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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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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약에 왜 국가가 개입하나요? 당사자들 합의에 맡기면 안되나요?

글 |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

▲ / photo by 조선DB
노동계약에 왜 국가가 개입해야 하나요? 그냥 사적계약의 원칙에 근거해서 당사자들끼리의 합의에 맡기면 안되나요?
국가가 개입하는 건 폭행, 사기, 강요 등에 의한 억지 계약 즉 공정하고 평등한 계약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조건이 작용하는 경우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4대보험을 적용하건 말건, 연공서열을 적용하건 말건, 임금을 얼마를 주건, 노동시간을 얼마로 하건 그냥 계약 당사자 지들끼리 정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최저임금 1만원 어쩌구 하는데 아니 노동의 종류도 이 세상의 존재하는 인간의 수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 인간의 수보다도 더 다양할 텐데 왜 그걸 국가가 개입해서 얼마를 주라마라 해야 합니까?
 
아닌 말로 한 시간에 1천원 시급의 노동도 존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시장에서 한번 해보면 저런 노동 반드시 나온다고 봅니다. 어느 한쪽이 강요해서 이뤄진 계약이 아닌 바에야 저런 식의 노동계약을 국가가 나서서 방해하고 법적으로 처벌해야 할 이유가 뭡니까?
그런 노동이 있을 리 없다구요? 아, 그럼 그런 계약이 안 나오겠죠. 예단하지 말고 한번 말 그대로 시장에 맡겨보자는 겁니다. 인류가 지금까지 만든 평가 시스템 가운데 시장만큼 정확한 시스템이 있었나요?
 
몇시간 자리에 앉아서 책 읽거나 공부할 수 있고 업무 부담이라면 하루에 대여섯통 걸려오는 전화 받아 응대하는 그런 업무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런 노동이라면,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하는 사람들 가운데 시급 1천원이라도 좋다고 할 사람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개인간의 계약에 맡기면 될 걸 정부가 개입하니까 거대한 관료조직이 필요해지고 그 조직을 운영하는 데 또 어마어마한 세금이 들어갑니다. 비대해진 관료 조직은 인력과 예산 운용에서 무한한 확장 모드에 들어갑니다. 그 반대 방향의 힘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 가령 쿠데타나 또는 외환위기 같은 특이상황 아니면 작동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의 역사는 시장 기능의 작동에 따른 부작용을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시장 기능 자체에 갖가지 제약을 가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어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장 기능의 부작용을 해결하려고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행동은 하나의 부작용을 해결하는 대신 그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심각한 부작용들을 만들어냈다고 봅니다.
 
시장 기능은 원래대로 작동하도록 최대한 보장하되, 그 시장 기능의 극대화로 인해서 파생되는 현상은 그것 자체로 대응하는 식의 접근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시장 기능 자체와 그 파생 효과를 분리해서 대응하자는 겁니다.
 
즉, 노동과 비즈니스 진출 등 기업의 자유도를 극대화하여 효율을 높이고 그에 따른 시장 개선과 사회적 진보의 효과를 누리되 거기서 발생하는 세수를 활용하여 사회적 경쟁의 탈락자들의 최저 생활 수준을 높여가는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이 원칙이 애매해서 기업의 자유를 정부가 직접 제약하는 방식입니다. 이건 결국 자본주의와 시장의 고유한 활력을 떨어뜨리고 만성적인 불황과 시장 왜곡으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결국 모두의 패배, 모두의 고통이 된다고 봅니다.
 
복지를 강화하자는 데 찬성하지만 무작정 지지하기 어려운 것이 저 원칙 즉, 밑바닥 최저수준을 높이는 데 복지의 주안점이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복지 담론이 간과하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정부가 주는 유치원 보조금이 명품 가방 구입에 심지어 유흥주점 출입 등에 쓰이곤 했다는 기사도 나왔죠? 혈세로 지출하는 출산 보조금이 실제 출산률 증가에는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는 보도도 나온 것으로 압니다.
 
실제로는 정부의 시장 개입과 그로 인한 시장 기능 왜곡으로 발생한 현상을 엉뚱하게 공무원이나 관계자 개인들의 도덕적 타락에서 원인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 정부 때문에 발생한 현상을 보다 큰 정부 즉 정부의 개입을 확대 강화해서 해결하자는 식의 접근이 상식화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해외에서 검증된 모델을 수입해 인력과 자금 등 동원 가능한 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이른바 fast follower 전략이죠. 하지만 이 방식은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이 해결 못하는 문제는 해외에서도 특별한 대안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한국의 앞에 가로놓인 가장 심각한 문제가 개념 설계(coneptual design) 능력의 부재라고 얘기되는 게 바로 이런 점을 지적하는 겁니다. 수입해온 모델의 범주를 벗어나는 현상이 발생하는 순간 한국의 지식인들은 대응 능력을 잃고 만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왔던 원칙을 일단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는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노동 문제에서도 무작정 정규직 확대가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이라는 뻔한 상식,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나 주장을 백안시하는 태도부터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단적인 사례를 들자면, 국회 청소 노동자들을 정규직 전환해주고 이것을 엄청난 업적인양, 노동자 친화적이고 흙수저 위하는 결단인 양 포장하는 설레발부터 좀 재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도대체 청소 노동자들을 정규직 그것도 국회 같은 성 안의 일자리로 정규직화해주어야 할 당위성을 저는 전혀 인정 못하겠습니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2-24 10:39   |  수정일 : 2017-02-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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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HOJONG  ( 2017-02-27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0
아직도 우리나라의 고용주(대기업 사주 포함)는 쁘띠부르주아에 머무르고 있다. 천민자본주의이지 아직도...
LEEHOJONG  ( 2017-02-27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1
당신, 남 밑에서 일 안해봤나보다. 당신도 혹시 고용주만했나? 우리나라 악덕, 악질고용주 넘 많다. 선진국들도 노동계약서 쓴다. 우리나라의 사측이나 고용주의 경영개념은 경영을 잘해 이득을 남기려는게 아니라 고용인의 임금을 깎아 이득을 남기려해 문제다. 남 밑에가서 일해보고 얘기해라
박승두  ( 2017-02-26 )  답글보이기 찬성 : 5 반대 : 0
fast follower 전략 때문에 한국의 정책이 표류하는 게 아니라. 선진국들의 정책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박겉핥기로 겉만 베끼기 때문에 정책이 표류하는 거다.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도 좋지만 개입을 꼭 해야 하는 게 있다. 그걸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다.
오태영  ( 2017-02-26 )  답글보이기 찬성 : 10 반대 : 1
공감 합니다. 노동자들이 이유없이 억울한 경우에 정부나 국회가 기댈 언덕이 돼야 하는데, 거꾸로 정부나 국회는 불철주야 사시사철을 노동자들에게 기대야만 존재할 수 있는 현실이 문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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