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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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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스템도 길들이지 못하는 트럼프

글 | 강인선 조선일보 워싱턴지국장

▲ / photo by 뉴시스
한국이 역동적이라고 해서 ‘다이내믹(dynamic) 코리아’라고 한다. 그에 비하면 밋밋하게 돌아가는 미국은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예전의 미국이 아니라 ‘드라마틱(dramatic) 미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생각하면 두 개의 단어가 떠오른다. ‘반전’과 ‘반격’이다. 보통 사람들이 예상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과감하게 방향을 틀고, 자신이 비난이나 공격을 당하면 더 세게 받아친다. 그는 그렇게 성공해왔고 살아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요즘 말로 ‘멘탈 갑’이다. 과감한 결정을 할 때나 그것을 번복할 때나 너무 당당하다. ‘지도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든지, ‘국민 여론을 의식해 조심한다’든지 하는 상식적인 대통령학은 트럼프에게 통하지 않는다.
   
   트럼프 취임 후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미국의 시스템이 그를 좀 더 전통적이고 대통령다운 모습으로 서서히 변화시켜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강력하고 안정적이라는 미국의 시스템도 트럼프를 길들이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미국의 시스템에 익숙한 전통적 엘리트들이 트럼프 스타일에 적응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새벽부터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트위터로 날리는 트럼프는 어떤 의미에서 극도로 투명한 대통령이다. 마음속의 생각을 그때그때 내보여준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예측불허이다. 덕분에 5월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정신없이 흘러갔다. 지난 3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수락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더니, 두 달 반 후엔 전격 취소한다고 해 세상을 뒤집어놓았다. 그러더니 하루도 못 가서 다시 할 수도 있다고 해서 또 한 번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6월 12일 미·북 정상회담이 기정사실화됐지만 워싱턴 기자들은 ‘잠정적으로’ 그렇다고 받아들인다. ‘혹시 모른다’라는 마음의 보험을 들어두는 것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마주 앉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 안전하다. 그의 책 ‘거래의 기술’은 협상가 트럼프의 면면을 짐작게 해주는 자료이다. 트럼프는 이 책에서 자신이 “아주 느슨하게 사업을 하는 편”이라고 했다. “일일이 스케줄을 잡아두려고 애쓰는 편도 아니다”라고 한다. 실제로 그래 보인다.
   
   트럼프는 무엇보다 ‘현재’를 중시한다. 과거로부터 배우려고 노력은 하지만 “현재에 모든 초점을 맞춤으로써 미래를 계획한다”는 것이다. 미·북 협상 역시 참모들이 최대한 준비하되 협상장에 들어가서는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재량을 한껏 안고 들어갈 것이다. 그 순간의 판단에 충실한 게 트럼프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일을 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은 “거칠게 나갈 필요가 있을 때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하면 협박도 하고 과감하게 밀어붙인다. 취임 후 지금까지 북한 정책은 물론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이런 식으로 해왔다.
   
   일찍이 사업에 눈뜬 트럼프는 이렇게 쓴다. “난 좀 여유 있게 산다고 해서 만족하지는 않았다. 뭔가 기념비적인 건물, 큰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는 건물을 짓고 싶었다.” 트럼프가 미·북 정상회담이란 승부수를 던지기까지는 아마 이런 마음의 행로도 거쳤을 것이다.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역사적 성공을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두 주 안에 또는 그 후에 또 다른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트럼프니까.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6-05 09:09   |  수정일 : 2018-06-0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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