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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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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글 |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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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 깊어가는 자유한국당 / photo by 뉴시스
경북을 제외하고는 5060까지 더불어 민주당을 찍었다. 보수 정계 폭망의 원인은 결국 민심이 변해서 일어난 것이다. 민심은 왜 변했는가? 자유 한국당, 바른 미래당 등 보수정당들이 잘못해서 그렇게 됐다는 게 천편일률적인 진단들이다. 그야 그렇지. 그렇게 말한다 해도 아니라고 반박하긴 어렵게 되었다. 그렇다면 보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흔히 나오는 말은 “보수가 혁신해야 한다” “새 이념, 새 정책, 새 인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이야 좋다. 그러나 새 이념이란 대체 뭔가? 혁신? 무얼 어떻게 하는 게 혁신인가? 새 인물이라지만 그런 게 어디 준비돼 있나?

 새 이념, 새 정책이란 것을 ‘중도우파-중도-중도좌파’ 쯤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사고(思考)가 있다. 그렇다면 유승민, 안철수는 왜 더 망했나? 정치-안보는 우파, 분배-노동-복지-여성은 ‘진보적’으로 가겠다는 게 바른 미래당 아니었나? 그런데 유권자들은 그들을 무시하고 아예 더불어 민주당으로 넘어가 버렸다. 그들의 길은 대안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사회풍조가 온통 좌(左)로 가는 것 같은 현실은 조직 전문가-선동 전문가들이 만들어내는 군중 소용돌이 정치 때문인 측면이 다분히 있다. 그러나 세태가 그렇다고 해서 자유-우파 리더임을 자임하는 사람들까지도 덩달아 좌파 닮아가기, 좌파 복사해서 붙이기, 강남좌파 하기, 투항주의, 청산주의, 해체주의로 가는 건 속류 기회주의적 처신이다.

 보수 정계 폭망의 원인은 그래서 안보에서든 경제에서든 자유주의-보수주의 노선 자체에 있었다기보다는, 지난 보수 정계 8년 시대와 그 인맥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너무 컸기 때문이라는 게 보다 리얼할 것이다.
 
 실망의 원인으로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전(前) 정권들에 우호적이거나 덜 비판적인 입장에서는 “실수는 있었지만 대단한 건 아니었는데 그걸 죄파와 언론이 한껏 부풀려서 선동해 댄 탓에 국민이 휩쓸려갔다”고 말할 것이다.
   
 반면에 전 정권들에 비판적인 입장에서는 “지난 보수 시대가 보수 발전의 기회를 선용(善用)하기는 고사하고 안일, 태만, 무능, 전투력 결핍으로 낭비한 탓”이라고 말할 것이다.

 비판적이다 못해 보수정파에 대해 완전히 적(敵)의 입장에 선 사람들의 의견은 여기서 굳이 드려다 볼 필요가 없다. 그들은 보수가 잘한다 해도 나쁘다고 할 터이니까.

 이상의 두 관점 중 어느 것을 취하느냐는 각자의 자유다. 아니면 두 입장을 적당히 반죽한 관점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보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해 이렇게 답할 수 없을까?

1. 자유주의-보수주의 철학 자체를 그 어떤 다른 것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보수가 아예 죽어버리자는 것이니 대책이 아니다.

2. ‘1948년의 대한민국’과 6. 25 남침 격퇴, 산업화-근대화 성공에 대한 긍지는 살려야 한다. 자유 시장경제, 기업 활동의 활성화를 통한 복지확대, 원전(原電) 정책, 대의제 민주주의, 법에 의한 지배, 공공질서와 사회기강 확립, 한-미 동맹도 살려야 한다.

3.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사교(邪敎)-신정(神政) 체제의 폭압에 대해서도 투철한 저항으로 임해야 한다.
 
4. 대한민국 내부의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변혁론’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5. 새로운 한반도 평화 체제와 동북아 협력 체제를 위해 적극적인 열린 자세로 임하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강력한 억지력에 기초한 것이어야 한다. 남한체제의 변혁은 주장하면서도 북한의 반(反)인륜적-반(反)인권적 체제의 변혁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자세는 배척돼야 한다. 북한의 주민 생활 향상을 위해서는 북한의 개혁-개방이 전제돼야 한다.

6.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저버리는 보수 수혜자들이 있다면 이는 단호히 척결해야 한다. 각종 부정부패, 인사비리, 권력형 부조리, 각종 갑(甲)질 행태, 대기업의 있을 수 있는 위법-불법과 기업문화의 전근대적-봉건적 유풍(遺風)에 대해선 합리적 개혁-개선이 있어야 한다.

7. 귀족노조에 대해서도 노(no)라고 말해야 한다. 노조는 체제타파 운동보다 권익향상에 전념해야 한다. ‘진보정치’는 정당-사회단체 활동으로 하면 된다.

8. 여성, 취약계층, 청년실업에 대해서는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좌파보다 더 효율적이고 실속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좌파의 ‘베네주엘라-그리스의 길’이 얼마나 취약계층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해야 한다.
 
9. 문화계, 교육계의 반(反)대한민국적 이념편향에 대해서는 블랙리스트가 아닌 정당한 문화전쟁, 사상투쟁, 이론투쟁, 정책-제도 개혁으로 임한다.

10. 이런 모든 혁신을 위해 보수정당의 전투적 재편을 단행한다. 차기 국회에 30~40~50 대 투사-전사들을 진출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물갈이와 세대교체를 추진한다. 70세 이상은 무대에 서거나 지휘부에 서거나 대형(隊形) 앞줄에 서지 말고 초야에서, 뒷전에서, 개인자격으로 응원하고 충언하는 정도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결론 : 결국 자유-보수-우파 혁신이란 도덕성 강화, 전투력-투쟁력 강화, 투철한 대힌민국 긍지사관(矜持史觀) 견지, 세대교체, 리더십 교체, 보수정치인의 교양수준 향상, 문화주의적 접근, 선전-홍보 기능 강화, 자체 교육기능 강화, 시민운동과의 병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가 과연 이런 과제들을 리드할 것인가? 할 일은 태산인데 일꾼은 없구나.

蛇足: 혹시....이건 어디까지나 사견이다. 자유한국당의 현지도부는 총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가되, 심재철, 김문수, 김진태, 전희경(더하기 그들과 비슷한 원외인사)으로  비대위를 만들면 안 되나? 필자는 잘 모른다. 질문으로 던질 뿐이다. '아니면 말고'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6-18 11:26   |  수정일 : 2018-06-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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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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