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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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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남한 운동권'에 밀리는 대한민국

글 |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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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to by 조선DB
 김정은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우리 대북 특사들에게 피력했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였다. 필자는 이와 관련해 탈북 외교관 고영환 씨와 북한문제 전문가 손광주 씨의 의견을 물었다. 그 분들의 관점은 주관적 낙관론에도, 성급한 비관론에도 기울지 않은 담담한 객관적 분석이었다. 필자는 그분들보다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해왔다.
 
 주관적 낙관론이란, 트럼프의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해 줄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확고하고도 단정적으로 믿어 의심치 않은 그간의 우파 일각의 낙관론을 말한다. 반면에 성급한 비관론이란, 트럼프의 미국이든 누구의 미국이든, 미국이 김정은과 결국은 반(半)타작 타협을 할 것이란 불안한 전망을 말한다. 김정은이 핵 동결을 하고 ICBM 개발을 중단하면 미국이 미-북 평화협정을 체결해주고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한반도를 중국 영향권에 내줄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예컨대 그런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시점에서 이상의 낙관론과 비관론은 이렇게 종합적으로 교정될 수도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한 것은 나중에야 어찌 되든 일단 한 번 만나서 각자의 말을 들어보고 물어보고 확인하해보자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이런 관점을 취한다면 북한 핵은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는 트럼프의 전제조건은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이 이에 대해 끝내 부정적이면 트럼프는 다시 대화론에서 강경론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본다면 트럼프든 김정은이든 아직은 둘 다 탐색 단계에 머물러 있지, 결론을 낸 상태는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결론이 어찌 날지는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그러나 비관적으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김정은은 어쨌든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남한의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변혁운동권’은 남한정치의 헤게모니를 계속 쥐게 되었다. 이건 정상회담 발표 후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60%대에서 다시 70%로 올라간 것에 단적으로 드러났다. 이 추세라면 오는 지방선거에서 여권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기도 한다. 우파 정파는 계속 뒤로 처지는 형국이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는 그래서 북한의 주체사상 집단과 남한의 ‘NL(민족해방) 변혁 운동권’의 합작 세(勢)가 한반도 정치의 대세로 계속 이어질 기세다. 1948년에 세워진 대한민국은 바람 앞 등잔불처럼 위태로워질 수 있다. 2(평양+남한 좌파) 대 1(남한 우파)이기 때문이다.

 1948년에 대한민국이 세워질 무렵에도 남한의 좌우합작 파들은 평양에 우~ 몰려가 대한민국 수립에 반대하면서, 남북협상이란 것을 해보려고 했다가 아무 것도 건진 것 없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공작에 실컷 이용만 당하고 끝났다.

 그 때 이승만 박사 같은 걸출한 리더가 없었더라면 ‘평양+남한 합작파’의 대세 만들기에 좀처럼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이승만 박사의 그런 강인한 리더십은 6. 25 남침 때까지 이어져 한-미 동맹을 이끌어내고야 말았다. 한-미 동맹은 그 후 오늘날까지 대한민국 안보의 초석 노릇을 해왔다.

 그 한-미 동맹이 이제, 있으나 마니 한 것으로 퇴색하고 있다. 국방장관이란 사람이 “한-미 훈련 때 미군의 전략자산이 안 와도 된다”고 할 정도면 말 다 하지 않았나? 미국 역시 그런 한국에 정나미가 떨어졌을 것이다. 미국 아니라 그 어떤 나라든 이런 한국을 왜 친구로 여기겠는가? 더군다나 지금은 ‘평양+남한 합작파’를 이길 만한 제2의 이승만 리더십도 없다.

 그 어떤 기적이 아니고서는 ‘1948년의 대한민국’의 쇠퇴 추세는 돌이키기 힘들게 생겼다. 기적? 기적은 정성(精誠)과 절실함에게 주어지는 하늘의 선물이다. 지금의 한국 민심엔 그런 정성과 절실함조차 보이지 않는다. 리더도 없고 민심도 한 눈 팔고-그럼 가는 거지 뭐.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3-12 08:49   |  수정일 : 2018-03-1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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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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