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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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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때 짝궁이던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에게 깨끗한 물을 보냈더니...

“너 나한테 왜 물을 보냈어? 물 먹으라는 거야? 무슨 의미야?”

글 | 엄상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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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 photo by 조선DB
 몇 년 전 고교 선배의 초청으로 스파게티를 잘 만든다는 안국동의 이태리 식당을 간 적이 있었다. 그 선배의 경력이 화려했다. 고위 경제관료에 대통령 경제수석도 지냈다. 금융그룹의 회장도 지내고 그 경력으로 은행연합회 회장으로 있었다. 더러 조선일보의 메인 컬럼을 통해 그의 글을 봤다. 선배라고는 하지만 나이는 나보다 한 살 많았다. 그 자리에는 현대그룹에 오래 다니던 친구도 같이 초대를 받았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모임은 아니었다. 그냥 만나서 세상 살아가는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장소였다. 선배가 성냥갑만한 작은 상자에 든 USB를 선물로 주면서 말했다.
  
  “나는 수집이 취미야. 학교 다닐 때는 우표를 모았지. 더러는 여러 종류의 나무 씨를 구해다가 화분에 심고 나무가 올라가는 걸 보면 그게 보기에 좋았어. 경제 관료를 하면서도 잠시라도 시간을 내어 카메라를 들고 야외로 나가 들꽃을 찍었어. 그렇게 찍은 들꽃사진 2만 장으로 전시회도 했다니까. 이 USB 안에 내가 찍은 들꽃사진이 들어있어. 이걸 전자액자나 TV에 연결하면 모니터에 계속 예쁜 들꽃이 나와.”
  
  옆에 있던 고교 동기인 친구가 입을 열었다.
  “나도 옛날 사진첩에 있던 사진들을 스캔해서 전자액자에 넣어두니까 보기가 좋아. 거기다 음악까지 삽입했어.”
  
  앞서가는 선배와 친구였다. 이제는 들꽃도 추억도 책갈피가 아닌 전자액자를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세상이 됐다. 파스타와 와인이 나오고 우리는 와인글래스를 부딪치며 세상 얘기를 시작했다. 경제계를 모르는 나는 선배와 친구의 말들을 수업중인 모범생처럼 열심히 들을 뿐이었다. 그 자리에 온 고교 동기인 친구는 현대그룹을 다닐 때 이명박 사장을 오랫동안 모셨다고 했다. 그가 대통령 경제수석을 한 선배에게 말했다.
  
  “내가 오랫동안 이명박 사장님을 모셔봤잖아? 이명박 사장님은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짝짝인데 자존심이 상하거나 화가 나면 오른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져. 내가 그런 때는 조심하라고 선배에게 말했는데도 바른 말 막 하니까 8개월 만에 경제수석에서 쫓겨났잖아? 이명박 대통령도 나름 실물경제에 대해서는 자부심이 있는 분인데 언짢았을 거야.”
  “그래도 명색이 경제수석인데 안 듣더라도 할 말은 해야잖아?”
  
  선배의 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들이 목이 잘릴 생각을 하고 해야 할 말을 다 했다면 그렇게 대통령이 무참하게 감옥에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은행연합회 회장이고 전에 은행그룹 회장을 해서 그런지 그들의 대화는 은행에 관한 얘기부터 시작됐다.
  
  “은행도 기업이고 수익을 내야 하는 거야.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는 이익이 나도 가만히 있는데 은행이 돈을 벌면 그 꼴을 보지 못하는 거야. 은행수입은 대출이자와 수수료인데 우리 현실은 어떨까? 길거리에 흔히 보이는 현금인출기를 예로 들어볼까? 그 자리를 빌려 쓰는 임대료를 내야지, 또 현찰뭉치를 거기 두니까 그걸 경비하는 인건비가 들어가지, 그런데 수수료를 받으려고 하면 온통 여기저기서 난리야. 그러니까 한 대당 월 80만 원 정도의 손해가 나는 거야. 대출이자만 해도 그래.
  현대자동차의 경우를 보면 1996년부터 한국에는 공장을 하나도 짓지 않았어. 16개의 공장을 모두 외국에다 만들었지. 은행도 한국의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 모두 외국의 은행에서 빌려 썼어. 한국의 은행들은 그나마 이자수익도 모두 외국은행에 뺏긴 거지. 은행의 가치가 형편없으니까 외국자본이 들어와 먹어 버렸어. 국민은행도 주식의 83%가 외국 소유야. 국민은행이 국민의 것이 아니지. 우리은행은 광고에 ‘우리나라 우리은행’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우리 게 아니고. 그게 우리 은행들의 현 실정이지.”
  
  모든 중소기업들이나 개인들이 빌려 쓰는 자금들이 은행에 목줄을 걸고 있다. 그 돈줄을 외국인들이 쥐고 있다는 얘기였다. 선배가 말을 계속했다.
  
  “은행이 망한 건 관치금융 때문에 그런 거야. 위에서 어디 얼마를 대출해 줘라 명령한 바로 그것 때문에 은행들이 쓰러지고 합병하고 그랬지. 망한 대농이나 기아 이런데 자금을 줬다가 은행권이 작살이 난 거지. 급하니까 은행통폐합을 했는데 그러러면 수만 명을 구조조정을 해서 목을 잘라야 했어. 정부에서 공적자금을 투자해서 은행권을 살렸지. 그 댓가로 예보에서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 그 주가를 자꾸 올려야 국부가 늘어나는데 그걸 하지 않아.”
  
  관치 금융 하니까 내가 변호를 했던 한 은행장이 떠올랐다. 은행 통폐합 당시 그의 은행이 다른 지방은행과 함께 폐지대상으로 지적됐다. 행원으로 들어와 평생 노력한 끝에 행장이 된 그는 은행과 직원들을 살리려고 목숨을 걸고 뛰었다.
  
  그는 은행장의 고통에 대해 내게 모든 걸 털어놓았다. 은행장의 인사는 재경부장관과 청와대가 장악하고 있다고 했다. 능력과 경력이 있다고 행장이 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은행장 임기 3년을 할 거면 30억 원을 뇌물로 가져다 바쳐야 한다고 했다. 20억을 가져다 바친 행장은 2년 만에 정확히 인사조치 통보가 왔다고 했다. 잔금을 내라는 지시라고 그는 말해 주었다.
  
  인사권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권이나 경제 관료나 청와대에서 대출을 해주라고 명령이 내려오면 불량채권인 걸 알고도 돈을 대출해 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뿐이 아니라고 했다. 그 지역에서 출마하는 여권인사가 있으면 전 행원을 동원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자금도 대야 했다고 했다. 선거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지점별로 은밀히 자금을 할당해서 그걸 모아서 쓴다고 그는 변호사인 내게 털어놓았다. 은행의 폐지를 막기 위해 그는 거액의 뇌물을 만들어 대통령 측근인사를 통해 대통령에게까지 상납했다. 그런데 은행이 폐지된 것이다.
  
  청탁을 받은 대통령의 측근은 그가 받은 뇌물을 은행장에게 반환했다. 그러면서 또 불만이었다. 일이 안됐으면 대통령도 뇌물을 토해내야 하는데 국가와 민족을 위해 쓰라고 한 돈이었다고 하면서 꿀꺽하고 시치미를 뗀다는 것이었다. 대통령의 측근은 자기가 돈을 만들어 대신 반환하면서 내게 얘기해 주었었다. 그렇게 부정부패는 최고층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그 은행장이 감옥 안에서 죽었다는 걸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 스트레스와 원한을 이기지 못하고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에둘러 한 주간지에 약간 언급했다. 그의 가족이 놀라서 연락했다. 살아있는 권력에게 겁을 먹은 것 같았다. 나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렀다. 뇌물을 먹은 그 당시 대통령도 죽고 그 다음 대통령도 뇌물죄로 조사받고 바위에서 떨어져 자살하고 그 다음 대통령도 뇌물죄로 수사가 시시각각 조여오는 상황이고 그 다음 대통령은 뇌물죄로 지금 일 년간 감옥에 갇혀 재판을 받고 있다.
  
  요즈음도 금융권 고위급의 인사에 청와대 정책실장의 영향력이 미친다는 소문이 들린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고 두 달 정도 됐을 때 나는 속리산에서 뽑은 대한민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물이라는 ‘나처럼’이라는 물을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에게 보냈다. 고등학교 시절 은사가 퇴직 후 평생을 바쳐 만든 물이었다. 정직한 선생님의 깨끗한 물이었다. 물을 받은 청와대 정책실장에게서 나의 핸드폰으로 연락이 왔다.
  
  “너 나한테 왜 물을 보냈어? 물 먹으라는 거야? 무슨 의미야?”
  그의 말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나의 짝이기도 했다. 청와대로 가기 전에 몇 년에 한 번쯤은 만나 밥을 먹기도 했었다.
  
  “아니 깨끗한 물 먹고 일 깨끗하게 잘하라는 의미야.”
  “그러면 그렇겠지, 내가 한 말도 농담이야.”
  
  이제 대한민국 대통령들이 깨끗해졌으면 좋겠다. 그 측근들도 청렴하고 바른 말을 하는 참모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2-22 09:33   |  수정일 : 2018-02-2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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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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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웅  ( 2018-02-23 )  답글보이기 찬성 : 11 반대 : 2
얼마전 장하성청와대 정책실장이라는 자가 시중에 구멍가게를 다니며 최저임금인상이 어쩌구, 정부지원금이 어떻타고 다닌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그 기사를 보고 느낀 인상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 이웃 일본은 새로운 경제수석의 정책으로 20년의 불경기를 청산하고 100%가 넘는 고용을 달성하였다는데 저러고 다니면 우리도 이불안한 실업사태를 해결 할 수 있을까? 나같은 졸부도 그 비싼 국고를 낭비하며 하는 짓거리가 가관이고 한심하다는 생각이드니 !!. 김재익씨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이유는 무얼까?
김기형  ( 2018-02-23 )  답글보이기 찬성 : 9 반대 : 0
헛 소리 하지말고 꿈 깨라는 말 밖에,
이기영  ( 2018-02-23 )  답글보이기 찬성 : 27 반대 : 3
김대중이가 역시 뇌물먹은거군요. 지금 우리나라 은행의 주인이 외국자본이된것도 김대중이와 이헌재 강봉균때문이지요 또 그때 사라진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의 고용인원이 전부합치면 70만∼100만 정도입니다 지금 실업자수 만큼이지요. 이제 문재인과 장하성이가 이어받아 2배쯤 더 망쳐놓을겁니다. 동창생 잘못두셔서 안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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