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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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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위안부 후속 처리...일본은 전혀 손해볼 것이 없게 된 이유는?

<필자 동의를 얻어 페이스북 포스팅을 전재한 것입니다.>

글 | 신상목 전 외교관/일식당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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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일본정부에 재협상을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본이 화해치유재단에 출연한 돈 10억엔도 우리 돈으로 충당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했지 합의 이행한다고 한 적 없다. 그러니 일본이 엿먹은거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 궤변이 어디에서 통할 것이라는 발상이 섬뜻하다.
 
내가 보기에 일본은 손해볼 것이 전혀 없다. 10억엔 돌려주고 말고 어쩌구는 일본의 관심사가 전혀 아니다. 재단을 존치시키건 해산시키건 일본한테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일본이 위안부 합의를 통해 얻고자 한 최중요 목표는 더 이상 한국 정부가 정부간 어젠다로서 위안부 문제를 일본에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잊은 것이 있는데,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대일외교의 핵심 어젠다로 잡은 것은 정부가 원했던 것이 아니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 정부 때에도 위안부 문제를 내세운 적이 없다. 노 대통령은 취임 초기 과거사 문제를 임기 중 거론하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했다. 그러던 것이 상황이 일변한 것은 헌법재판소에서 부작위 위헌이라는 결정이 내려지면서부터이다.
 
한일협정과의 관계에서 해결이 안된 사항이라고 정부가 유권해석을 했고, 일본이 그를 부인하는 상황은 한일협정 해석에 분쟁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그 해석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외교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취지이다. 헌재가 행정부의 외교적 판단까지 간섭한 행위를 나로서는 수긍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어쨌거나 정부는 위헌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일본에 위안부 문제를 외교 문제로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일본에 외교문제로 제기하더라도 대일관계 관리를 염두에 두면서 강약과 속도를 조절해야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때 위안부 몰빵 외교를 하면서 한일관계가 완전히 마비 상태에 빠진 것이었다. 그래서 일본이 60년간 지켜온 한일협정으로 모두 최종적으로 해결했다는 원칙을 꺾고 합의를 한 것은 사실은 매우 의미 있는 변화였던 것이다.
 
일본이 전후 기초가 되는 입장을 바꾸면서까지 합의에 응한 이유는 딱 하나이다. 한국 정부가 더 이상 위안부 문제를 정부간 이슈로 제기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게 일본에게는 합의의 목적이고 알파이고 오메가이다. 그리고 그 합의에 기초해서 외교공관 앞 소녀상 문제를 한국 정부에 제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 덤이었다.
 
한국 정부가 지원금을 자기 예산으로 지급하건 재단을 해산하건 일본측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일본은 합의 상의 의무를 다 이행했기 때문이다. 대신 자신들의 의무 이행을 근거로 한국측이 이 문제를 다시는 제기하지 않을 것을 한국의 의무로 규정하고 그 이행을 요구한다. 한국 정부가 합의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했지, 언제 합의 이행한다고 했냐? 와 같은 어리석은 발상으로 정신승리하며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론을 내리면, 한국 정부는 위안부 합의를 부정하지 않으려면 일본에 대해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면 안된다.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그렇게 하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일본은 이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정부간 이슈로 위안부 문제만 제기되지 않으면 된다. 다만 소녀상 문제는 일본도 어물쩍 넘어갔기 때문에 합의를 근거로 더 강하게 요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그것은 통한이다.
 
현 정권은 전 정권의 위안부 합의로 헌재 결정의 족쇄를 풀었다. 정부가 최소한 부작위 위헌 소리는 안들어도 된다. 족쇄가 풀린 현 정권은 위안부 문제로 얼마나 일본과 대립각을 세울 용의가 있는가?
 
글쎄... 일본에서는 더 이상 나올게 없다. 박근혜 정권 합의보다 진전된 합의는 불가능하다. 잘하면 평생 평행선이고 잘못하면 양국관계는 관리불가이다. 예전부터 남북관계를 생각할 때, 일본을 거의 유일한 공짜 돈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여정부에 있었다. 실제 일북수교 등은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이기도 하다. 지금 정권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정권 잡기 전과 잡고 난 후의 상황 변화를 관리하려는 것인데 그렇게 맘대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것만이 진리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1-10 13:14   |  수정일 : 2018-01-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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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목 전 외교관/일식당 운영

1996년 제 30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에 근무하며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핵안보정상회의 의전과장 등 주요보직을 역임했다. 2012년 일식 우동에 반해 외무부를 퇴직하고 현재 기리야마 우동집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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