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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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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간의 균형자로 변모하는 일본...일본의 족쇄를 풀어주는 한국

글 | 신상목 전 외교관/일식당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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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제정치학자 헌팅턴은 일본이 동맹외교를 기조로 하면서도 한 번도 '균형자(balancer)'로서의 동맹을 맺어본 적이 없으며 늘 '무임승차자(bandwagoner)', 즉 그때 그때 가장 강력한 세력과 제휴하여 반사적 이익을 취하는 행태를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요즘 일본에서는 미일동맹의 성격에 대해 많은 재고(re-thinking) 논의가 있다. 그 가운데 대세를 이루는 것은 미일동맹이 단지 일본의 안보를 미국에 위탁하는 것이 아니며, 슈퍼파워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균형자(balancer)'로서 성격이 변모하였으며, 이는 일본 안보태세의 근본적 성격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안보태세의 성격 변화라는 것은 일본의 동맹 내에서의 역할 재정의, 그를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 능력 개편을 의미한다. 미국의 적극적 후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이러한 동맹 재조명 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고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은 한 가지 약점이 있다. 과거사 문제이다. 미국으로서는 동맹의 또 다른 바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과의 관계를 일본이 잘 관리해주기를 희망한다. 일본 또한 한국의 블레싱까지는 아니라도 묵시적 동의 정도는 확보하고 싶어했다. 미일 모두 중국 견제가 목적이므로 세 확보 차원에서 한국을 같은 테두리로 묶고 싶어하는 데에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그것이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있어 최소한 한국의 요구에 응하는 모습을 보여온 이유이다. 그렇지 않다면 일본이 먼저 애가 달아서 협의를 요청해 오고 대화를 희망할 이유가 없다.
 
한국이 정말로 균형자를 희망한다면 그러한 미일의 이해관계의 회계장부 속에서 운신의 여지가 있다. 흑자 사업으로 살릴 수 있다는 가망이 있어야 계속적인 회계관리(book keeping)의 유인이 있는 것이다. 더 이상 가망이 없는 사업은 결손으로 처리하고, 그에 투입될 자원을 리그룹핑하여 그를 만회할 다른 사업에 노력과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이 수순이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일동맹과 일본의 역내 안보 역할에 대한 재정의가 한국의 양해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한국이 그를 공동의 이해관계로 받아들일 것인지가 관심사인 상황 속에서 그러한 가망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 최근 한국의 외교행보이다. 어쩔 수 없다기보다는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메시지라고까지 해석되는 행보들이다.
 
미, 중, 일을 향해 발신되고 접수되는 한국의 모든 메시지가 미일 외교안보 담당자들에 의해 캐치되고 분석되었을 것이다. 아마 그들의 회계장부는 점점 붉은 펜을 들어 최종결산 두 줄을 긋고 챕터를 마감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
 
뭐 한국은 독립국이니까 미일이 어떻게 생각하건 무엇을 바라건 하고싶은대로 할 권리가 있다. 다만, 한 쪽에 꿈도 꾸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균형자 운운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중국에 대해서도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중국 견제 세력의 후원을 한국이 굳건히 확보할 수 있을 때이지, 중국견제 세력으로부터 소외되어 있을 때가 아니다.
 
한국 챕터를 회계장부에서 결손 처리한 미일은 무엇으로 그 결손을 보충하려 할 것인가? 그것은 뻔한 것이다. 일본 국내적으로 반발이 심해 진행시키지 못하던 난제의 족쇄를 풀어주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이 될 것이다.
 
감정이라는 것은 한국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는 중국이 한반도 미래의 평화와 번영에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지지를 받으며 민주적으로 집권하고 있기에 (앞으로도 상당 시간 집권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미일은 더욱 결속을 요구받을 것이고, 두 대국은 그를 기꺼이 추진해 나갈 것이다. 한국이 뭐라 그러건 어떠한 입장이건 부담을 느끼지도 않을 것이니, 그 속도와 폭은 기존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너따로 나따로의 세계가 되는 것이다.
 
그런 시대에 살게 되는 한국인들은 진정으로 한국의 국익이 증진되고 국민의 삶이 나아지고 더욱 안전한 한반도에서 살고 있다고 느끼게 될까?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8-01-02 10:57   |  수정일 : 2018-01-0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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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목 전 외교관/일식당 운영

1996년 제 30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에 근무하며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핵안보정상회의 의전과장 등 주요보직을 역임했다. 2012년 일식 우동에 반해 외무부를 퇴직하고 현재 기리야마 우동집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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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에  ( 2018-01-03 )  답글보이기 찬성 : 0 반대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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