법위반으로 경찰청에 고소했다. 청와대를 고소하고 싶지만 뒤로 내린 은밀한 명령을 입증하기 힘드니까 담당검사가 다른 변호사를 선임하도록 회유한 걸 문제화 한 것이다.
 
경찰청에서 당시 변호사였던 내게 연락이 왔다. 참고인 진술을 받아야 겠다는 것이다. 나는 전화를 건 경위에게 “검사를 경찰청으로 소환해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할 능력이 있다고 보십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최대한 노력해 볼 예정입니다”라고 공허한 대답을 했다. 현실에서 경찰이 정치사건을 처리한 검사를 수사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검찰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다. 대통령과 측근들이 미워하는 사람들을 욕보이기 위해 검사들이 법을 이용해 공격하는 검찰의 어두운 부분이었다. 전에는 어땠을까. 정보기관이나 경찰의 대공 분실 등에서 그 역할을 해 왔다. 기관의 본질은 다 같다. 권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충견이 된다. 정치적 선물이 되는 수사결과로 경쟁적으로 자신들의 존재이유를 과시하려고 한다.
 
권한의 조정과 분산이 근본적인 개혁은 될 수 없다. 권력에 바칠 공물마련에는 땀을 흘려도 국민을 위한 수사에는 시들한 게 그들의 생리다. 형사도 검사도 판사가 되어 있다. 국민보고 입증하라고 하고 자료가 없으면 무혐의 판정을 내는 게 현실이다. 수사가 진실발견이 아니라 삼류 조서문학으로 전락되는 경우도 많다. 검찰이 작성하는 조서의 행간에 국민들의 눈물이 배어 있게 만들어야 진정한 검찰개혁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8-07 09:38   |  수정일 : 2017-08-0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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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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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니지  ( 2017-08-09 )  답글보이기 찬성 : 2 반대 : 0
노무현이했지∼
언제  ( 2017-08-07 )  답글보이기 찬성 : 4 반대 : 4
박근혜가 경찰청장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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