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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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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뉴질랜드, 아일랜드, 독일...노동시장 개혁에 성공한 네 나라가 주는 교훈

글 |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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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뮌헨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준중형차인 3시리즈의 바닥에 전기 배선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BMW제공. 조선DB

세계는 앞 다퉈 노동시장을 개혁해 가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시장을 경직시키고만 있다. 민노총의 ‘대선 청구서’ 때문일까? 극심한 기업규제, 법인세율 인상, 경직된 노동시장 때문에 기업이 활동이 위축되고, 해외로 이전하게 된다면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노동시장 개혁에 성공한 네 나라, 그리고 한국을 이야기한다.
 
영국: 마거릿 대처, 노동관련법 제정·개정으로 노조파워를 무력화시키다
 
1970년대 영국은 노조천국이었다. 노조파워 때문에 1968∼1979년간 정권이 여섯 차례나 바뀌었다. 1978년 겨울 운수·병원·청소·자동차노조의 연대파업으로 ‘불만의 겨울(winter of discontent)’이 발생하여 4개월 동안 영국을 강타했다. 이를 계기로 보수당 마거릿 대처는 ‘노조파워 무력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1979년 5월 정권을 잡았다.
 
대처는 정권을 잡자마자 구조개혁을 추진했다. 노동시장 개혁은 구조개혁 리스트 첫 번째에 올랐다. 대처는 소득정책 관련 기구를 없애고, 노동관련법을 제정·개정해가면서 ‘법과 원칙’을 적용하여 노조파워를 무력화시켰다. 대표적인 내용의 하나는, 노조 결속 강화를 돕는 클로즈드샵(closed shop) 제도를 없애버린 것. 특히 대처는 석탄을 몰래 수입해놓고 석탄노조와 363일간 싸워 스카길 노조원장을 항복시켰다.
 
영국은 노동시장 개혁으로 노동시장이 개선되었다. 성과를 보자.
•노동시장 규제: 약하기로 159개국 가운데 16위.
•정규직 고용보호: 약하기로 OECD 3위.
•실업률: 4.4%로 낮기로 OECD 9위.
•고용률: 74.2%로 높기로 OECD 8위.
•노조조직률: 1979년 50.7%에서 25.1%로 감소.   
• 노동시장이 유연하기로 미국에 이어 2위.
 
뉴질랜드: ‘고용계약법’ 도입으로 노동시장이 유연하게 되다
 
뉴질랜드는 ‘신이 내린 천국’을 건설하겠다며 1800년대 중반 영국인들이 세운 나라여서 출발부터 노동자가 우대받았다. 뉴질랜드는 1894년에 세계 최초로 최저임금제를 도입했고, 같은 해 산업 평화와 중재를 목적으로 ‘산업 평화와 중재에 관한 법’을 도입했다. 그런데 이 법을 기반으로 뉴질랜드는 100여 년 동안 중앙집권적 노사관계를 유지하여 강성노조를 탄생시켰다.
 
강성노조는 노동당을 만들어 1935년 집권에 성공했다. 노동당은 모든 노동자를 의무적으로 노조에 가입케 했고, 각종 사회입법과 사회보장제도를 무차별적으로 도입했다. 이 결과 뉴질랜드는 1980년대 중반 노동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경직된 나라가 되고 말았다.
 
노동당 롱이 총리는 1984년 구조개혁을 추진했다. 구조개혁은 쉽게 추진되었지만 노동시장 개혁은 노조의 막강한 파워에 밀려 성역(聖域)으로 남아 있었다. 노동시장 개혁은 3차에 걸쳐 추진되었다. 노동개혁은 볼저 정부가 가까스로 1991년 ‘고용계약법’을 도입함으로써 이뤄졌다. 이 법 도입으로 100여 년 동안 유지되어 오던 ‘중앙집권적 노사관계’가 하루아침에 ‘분권적 노사관계’로 바뀌었다. 드디어 노동시장 개혁이 성공한 것이다.
 
뉴질랜드는 노동시장 개혁으로 노동시장이 개선되었다. 성과를 보자.
•노동시장 규제: 약하기로 159개국 가운데 7위.
•정규직 고용보호: 약하기로 OECD 5위.
•실업률: 4.8%로 낮기로 OECD 13위.
•고용률: 76.3%로 높기로 OECD 4위.
•노조조직률: 1980년 69.1%에서 18.7%로 감소.
• 노동시장이 유연하기로 미국, 영국에 이어 3위.
 
아일랜드: ‘사회연대협약’ 체결로 경제가 안정되어 1인당 국민소득이 17년 만에 1만→5만 달러대로 진입하다
 
아일랜드는 1970년대에 두 차례의 유가파동을 겪고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구조개혁 외에 대안이 없었다. 1987년 찰스 호이 총리는 구조개혁을 추진했다. 구조개혁은 재정지출 축소를 통한 작은 정부 만들기, 각종 세율 낮추기, 각종 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하기 등 폭넓게 추진되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개혁을 지켜보던 야당의 앨런 덕스 당수와 최대 노조인 전국노조연합이 제안하여 ‘사회연대협약(Social Partnership Agreement)’이 1987년 10월에 체결되었다. 사회연대협약은 아일랜드식 노사정위원회로, 정부・주요 사용자그룹・노조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구성된 모임이다. 사회연대협약은 1987년부터는 3년 단위로, 2006년에는 10년 단위로, 2016년까지 모두 7차에 걸쳐 체결되어 경제 안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아일랜드는 사회연대협약의 기여로 노동시장이 개선되었다. 성과를 보자.
•노동시장 규제: 약하기로 159개국 가운데 54위. (2013년 157개국 중 27위).
•정규직 고용보호: 약하기로 OECD 6위.
•실업률: 6.2%로 낮기로 OECD 22위.
•고용률: 65.9%로 낮기로 OECD 10위.
•노조조직률: 1987년 50.2%에서 27.4%로 감소.
• 노동시장이 유연하기로 미국, 영국 등에 이어 6위.
• 1인당 국민소득이 1990년 1만 달러대에서 17년 후인 2007년 5만 달러대로 증가.
 
독일: 슈뢰더 입안·메르켈 추진 노동시장 개혁으로 실업률이 11.3%→3.6%로 줄다
 
독일은 1990년 통일 후 실업자가 500만여 명이나 되어 ‘유럽의 병자’로 불렸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사민당 총재는 1998년 정권을 잡고, 실업자 문제 해결에 나섰다. 처음에는 노조를 끌어들여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어 노·사·정위원회 격인 ‘일자리창출연대’를 중심으로 추진하려 했지만 또 실패했다.
 
슈뢰더는 ‘하르츠 노동시장 개혁’이 핵심 내용인 ‘어젠더 2010’ 경제개혁안을 들고 연방의회로 가서 의회 동의를 얻지 못하면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어젠다 2010’은 앙겔라 메르켈이 이끄는 기민당이 동의하여 가까스로 연방의회를 통과했다. 통과 직후 슈뢰더는 ‘독일 자체가 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 분배 중심의 사회주의 정책을 버리고 성장 중심의 시장경제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슈뢰더의 노동시장 개혁은 ‘실업자 문제 해결, 곧 실업률 낮추기’에 집중되었다. 슈뢰더의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은 실업 관련 혜택을 줄여 실업자를 노동시장으로 끌어내고, 파견근로 자유화 등 규제 완화로 일자리를 늘리고, 단시간근로제도 도입 등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등 20개 이상의 정책을 도입하여 노동시장을 개혁하는 것이었다.
 
슈뢰더는 실업 혜택 축소 등으로 인기를 잃어 정권 2기를 조기에 마쳤다. 슈뢰더는 정권을 잃어가면서까지 노동시장 개혁에 성공한 정치가다. 슈뢰더에 이어 메르켈이 정권을 잡고, 슈뢰더의 노동시장 개혁을 그대로 추진해 갔다. 독일경제가 살아났다. 이를 놓고, 슈뢰더는 노동시장 개혁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메르켈은 2017년 4차 집권에 성공했다.  
 
독일은 ‘슈뢰더 입안·메르켈 추진’의 노동시장 개혁이 성공했다. 성과를 보자.
•노동시장 규제: 약하기로 159개국 가운데 103위. (2004년 141개국 가운데 124위였다가 2013년 157개국 가운데 79위로 개선, 2014년 103위로 다소 악화).
•정규직 고용보호: 심하기로 OECD 5위. (독일은 정규직 고용보호가 매우 심한 나라).
•실업률: 슈뢰더가 퇴임한 2005년 11.3%에서 2017년 3.6%로 감소.
•고용률: 75.1%로 높기로 OECD 7위.
•노조조직률: 18.1%.
 
노동시장 개혁에 성공한 네 나라가 한국에 주는 교훈
 
한국에서 기업투자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경직된 노동시장과 기업 규제가 손꼽힌다. 프레이저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한국 노동시장은 규제가 심하기로 2015년 159개국 가운데 18위다. 이 정도면 한국 노동시장 규제는 남미의 독재국가나 아프리카의 미개국 수준이다. 따라서 노동시장 개혁 없이는 한국경제는 가망이 없다. 기업 규제 관련 법안은 10년 넘게 국회에서 잠에 빠져 있다.
 
여기에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부터 정책 추진까지 노동시장 규제만 강화해 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가 어렵사리 도입한 ‘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변경’을 백지화했고, 최저임금 대폭 인상, 비정규직 제로 추진, 공공부문 인원과 공무원 증원 등 반시장적·기업규제적 노동시장 정책만 도입해 오고 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은 민노총에 발목이 잡혀 운신 폭이 무척 좁아 보인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기업 활동이 위축되어 한국기업은 해외로 엑소더스를 이어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경제 회생을 위해서는 당장 노동시장 개혁부터 이뤄져야 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1-17 13:52   |  수정일 : 2018-01-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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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1941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고‧전남대 문리대 영문학과 졸업. 美 하와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 받음.

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나, 미국에서 경제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1979)를 읽고 ‘시장경제’에 빠져들었고, ‘시장경제’ 강의를 대학에서 처음 개설한 교수로 인정받고 있다.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적잖은 논문과 저서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 『대처리즘: 자유시장경제의 위대한 승리』는 마거릿 대처의 삶과 정치를 연구·정리한 중요한 저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자유시장경제가 우리를 잘살게 해준다’는 확신을 갖고, 『좋은 정책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 『성경과 함께 떠나는 시장경제 여행』, 『노동시장 개혁은 슈뢰더처럼, 대처처럼』 등 자유시장경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책들을 30여 권 집필했으며, 지금도 어느 작업실에서 다음 책 집필에 혼신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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