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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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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대학입학 본고사 실시가 적절한 이유는?

이제는 깊이 알고 새로운 결과물을 창의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심층학습 필요

글 | 박성현 서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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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3일, 2018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조선DB

 우리 교육정책 기본은 아직도 1973년 ‘교육평준화’ 정책
 
   현재 우리의 초⋅중⋅고 교육정책은 1973년에 발표된 혁명적인 ‘교육평준화’ 정책을 따르고 있다. 이 정책을 발표할 당시 내세운 이유는 학생들의 사교육비 감축, 학력격차 해소 등이었다. 그러나 그 후 44년이 지난 지금 이 정책은 평가해 보면, 우리 사회는 사교육 천국, 공교육의 하향평준화, 학력격차 심화를 초래하여 실패한 정책임을 알 수 있다.
 
  통계청과 교육부에서 공동으로 실시한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사교육비는 18조 1천억원 규모로 조사되고 있으나, 민간 조사 자료에서는 30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이 조사는 전국 1,483학교를 표본으로 추출하여 약 43,000명의 학생을 임의 표본으로 선정하여 조사하였고, 사교육비는 학교 밖에서 보충교육을 위해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으로, 학원, 개인과외, 그룹과외, 방문학습, 인터넷 및 통신강좌 등의 수강료를 의미한다.  
 
   통계청 조사에서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5.6만원으로, 2007년 사교육비 조사 이래 최대치이다. 사교육을 받는 이유로는 학교수업보충, 선행학습, 진학 준비와 공교육에서 받기 어려운 음악⋅미술⋅예체능 등의 학습을 위하여 등이 주된 이유로 나타났다. 2016년도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생 80.0%, 중학생 63.8%, 고등학생 52.4% 수준이며, 전체 사교육 참여율은 67.8%이다.
 
  따라서 초⋅중⋅고 생을 가진 학부모의 67.8%가 자녀 사교육에 동참하고 있으며, 사교육 참여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7.8만원으로 상당히 많은 비용이다. 만약 초⋅중⋅고 생 두 명을 가진 부모는 자녀를 사교육에 참여시키면 월평균 75.6만원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산층 가정에게도 이런 큰 사교육비는 엄청남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소위 ‘국민 행복’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사교육비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은 공교육 정상화이다.
각 초⋅중⋅고에 교육에 관한 자율권을 주어 학생들이 학원에 갈 필요 없이 학교에서 모든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초⋅중⋅고의 교육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학교의 자율권 속에는 외부 강사에게 강의를 허용할 수도 있어야 하고, 학생 선발의 권한도 어느정도 있어야 하고, 교과목 선정이나 시간배정에도 상당한 자유가 있어야 하고, 소정의 경비를 학부모에게 청구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와 연관하여 정부에서는 질 높은 인터넷 교육이나 방송교육을 실시하여 추가적으로 보완 교육을 시켜주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현재 일부 시도되고 있는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등은 바람직한 시도이다. 물론 이러한 자율권은 반드시 평가를 동반하여야 하며, 평가를 통하여 제대로 교육역량을 증대시키지 못한 학교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책이 마련되어 학력 격차를 줄이는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1973년 교육평준화 정책이 실시되기 이전에 지방에 많이 산재해 있던 소위 ‘명문고’ 학생들은 거의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 이런 장점을 살릴 필요가 있다.  
 
 고교 간에 경쟁이 없는 것은 하향평준화만 자초할 뿐
 
   자율권에 근거한 공교육 역량 강화는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의 상향평준화에 기여할 것이며, 학력격차도 줄일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재양성의 중요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교육은 어느 정도 고교 간에 경쟁이 허용되어야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교육평준화 틀에 빠져 고교 간에 경쟁이 없는 것은 하향평준화만 자초할 뿐이다.
 
  교육의 질이 높은 특목고(과학고, 외국어고, 국제고) 학생들은 학원에 갈 필요 없이 학교에서 거의 모든 필요한 교육을 받고 있고, 또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학생들도 사교육보다는 학교의 공교육에 의존하면서도 대학에 더 수월하게 진학하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일반고는 특목고와 자사고의 교육역량을 배우고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스스로 열심히 해 나가는 특목고나 자사고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이들이 애초의 설립목적에 맞지 않고 운영되고 있다면, 이를 지적하여 바로 잡으면 될 것이다.    
 
EBS 교재수능...객관식, 암기식, 주입식 공부 부작용
 
   현재 치뤄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1994년부터 도입된 시험제도로, 그 이전에 있던 제도인 대학입학 학력고사가 암기만을 강요한다는 단점을 극복하고, 대학수학능력을 위한 통합적 사고를 평가하는 시험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수능 시험을 위한 사교육이 극성을 부리면서 교육부는 2010년에 “올해부터 치르는 수능은 EBS 교재와 수업에서 70% 나옵니다” 라는 정책을 펴면서 사교육비 감소 대책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 정책은 학생들을 암기왕으로 키우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했다. EBS 교재에 나오는 문제와 지문을 통째로 외우고, 영어 지문을 번역본으로 공부하는 편법이 생기게 되었다. 수업 시간에는 EBS 교재 풀이만을 반복하면서 대다수 학생들이 문제 푸는 기계가 되어 간다는 것이다. 고교 교육이 대학 입시라는 큰 장벽 앞에서 객관식 ‘오지 선다형 수능’ 은 암기식, 주입식 교육의 틀 안에 갇혀 있게 된 셈이다. 
 
대입본고사의 필요성

   수학 문제는 ‘50분에 25문항 풀기’ 같은 속도 경쟁이 오래 동안 이어지다 보니, 학생들이 수학문제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고 질문하는 학생은 소위 좋은 대학에 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60년대에 대입 시험을 볼 때에는 대학에 본고사가 있었고, 수학 문제가 주관식으로 몇 문제가 출제되어, 시험을 보면서 한 문제에 매달려 10분 이상을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의 시험방식이 창의력과 사고력을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적절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수능 도입 첫해인 1994학년도 대입 시험은 연 2회 시행됐지만, 난이도 조절 실패로 1995년에 1회로 줄었다. 그 후 출제영역과 범위, 문항, 시간뿐 아니라 성적 표기나 대학의 활용 정도 등이 자주 바뀌면서 아직까지 12차례 개편됐다. 2년마다 한 번씩 바뀐 셈이다. 2008년도에는 수능을 자격고사화 하겠다는 성적표기 방식 개편은 우수 학생을 가려낼 수 없다는 객관성 논란으로 좌초했다. 모든 개편의 명분은 학교 교육 정상화, 학생의 학습부담 경감, 사교육비 축소, 신입생 선발 공정성 제고 등이었다.

   수능을 어떻게 개편하든지 대입에서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모든 개편에는 단점이 따르기 나름이며, 대입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는 현재의 수능틀 안에서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대입에서의 수능의 비중을 줄여가며,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올해부터 수능에서 실시된 영어 절대평가 제도는 수능의 비중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교실 금지는 잘못된 정책
 
   교육부는 2014년 공교육정상화법(일명 선행학습금지법)이 시행될 때 초등 1⋅2학년 영어 방과후 수업도 금지하려 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담(월 5만원 정도)으로 영어를 가르치던 학부모들 사이에서 과중한 학원 사교육비(월 20만원 정도) 부담 우려로 반발하였고, 교육부는 영어 방과후 수업만 2018년 3월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했었다. 그러나 교육부가 예정대로 방과후 영어 수업을 폐지하기로 확정하고 전국 시⋅도 교육청에 통보하였다. 이는 요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도 대부분 영어를 배우는데, 초 1⋅2학년 때 영어를 금지하는 것은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과 다름이 없고, 공교육을 강화하는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는 선행학습금지법을 개정해야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7년 7∼8월에 전국 568개 초등학교 1⋅2학년 학부모 7,8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1.8%가 영어 방과후 학교 계속 운영에 찬성했다. 또한 영어 방과후 수업을 운영하는 학교의 79%가 계속 운영을 찬성했고, 학부모 만족도 역시 5점 만점에 4.27점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런 수업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하며, 정부는 계속 장려하여야 한다.  
  
심층학습의 대표적인 방법인 프로젝트 학습 방식이 바람직
 
   지금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미래형 인재를 양성해야할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 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지능디지털혁명이므로, 공교육 내용의 방향으로 컴퓨팅적 사고,  데이터를 수집⋅분석⋅해석하는 통계적 교육 등이 강조되었으면 한다. 종래에는 여러 가지를 피상적으로 많이 아는 것만 추구하는 표층학습이었으나, 이제는 깊이 알고 새로운 결과물을 창의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심층학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심층학습의 대표적인 방법인 프로젝트 학습 방식이 바람직하다.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이 중심이 되어 과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하여 협동적인 그룹 활동으로 진행하는 학습으로, 학생이 스스로 공부하고 발표하고 토론하면서 심층적으로 학습하는 방식이다.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이 강의시간을 주도하면서 과제의 답을 만들어 가는 수업이 됨으로 학생의 창의적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며, 협동적 그룹 활동으로 소통능력도 증가시킬 수 있어 4차 산업혁명에 바람직한 교육 방법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1-08 09:23   |  수정일 : 2018-01-0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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