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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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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조원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필요한 4가지 조건

글 | 최광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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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to by 조선DB
필자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취임 6개월 쯤 되는 시점에 기금운용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거의 매일 기도로서 일과를 시작했었다. 1999년부터 2013년까지 15년 동안에 일본 국민연금이 6개년에 걸쳐 그리고 캐나다 국민연금, 캘러포니아 공무원 연금, 그리고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3개 세계 유수 기관의 기금운용이 모두 4개년에 걸쳐 손실을 보았다. 더하여 미국 금융위기인 2008년도의 경우 캐나다 국민연금이 18.8%, 켈러포니아 공무원 연금이 23.6%,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23.3%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450조에 달하던 국민연금이 만약 10% 즉 45조 손실을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생각하며 매일 가슴 졸였었다. 생명과도 같은 국민의 노후 설계 자금에 만약 상당 수준의 손실이 발생하면 복지부 장관, 공단이사장(CEO), 기금운용본부장(CIO)의 해임으로 끝나지 않고 정권이 교체될 것이라는 것이 재임 당시나 지금이나 필자의 판단이다.
 
600조에 달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책임지는 기금운용본부장이 특별한 사유도 없이 임기 전에 사퇴한 후 7개월의 공백을 거쳐 새 CIO 선정 절차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규정에 따르면 CEO가 선정을 총괄하나 선정과정에 개입할 수 없고 CIO 추천위원회의 복수 추천을 받아 CEO가 최종 결심하면 CIO가 확정된다.
 
앞으로 선임될 CIO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새 CIO는 2022년에 1천조원에 달할 기금의 운용, 500여명(현재 345명)에 달할 기금운용인력의 관리, 40%(현재 28%)에 달할 해외 자산운용 등을 책임지게 된다.
 
새 CIO는 첫째 세계적 안목이 있어야 하고, 둘째 전문성이 탁월해야 하며, 셋째 내부의 인력 관리와 외부 이해당사자들과의 소통에 출중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며, 넷째 품성과 소양이 반듯해야 한다. 사실 이들 네 가지 기준은 필자가 정리하였으나 모든 중요 책임자 선정에 적용 가능한 범용성이 있는 기준이다.
 
시작단계에서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CIO추천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모에 따른 지원자들 중에서 심사를 하여 복수를 추천하도록 되어 있는데 통상 지원자들 중에서 상대평가를 하여 선정한다. CEO와 CIO추천위원회가 회합을 갖고 앞서 언급한 네 가지 기준을 잣대로 삼아 먼저 절대적 평가를 하기를 권유한다. 네 기준 모두에서 우수한 사람이 없을 경우 재 공모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의 CEO 재임 중 이뤄진 CIO 선정에서 22명의 지원자 중 절대적 기준에서 모두가 크게 미흡했음에도 재 공모를 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했던 사실에 대해 필자는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 앞으로 추천위원회 구성도 지금의 사외이사 중심보다는 전임 CEO를 포함 관련 전문가들의 참여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번 공모에 16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원자를 한 사람도 모르는 상태에서 강한 주장을 펴는 측면이 있지만, 만약에 정말로 만약에 금번 공모에 응한 사람들이 과거 2~3차례 계속 지원한 사람들과 국내의 경험이 대부분인 사람들이 주축이라면 과감하게 재공모를 하길 권유한다. 600조 기금운용은 대한민국 10대 국정과제 중의 하나이다. 규정상의 공정한 절차를 잘 지키는 것과 더불어 세계적 수준의 CIO를 영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CIO추천위원회에서 면접 대상자로 선정되면 이들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에 의해 평판조사가 실시되는데 필자 재임 당시 최고의 평판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했음에도 그 내용이 상당히 부실했었다. 평판조사 내용이 체계적이지 않았고 부정확하거나 편파적이어서 의사결정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평판조사 기관들의 성실한 평판조사를 촉구하는 바이다.
 
기금운용은 무한경쟁의 범세계적 업무다.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매일매일 피를 말리는 경쟁 속에서 자산운용에 전념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조그마한 틈도 한 치의 실수도 치명적 손실로 연결된다. 조직관리의 원칙이 존중되어야 한다. 기금운용은 전문가에 맡기면 된다. CIO의 역할이 참으로 막중하다. 전문성에서 탁월하며 세계적 안목을 가진 CIO를 모시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수를 줘야하고 전문성을 제대로 발휘할 여건을 만들어 줘야한다. 참으로 적임자를 찾을 경우 연봉으로 50~100억 원을 줄 각오를 해야 한다. 100억 주고 1천억 원을 더 벌면 수지맞는 장사이지 않은가?
 
코드인사가 현 정부 인사정책의 특징의 하나로 회자되고 있다. 금번 CIO 인선에서 코드인사가 이뤄지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만약 코드인사가 불가피하다면 이념을 같이 하는 전문가들 중에서나마 학연 지연을 떠나 가장 최고의 전문가가 모셔지길 바란다. CIO 선임을 전 세계 금융시장이 지켜보고 있다. 세계의 전문가들과 어께를 나란히 하고 그들이 박수치는 CIO가 탄생하길 염원한다.
 
선임된 CIO는 기본에 충실하고 반듯하게 처신해야 한다. “자본시장 대통령” “금융의 황제”라 지칭하는 언론의 말장난에 우쭐대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기금운용위원회가 제시하는 전략에 따라 자산운용 전문가로서 전술만 잘 구사하면 된다. 기금운용본부의 독립 문제와 같은 권한 밖의 사안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여야 한다. 국내외 자본시장 참여자 모두로부터 존경받는 처신을 해야 한다.
 
CIO 선임 못지않게 선임 후 일을 잘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규정상 복지부 장관과 CEO는 기금운용에 개입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국회의원들의 처신이다. 수많은 질의와 자료제출을 요구해 본연의 업무가 크게 지장을 받는 것이 일상적이다. 내부 감사와 감사원 감사를 통해 기금운용 관련 비리 소지는 근원적으로 방지된 상태이다.
 
국회의원들의 경우 대외비인 개별 투자 건에 대해 자료를 요청하기도 하고 열람만 허용된 자료를 복사해 나가 언론에 흘리는 경우까지 있다. 기금운용 자체에 바쁜 CIO와 기금운용본부의 전문가들을 닦달하는 식으로 대하는 의원과 보좌관들의 행태는 이제는 지양되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국회는 감독만 잘 하면 된다. 외형적으로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며 기금운용에 온갖 간섭을 하는 그리고 기금운용의 비밀정보를 무언지도 모르고 요청하는 국회의 잘못된 관행 아닌 관행은 이제 타기되어야 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3-16 10:04   |  수정일 : 2018-03-1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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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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