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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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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고소, 고발이 많은 이유

글 | 박상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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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고소, 고발이 많은 나라다.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 몇 십배 이상 많다고 한다. 인터넷, 모바일 등을 통한 범죄가 급증하다 보니 더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에 편승해 수사를 해야하는 경찰, 검찰의 숫자도 늘어나고, 판결을 하는 법관도 늘어날 것이다.
 
고소, 고발 중에는 민사성 고소, 고발도 많다. 돈을 빌려주었는데 갚지 않고 도망간 경우도 많고, 물건을 보내주었는데 돈을 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돈을 받는 게 목적이니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라고 고소장 자체를 반려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소인들은 경찰, 검찰에서 고소사건을 처리해 주기를 바란다. 심지어 단순 차용금 미변제 사건도 차용금 편취 사건으로 둔갑하여 경찰, 검찰에 고소를 제기한다. 경찰에서 고소장을 반려해도 검찰에서 수사를 직접 해 달라고 검찰에 제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수사지휘라는 명목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내려 보낸다. 고소 민원인은 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는데 검찰이 수사하지 않고 경찰에서 수사하느냐고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렇게 민사성 고소사건이 많은 데는 원인이 있다. 법원에 제기하려고 해도 피고(예컨대 돈 떼먹고 도주한 사람)의 주소지나 연락처를 잘 모른다. 청구금액인 돈의 액수에 따라 인지대의 금액이 비례하여 돈이 없으면 소송도 못한다. 피고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출석을 기피하고 항소, 상고 등으로 시간을 끌고 그 기간 동안 재산을 빼돌리면 판결문을 받아도 집행이 안 돼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변호사를 선임해도 변호사 비용을 공제하면 승소해도 남는 것이 없다.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가 대부분 입증책임을 지니 증거가 없으면 승소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돈도 안 들고 증거도 수집해 주고, 피고 소재지도 찾아주는 경찰, 검찰의 고소를 선호한다. 더구나 형사사건의 경우 수사관이 사실 규명 차원에서 증거를 수집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피고소인의 소재지도 경찰이 찾아주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기피하고 안 나오면 수배까지 시켜준다. 어찌 보면 경찰이 국민이 할 수 있는 서비스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에 민사성 고소사건은 반려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고소인을 설득하여 반려하면 성과평가에 반영도 해 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경찰이 반려한 고소장을 다시 검찰에 접수시켜 검찰에서 내려온다는 사실이다. 그럴 바에야 반려하지 말고 접수하여 조사를 하는 것이 좋다. 민사성 고소사건은 무혐의 처분이 나면 고소인을 무고죄로 입건하는 것을 검토, 고소를 신중히 하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무고죄로 입건되는 고소인이 많지 않다.
 
고소인의 고소 제기 목적은 피고소인에 대한 처벌도 있지만 경찰과 검찰에서 피해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중재조정해 달라는 의미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서민들의 각종 분쟁, 조정, 갈등에 대한 중재조정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갈등 문제를 형사 사건화하여 경찰, 검찰에서 중재조정을 해주기를 바란다.
특히 사회적 약자 층의 경우에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보다는 피해 배상을 경찰에서 중재조정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렇게 해주면 변호사 비용, 감정비용, 증거수집 비용 등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인터넷, 모바일을 통한 명예훼손, 모욕 등의 고소, 진정도 많다. 이들 사건의 경우에는 처벌에 비해 수사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주로 벌금형, 기소유예 등을 처벌되는 것에 비해 출장비 등 수사비와 인력이 많이 든다.
 
한편 대한민국 법령 규정을 보면 획일적으로 모든 법률에 형벌이 있다. 양벌 규정의 경우에는 기업체도 처벌이 된다. 처벌 규정으로 형벌을 규정해놓아야 법 집행력이 담보된다고 믿기 때문인 것 같다.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행정 법규 위반인 경우 지자체 등 각 기관에서 고발을 한다. 기관 감찰조사 결과 혐의를 밝혀내지 못하는 경우에도 또다시 수사의뢰를 한다. 내부 조직에서 불이익을 받으면 내부 고발자도 많아진다.
 
심지어 신고보상금을 노린 파파라치 학원도 성업 중이다. 과거 학원비 등 사교육비용이 높아지자 정부는 불법 과외 단속을 빌미로 신고보상금을 대폭 늘렸다. 신고보상금 고발을 확산시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사회와 조직 간에 불신과 감시 풍토가 조장이 된다.
 
이런 사회나 나라는 결코 좋은 나라가 아니다. 방송, 신문 보도에 매일 경찰, 검찰의 수사가 등장하고 체포, 검거, 압수수색의 모습이 등장하는 나라는 결코 좋은 나라가 아니다. 경찰, 검찰이 많아지고 법관이 늘어나고 구치소, 교도소가 과밀화되는 우리가 원하는 나라가 아니다. 로스쿨 지원자가 많아지고 검사를 선호하고 인력이 늘어나는 나라는 보기 좋지 않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5-23 17:25   |  수정일 : 2018-05-2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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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융 변호사

1965년생. 고려대 법학과 졸업 / 제29회 사법시험 합격,
1993년 특채로 경찰에 입문, 경찰청 마약·지능범죄수사과장, 경기지방청 수사과장,
서울 양천·평택·동두천·김포·대전중부·논산경찰서 등 서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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