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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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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미동맹을 지켜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글 | 이동훈 주간조선 기자

▲ ▲ 1960년 6월 대만을 방문한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장제스 총통과 함께 타이베이에서 카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한동안 ‘철수의 달인’이란 별명을 갖고 있었습니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했고,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당시 후보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하고 철수했습니다. 안철수 대표가 한국 정치에서 ‘철수의 달인’이라면 국제무대에서 진정한 철수의 달인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입니다. 1972년 상하이코뮈니케 체결로 대만에서 미군 철수를 처음으로 명문화했고, 1973년에는 파리평화협정 체결로 남베트남에서 미군을 철수시켰습니다. 안철수의 철수가 정치인 한 명의 입지를 좌우하는 데 그쳤다면, 키신저의 철수는 국가의 존망(存亡)을 갈랐습니다.
   
   지난주 주간조선 커버스토리로 다룬 ‘미군은 어떻게 대만에서 철수했나’가 조선닷컴 톱기사로 올라온 뒤 댓글이 246개나 달리는 등 제법 반향이 컸습니다. 댓글 중에 키신저를 ‘괴물’ ‘국제정치 사기꾼’에 빗대어 경계하는 내용이 눈에 띄었습니다. 키신저는 1938년 히틀러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독일계 유대인입니다. 철저한 ‘레알폴리틱(현실정치)’ 신봉자였던 키신저는 약소국을 희생시키는 주판알 튕기기에 능란했습니다. 그런 키신저가 ‘주한미군 철수’를 중국과 거래할 카드로 거론했다는 것은 예사로 들리지 않습니다.
   
   한 대만 연구자는 기사가 나간 뒤 기자에게 1979년 미국과 대만이 단교하고, 대만에서 미군이 철수할 즈음의 사진과 영상을 보내주었습니다. 오랜 우방인 미국이 대만을 배신하고 중국과 손을 잡았을 때 분노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1992년 한국과 대만의 단교 직후 분노는 비교조차 안 됐습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영원한 적(敵)도 우방도 없고, 오늘의 적이 내일의 친구가 될 수 있다지만 이보다 더 허망할 수는 없을 듯했습니다.
   
   한때 주한미군을 유사시 자동개입하는 ‘인계철선(引繼鐵線)’에 비유한 적이 있습니다. 속된 말로 한국의 안전을 담보하는 ‘인질’이란 얘기입니다. 인질이 죽거나 떠나버리면 동맹은 깨집니다. 거듭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미국 본토나 괌, 하와이 같은 부속도서(島嶼)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나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협상테이블에 올릴지 모릅니다. ‘거래의 달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29일 일본 영공을 가로지른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옵션이 무력공격이 될지, 주한미군 철수가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동맹의 안전을 담보할 최소한의 장치인 사드(THAAD) 배치마저 갖은 이유로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습니다. 동맹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할 때 지켜지는 법입니다. 우리는 동맹을 지켜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9-05 09:17   |  수정일 : 2017-09-0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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