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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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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무자비하게 사라지는데...청년실업 해법은?

‘청년실업 해법’은 ‘호봉제·정규직과보호 개혁’에서 찾아야

글 |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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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to by 조선DB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곧 무자비하게 사라진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 일자리가 곧 무자비하게 사라진다는 영국 이야기다. ‘3D 프린터’의 경우: 금속가공기계 조작원은 87%가 곧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한다. ‘AI 로봇’의 경우: 가구 제작자는 91.6%, 대장장이는 93.5%, 재단사는 84%, 제빵사는 88.8%, 보험 사무직은 97.0%, 은행원은 96.8%, 경리나 회계 관리자는 96.8∼97.6%가 곧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한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 운전자는 56.8∼61.2%가 곧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한다. 드론의 경우: 우편 배달부를 비롯한 택배 배달원은 86%가 곧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10년은, 지난 10년과 같은 기술이나 직업으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1)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2020년까지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대신 200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우리나라에서도 10년 안에 전체 일자리의 70.6%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윤희숙 교수, 대선 후보들의 청년실업 해법을 꼬집다
 
4차 산업혁명이 아직은 남의 이야기로 들리는 시점에서, 우리네 청년들은 어떻게 해야 실업의 대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윤희숙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배려는 청년실업의 해법 아니다>라는 칼럼에서, 청년실업 해법을 놓고 ‘말 잔치’에 취해 있는 자칭 대선 후보들을 꼬집었다.
 
“문재인 후보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대폭 늘리겠다고 한다. 이에 대해 안희정·정운찬 후보는 경제가 잘 돌아가게 해서 시장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게 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섰다. …. 안철수 후보는 정부 지원으로 중소기업 임금을 대기업의 80% 수준으로 보전함으로써 청년실업을 줄이겠다고 한다.”(조선일보, 2016.2.25.)
 
윤 교수는 대선 후보들의 주장을 이렇게 비판한다. “이들 모두 일자리 부족만 지적할 뿐 왜 실업이 청년에게 집중되는지, 다시 말해서 일자리 배분의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이어 윤 교수는 자신의 주장을 밝힌다.
 
청년실업 해법은 ‘연공급·정규직과보호 개혁’에서 찾아야
 
“일자리 배분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노동시장 제도의 문제이다. 예전 고도성장기에는 일자리에 비해 사람이 희소했기 때문에 기업이 숙련 인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이직(移職)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했다. 대표적인 장치가 연공급 임금 체계(필자 주: 호봉제)이다. …. 그뿐만 아니라 기업으로서는 근로자를 일단 고용하면 이후에 상황이 바뀌어도 보수와 배치, 고용량의 조정이 어려우니 채용 결정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즉, 움직임이 억제된 노동시장은 사람을 고용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만들어 일자리 총량을 줄이는 효과까지 갖는다. …. 전체 노동시장을 역동적으로 만들어 일자리가 생기기 쉽도록 만드는 것이 답인 것이다.”
 
청년실업이 ‘제도의 문제’라는 윤 교수의 지적은 정곡(正鵠)을 찌른 것이다. 제도를 바꾸는 것, 그것은 곧 ‘노동시장 개혁’이다. 한국에서 청년실업 해법은 ‘호봉제·정규직과보호 개혁’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도 대선 후보들은 표를 잃을까 입을 꼭 다물고 있다.
 
일본에서 베껴다 써온 호봉제 서둘러 버려야
 
일본은 1904∼5년간 러일전쟁을 치른 후 인력이 크게 부족하게 되었다. 기업들은 인력을 뺐기지 않으려고 앞 다퉈 종신고용제도를 도입했다. 종신고용제도가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에게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했다. 그래서 1920년대에 호봉제가 도입되었다. 그러한 호봉제를 우리는 그대로 베껴다가 사용해 왔다.
 
호봉제는 생산성과는 무관하게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오르게 되므로 인건비를 상승시킨다. 이 결과 고령자 조기 퇴직, 신규 채용 감소, 고용 외부화(사내하도급, 비정규직 등) 등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호봉제의 대안은 ‘연봉제’다. 그러나 연봉제는 1997년 도입 이후 현재 70% 수준으로 확산되었으나 무늬만 연봉제이지 상당수 기업들은 여전히 호봉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호봉제 개편은 네 가지 효과가 있다
 
첫째, 신규채용이 는다. 한국은 생산직의 경우 30년 근속 근로자의 연봉이 초임보다 무려 3.3배나 높다. 이런 나라는 지구상에 한국뿐이다. 이는 30년 근속 근로자 1명 임금으로 신규 근로자 3명을 채용하고도 남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임금이 호봉제 대신 생산성이 반영된 직능급으로 바뀐다면 더 많은 신규채용이 가능하게 된다.
 
둘째, 청년실업 해소에 기여한다. 30년 근속 근로자 1명 임금으로 초임 근로자 3.3명을 채용할 수 있으니 사용자는 경력이 짧아 임금이 적은 청년 근로자를 선호할 것이다. 따라서 청년실업 해소에 기여한다.
 
셋째, 비정규직 해소에 기여한다.
 
넷째, 정년 연장에 기여한다.
 
정규직과보호 완화해야 청년실업 줄인다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정규직 고용보호가 가장 심한 나라의 하나다. 정규직 고용보호가 심하다는 것은 정규직 해고가 어려워 신규채용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김대중 정부가 도입한 근로기준법 제23∼26조와 관련 시행령 제10조는 정규직 해고 조건을 가득 담고 있다. 미국은 정리해고 조항이 하나밖에 없다. 정리해고법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해고 요건이 지나치게 모호하다. 해고 요건으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는데, ‘긴박한’을 어떻게 보느냐가 관건이다.
∙기업은 해고 이전에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인정받느냐가 관건이다.
∙해고 절차에서 사용자는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하고, 해고 50일 전에 당해 근로자에게 통보해야 하는데, 노조가 조합원 해고를 받아들이겠느냐가 관건이다.
∙사용자는 해고 내용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하는데,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해고 허가를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법조문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해고 시 고충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이처럼 정규직 보호가 심하다보니 사용자는 신규채용을 기피하게 되고, 특히 사용자는 경력이 짧은 청년근로자 채용을 기피하게 된다. 그래서 한국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넘쳐나고, 청년실업자 줄이 길 수밖에 없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서 ‘긴박한’을 삭제해야 해고 쉬워져
 
정규직과보호를 놓고, 노무현 정부부터 현재까지 이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재계는 물론 심지어 정부에서조차 제기되어 왔다. 그것은 근로기준법 제24조 ①항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서 ‘긴박한’을 삭제하고 ‘경영상의 필요’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조항 개정은 가능할까? 어렵다. 이 조항 개정은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국회의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처럼 잘못된 법 도입은 두고두고 국민과 경제를 괴롭힌다는 것을 정치가들은 알아야 한다.
 
OECD 국가들은 정규직과보호가 실업과 비정규직을 늘린다는 사실을 깨닫고 정규직과보호를 완화해 왔다. 정규직 보호가 심한 독일에서 슈뢰더는 해고가 허용되는 기업 ‘5인 이하’를 ‘10인 이하’로 확대함으로써 ‘쉬운 해고’를 통해 실업률을 크게 줄였다. 슈뢰더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네 자칭 대선 후보들은 표를 잃을까 봐 입을 꼭 닫고 있다.
 
주 1)김호정, <4차 산업혁명...네 가자지 키워드 속 사라질 직업들>(조선펍, 2017.2.10.)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2-28 09:13   |  수정일 : 2017-02-2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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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사진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1941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고‧전남대 문리대 영문학과 졸업. 美 하와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 받음.

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나, 미국에서 경제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1979)를 읽고 ‘시장경제’에 빠져들었고, ‘시장경제’ 강의를 대학에서 처음 개설한 교수로 인정받고 있다.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적잖은 논문과 저서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 『대처리즘: 자유시장경제의 위대한 승리』는 마거릿 대처의 삶과 정치를 연구·정리한 중요한 저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자유시장경제가 우리를 잘살게 해준다’는 확신을 갖고, 『좋은 정책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 『성경과 함께 떠나는 시장경제 여행』 등 자유시장경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책들을 30여 권 집필했으며, 지금도 어느 작업실에서 다음 책 집필에 혼신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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