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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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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을 어떻게 보시나요?

글 | 홍익희 세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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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to by 조선DB
저는 갈수록 흥미진진합니다. 트럼프는 참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이 전쟁의 실체와 전망을 보려면 과거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합니다. 
 
이야기 하나/ 케인즈의 선견지명 
 
1차 대전 직후인 1918년 파리강화회의에서 영국 대표단의 케인즈는 독일에 과도한 배상금을 물려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으나 거부되었다. 그는 회의에 참가한 각국 정치인들이 이기적인 자국 정치논리를 앞세워 경제를 무시하는 무지한 행태에 충격을 받고 분노했다. 
 
그는 이듬해에 쓴 <평화의 경제적 결과>라는 책에서 연합국 지도자들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 금융과 경제라는 사실을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이해했더라면… 아직 시간이 있을 때 흐름을 이로운 쪽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에 물린 혹독한 배상금을 독일이 갚으려면 수출을 늘릴 수밖에 없으며 그 과정에서 무역 분쟁이 발생할 것이고 무역전쟁은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면 독일에 전무후무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며, 이는 독일국민들을 빈곤으로 내몰아 ‘극단적인 혁명’이 일어날 거라고 예감했다. 그리고 그 혁명의 끝에는 전쟁 곧 또 한 차례의 세계대전이 있다고 보았다. 곧 파시즘 출현과 새로운 전쟁을 예감한 것이다. 
 
케인즈의 예견은 그대로 현실화되었다. 결국 독일에 대한 거액의 전쟁배상금은 화폐발행량 증가 →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 초인플레이션 → 히틀러의 등장으로 연결되어 2차 대전을 불러왔다.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은 인플레이션이었다. 2차 대전이라는 참화는 케인즈의 선견지명이 거부된 결과였다. 
 
이야기 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스무트 - 홀리 관세법’의 악몽 
 
1929년 미국이 대공황을 겪게 되자 미국 의회는 자국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1930년에 공화당의 스무트 의원과 홀리 의원이 공동 발의한 “스무트 - 홀리 관세법‘을 제정하여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했다. 미국산을 우선적으로 써야 한다는 이 법안은 평균 59%, 최고 400%의 관세를 매길 수 있었다. 경제학자 1,028명이 결사반대해 탄원서를 냈다. 그럼에도 후버 대통령은 그해 6월 법안에 서명했다.
 
미 의회와 정부는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시행으로 대공황 쇼크로부터 자국 산업과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공화당이 이 법안의 도입을 이끌었던 이유는 주요 지지층인 농부들과 제조업 종사자들의 표심을 장악하기 위해서였다. 관세 장벽을 높이면 높일수록 자국 시장이 탄탄해질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무역 상대국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게 되어 무역 전쟁으로 치달았다. 이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는 경쟁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강화되어 경제블록 간 무역이 전면적으로 막히다시피 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대공황 기간 중 국제 무역량의 3분의 2가 날아가 버렸다. 이로써 교역증대에 의한 세계 경제 회복 가능성은 아예 없어졌다. 세계 경제는 이후 3~4년 동안 더욱 침체되어 모든 나라들은 독자생존을 모색해야 했다. 그 결과 1차 대전 배상금을 갚기 위해 수출에 사활을 걸었던 독일은 극단적인 파시즘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 무역 전쟁이 가르쳐 준 뼈아픈 교훈은 다른 나라들로부터 반발을 사는 보호무역은 역효과를 부를 뿐이라는 점이었다. 또 미국이 글로벌 무역시장의 규칙을 깼을 때 어떤 파국을 맞게 되는지도 함께 알려줬다. 안타까운 건 80년 전의 정책 실수가 현재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야기 셋/ 미국의 전횡, 프라자 합의 
 
1980년대 일본의 경쟁력 있는 수출에 심하게 당하고 있다고 판단한 미국은 모종의 수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미국이 택한 건 환율 압박이었다. 
 
1985년 9월 22일, 미국은 선진 5개국 대표들을 뉴욕 플라자호텔로 불러 모아 이들에게 ‘달러 가치를 하락시키고 엔화 가치를 높이는’ 공동전선을 펴도록 압력을 넣었다. 주 대상은 미국에 대해 무역흑자를 많이 내고 이는 일본과 독일이었다. 특히 일본이 주 타깃이었다. 그해 미국은 1,190억 달러 경상수지 적자를 보았는데 이 가운데 429억 달러가 일본에 대한 적자였다. 
 
이렇게 미국이 시장원리에 맡겨야 할 외환시장에 각국 정부의 개입을 요청한 것이다. 엔화의 경우, 1971년 닉슨 쇼크 때 1달러 360엔에서 시작한 환율이 250엔으로 절상되었다. 플라자 합의 이후 일주일 만에 엔화는 또 8.3% 상승했으며, 마르크화는 달러에 대해 약 7% 올랐다. 
 
그 뒤 달러화 가치는 1985년 9월 1일 달러 당 237엔에서 1988년 1월 127엔까지 하락했다. 2년여 사이에 엔화 가치는 2배 가까이 올랐다. 이를 현재 상황에 비추어 생각하면 얼마나 큰 변화였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비극’은 여기에서 싹텄다. 
 
이로써 그 동안 일본이 사들인 미국 국채의 실질가치는 반 토막 났다. 곧 미국은 일본에 대한 부채를 반으로 탕감시킨 효과를 보았다. 이로 인해 일본의 외환보유고 총액의 실질가치도 3분의 2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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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9일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회동하고 있다. / 사진출처=뉴시스

미국은 지난해 대중 무역에서 3,755억 달러의 적자를 보았다. 이는 미국 전체 무역적자 8,112억 달러 중 47%에 달하는 막대한 비중이다. 이처럼 중국의 무역 파워가 커지면서 미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 전쟁을 일으켜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이다. 
 
2018년 7월 6일 미국은 예고한대로 340억 달러 규모의 철강과 하이테크 제품 등 중국 수입품 818종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이에 대응한 보복조치로 미국과 똑같이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과 자동차 등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게 양국 간의 무역 전쟁이다. 중국이 미국의 농산품을 공격대상으로 한 것은 수량이 많기도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을 타격하는 의미도 강하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원래 관세부과 예정액은 1,106품목에 500억 달러어치이며, 미집행분 288품목 160억 달러도 조만간 발효될 예정이다. 이어 200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바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상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인 5000억 달러어치의 모든 수입품에도 고율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압박했고 2000억 달러 수입품에 대한 관세도 10%에서 25%로 상향조정할 것을 공식화했다. 
 
이렇게 트럼프가 거세게 밀어붙이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이 1,550억 달러에 불과해 무역전쟁 측면에서는 중국의 맞대응 카드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로서는 이참에 중국을 단단히 손볼 요량이다. 
 
거부된 중국의 성의, 망가진 자존심 
 
사실 무역 전쟁이 터지기 전에 미국과 중국은 타협점을 찾기 위해 물밑협상을 통해 노력했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물량을 거의 50%나 늘리겠다는 700억 달러 규모의 제법 통 큰 선물을 준비했었다.
 
그런데 트럼프가 이 선물을 받지 않고 코웃음 치며 냉대했다. 일단 상대방을 극단으로 몰아넣고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 트럼프 스타일이라지만, 그는 시진핑의 자존심에 엄청난 상처를 준 셈이다. 
 
그럼 왜 트럼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강수를 두었을까?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11월 중간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쇼일 수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제조업 지역을 공략하는 데는 안성맞춤 전략이라고 본 것이다. 
 
또 하나는 차제에 중국에게 미국의 힘을 보여줄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더 이상 커지기 전에. 게다가 중국의 미래 산업 육성전략인 ‘중국 제조 2025’ 뿐 아니라 중국의 ‘일대일로’ 팽창주의 전략목표도 눈에 거슬린다. 이는 미국의 첨단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도전이다. 지금도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매년 3,080억 달러 어치를 도둑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의 공격을 맞받아친다면? 
 
중국도 미국의 관세 공격에 굴하지 않고 결연히 맞서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게 그리 만만치 않다. 우선 중국으로서는 보복관세를 물릴 무역 물량으로서는 아예 맞설 수 없다.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사생결단식 수단이 ‘미국국채 팔기’와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통한 ‘환율전쟁’이다. 
 
중국은 미국 국채를 약 1조1800억 달러나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대량 매도하면 국채 가격이 급락해 미국의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선택은 자해 행위일 뿐 아니라 공멸의 길로 접어들기 십상이다. 중국 외환보유고의 미국국채를 내다팔면 국채 값이 떨어져 중국 역시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된 이후 위안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환율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해 중국이 위안화 절하로 맞대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트럼프는 위안화 절하를 문제 삼으며 전면전에 나설 태세이다. 관세 폭탄과 위안화 절상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이 과거 일본과 벌인 환율전쟁에서 엔화의 대폭 절상을 이끌어낸 `플라자 합의`가 미·중 간에 재연되는 것 아니냐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은 오는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 맞서 중국이 진짜 인위적인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맞선다면 더 큰 화를 자초할 공산이 크다. 경쟁국들이 자위적 차원에서 각국 통화의 평가절하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도 있는 사건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초강경 무역전쟁과 환율전쟁 독수를 쓰지 않을 수 없으며 더 나아가 군사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 
 
기축통화국의 딜레마 
 
미국으로서는 사실 경상수지적자를 보아야 달러를 세계에 공급할 수 있다. 기축통화의 시뇨리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과정이다. 여기에 달러의 ‘트리핀 딜레마’가 있다. 
 
과도한 무역적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그렇다고 무역적자를 줄이면 경상수지적자가 줄어들어 달러 공급에 차질이 온다. 
 
어느 것이 미국의 국익에 더 유리한지는 미국이 판단할 일이지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달러의 기축통화 이익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차제에 위안화 평가정상을 위해 밀어붙이는 인상이다. 마치 1985년 프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을 밀어붙였듯이. 그래서 무역 분쟁에서 초강경 강수를 써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중국도 이번 기회에 반성해야 
 
사실 중국도 이번 기회에 반성해야 한다. 그동안 주변국이나 개발도상국들이 중국의 횡포에 번번이 당해왔다. 중국과 무역을 하거나 중국에 투자 진출한 우리 업체들 가운데 중국의 무대포식 횡포에 대한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울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또 다른 예가 사드 배치로 인한 눈에 안보이는 차별과 비관세 장벽이었다. 차제에 중국 당국과 중국 기업들의 국제 협약 및 규정 준수와 스마트한 거래관계 전통의 확립이 필요하다. 
 
무역전쟁 전망 
 
상기의 역사적 사례에 대한 인지와 현실적 대응방안의 부재 등으로 인해 이번 무역 전쟁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국가적 자존심 대결 등 다른 경제외적 변수로 인해 확전된다면 무역전쟁은 환율전쟁 등으로 비화되면서 세계는 모두 크게 내상을 입게 될 것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8-07 15:14   |  수정일 : 2018-08-0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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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홍익희 세종대 교수

서울고와 외대 스페인어과를 나와 1978년 KOTRA 입사하다. 이후 보고타, 상파울루, 마드리드무역관 근무를 거쳐, 경남무역관장, 뉴욕무역관부관장, 파나마무역관장, 멕시코무역관장, 마드리드무역관장, 밀라노무역관장을 역임하고 2010년 정년퇴직했다. 배재대학에서 ‘서비스산업의 역사와 미래’, ‘유대인의 창의성’, ‘기업가 정신’을 가르친 바 있으며 현재는 세종대학에서 ‘세종리더십’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32년간 수출전선 곳곳에서 유대인들과 부딪치며 그들의 장단점을 눈여겨보았다. 우리 민족의 앞날도 제조업 보다는 그들이 주도하는 서비스산업에 있다고 보고 그는 10년 전부터 유대인 경제사에 천착해 아브라함에서부터 현대의 월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궤적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유대인 경제사> 시리즈 10권을 썼다. 그 축약본 <유대인 이야기>가 2013년 초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예스24 네티즌 투표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듬해 출간한 <세 종교 이야기> 역시 베스트셀러가 되어 2년 연속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또 같은 해 화폐금융시리즈 곧 <달러 이야기>, <환율전쟁 이야기>, <월가 이야기>를 동시 출간했다. 최근에는 <세상을 바꾼 다섯가지 상품이야기>를 펴냈다. 그는 종이책 이외에도 금융산업 등 각종 서비스산업에 대한 이야기와 <한민족 이야기> 등 103권을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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