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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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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을 북한에 주둔시키는 '체제보장' 어떤가?

글 |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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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to by 뉴시스
김정은의 최대관심사는 이른바 ‘체제보장’이다. 그러나 정작 체제보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한 마디로 김정은 체제 또는 김가네 족벌-세습 사교(邪敎)체제의 영구화를 보장해달라는 소리다.

 이 체제는 사회주의-공산주의와도 무관하고 북한인민과도 무관하고 북한 엘리트와도 무관하며 북한의 번영은 물론 북한이란 지역의 최소한의 인간조건(human minimum=기본적 인권과 일정 수준의 생활수준 등)과도 무관한, 순전히 김가네 1족만의, 1족만을 위한, 1족만에 의한 사적(私的) 권력을 말한다. 미국더러 이걸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자주’라더니 ‘자주’는 고사하고 숭미(崇美)-사대(事大)도 이만저만한 정도가 아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결국은 주한미군 철수, 미국의 핵우산 철거, 한-미 연합훈련 영구중단, 미국 전략자산 퇴거, 같은 것들이다. 대한민국의 안전장치 해체 즉 한-미 동맹 사멸(死滅)을 요구하는 셈이다. 이에 미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버웰 벨 전(前)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국이 철수를 요구하면 주한미군은 한국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미국의 소리’ 방송에 의하면 “벨 전 사령관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주한미군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거듭 도마 위에 오르는 것과 관련해, 주한미군은 한국 정부와 국민이 환영하고 필요로 할 때만 주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벨 전 사령관의 말이 미국정부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아닐지라도, 미국의 여론지도층이 주한미군 문제와 한-미 동맹의 현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살피는 데 하나의 무시할 못할 지표가 되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벨 전 사령관의 이런 견해는 “주한미군은 한국 정부가 요구하면 철수해야 한다”고 한 문정인 청와대 특보의 주장과 역설적으로 일치한다. 이런 정세는 한국의 자유민주 진영 또는 대한민국 진영엔 심각한 위험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김정은에게도 취약점은 있다. 그는 누구보다도 이 약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두 번째로 만났을 때 “미국이 우리체제를 보장하겠느냐?”고 물었다지 않는가? 그는 불안하다. 그가 무엇을 그렇게 염려하는 것일까? 바로, 개성특구 식 개방이긴 해도 어쨌든 서방세계와 남쪽의 자본이 들어가고 물류가 활성화되고 인적 접촉과 이동이 빈번해지면 질수록 정보의 내밀한 유통은 더 활발해질 것이다. 이럴 경우 북한주민과 엘리트의 외부세계 인식은 더 폭넓어질 것이다. 이건 김정은 신정(神政) 체제엔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갈 것이다.

 김정은이 가장 우려하는 건 그것-즉 북한주민의 눈과 귀가 열리는 것, 그래서 그들의 두뇌가 열리고 의식과 인식의 지평이 갈수록 더 열리고 넓어지는 것이다. 주민의 이런 각성과 오웰리안 체제(조지 오웰의 소설 ‘1984가 그린 감시-통제-병영 체제)는 양립할 수 없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부자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부자세상과 쇄국-독재는 양립하기 어렵다. 김정은은 이걸 잘 안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이런 상태가 올 것임을 우려하면서도 과연 개방 비슷한 것을 할 수 있을까? 단정적인 결론은 이 글에선 유보하기로 한다. 그러나 김정은에게 한 가지 묘수 중 묘수를 일러줄 터이니 필자의 귀엣말 좀 들어보기 바란다.

 “쉿, 조용조용, 이건 맨입으로 해줄 말이 아닌데, 인민이 들고일어날 때 '체제보장'을 해달라고 남한에 있는 미군을 평양 근교로 옮겨달라면 어떨까? 말만 잘하면 혹시 누가 알아, 들어줄지. 미국은 영토적 야심이 없어. 그리고 중국에 너무 기대지 마, 그치들 아주 못됐어, 더군다나 북한엔 반미 홍위병 떨거지들이 광화문 광장이 제멋대로 쏟아져나올 염려도 없잖아? 북한은 시장경제로 가고 남한은 민족-민중혁명으로 가고(이미 그길로 들어섰지만), 이렇게 바꿔치면 피차 뭘 좀 더 배우지 않갔어?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5-30 18:19   |  수정일 : 2018-05-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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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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