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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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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만드는 다수 의견은 진짜 다수의 뜻인가...‘침묵의 나선 이론’

글 | 신용관 조선pub 기자

1974년에 있었던 어느 실험이다. 독일의 커뮤니케이션학자이자 정치학자인 노엘레-노이만(Noelle-Neumann)은 어떤 사람이 화난 얼굴로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워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반대한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피험자들에게 보여 주었다. 노엘레-노이만은 피험자들에게 이 영상을 본 소감을 말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때 피험자 주변에 다른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배치했다. 피험자 중 흡연자들은 주변에 비흡연자가 있으면 공개적으로 흡연권을 강하게 주장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노엘레-노이만은 인간에게는 ‘고립의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소수의 의견에 속한다고 느낄 때에는 자신의 의견을 감추어야 한다고 압박을 느껴 침묵의 소용돌이가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이를 ‘침묵의 나선 이론’(the spiral of silence theory)이라고 부른다.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이 다수의 의견과 동일하면 적극적으로 동조하지만 소수의 의견일 경우에는 남에게 나쁜 평가를 받거나 고립되는 것이 두려워 침묵하는 현상이다. ​여론의 형성 과정이 한 방향으로 쏠리는 모습이 마치 나선 모양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립에 대한 두려움과 주류에 속하고 싶은 인간의 강한 욕망이 침묵의 나선을 만든다.
 
선거가 끝난 후 실제 투표결과보다 당선자에게 투표했다고 발언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게 나타날 때가 있는데, 이 또한 침묵의 나선 이론으로 설명 가능하다(이동귀 <상식으로 보는 세상의 법칙> 중에서). 사람은 소외되지 않고 승자에 속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선거일에 임박해서 여론조사 결과의 공개를 금지하는 것도 여론이 우세한 후보 쪽으로 쏠리는 효과 및 여론조작을 막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 선거를 앞두고 ‘대세론’이 생기면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밝히기가 꺼려지고 의견을 개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노엘레-노이만은 저서 <침묵의 나선 이론–여론 형성 과정의 사회심리학>을 통해 침묵의 나선이 발생하는 4단계의 가설을 제시했다.
1단계: 권력자가 주목되어 있지 않았던 화제를 꺼낸다. 2단계: 권력자에 대한 반대 의견이 곧바로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해당 화제는 일단 옳은 것으로 인식된다. 3단계: 해당 화제에 대한 비판이 차츰 나오지만, 옳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려 배제한다. 4단계: 소수의 의견이 된 비판 세력은 다수의 압력을 받아 비판을 포기하고 침묵한다.
 
침묵의 나선 이론은 명백하게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사실 문제에는 적용되지 않고, 윤리적인 문제나 공공의 문제에 관한 의견 등 주관적인 의견에 적용된다.
 
노엘레-노이만은 사람들이 여론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통상적으로 말하는 오감, 즉 눈(시각), 귀(청각), 혀(미각), 코(후각), 피부(감각) 외에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에 대해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지를 감지할 수 있는 ‘제6의 감각기관’이 있다는 것이다. (정인숙 <커뮤니케이션 핵심 이론> 중에서)
 
그것은 마치 사회적으로 부는 모든 바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안테나와 같다.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혹은 특정한 생각에 대해 갖는 호감이나 반감이 일어날 때 그것을 거의 동시에 정확하게 감지하는 것도 이 제6의 감각기관의 작동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4-18 13:57   |  수정일 : 2017-04-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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