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메뉴

칼럼 | 정치
  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한국 언론현실은 왜 기울어진 운동장인가?

아래 글은 지난 4월 12일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과 바른언론연대(공동대표 최창섭)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언론 회복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서 한 류근일의 축사임.

글 |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필자의 다른 기사

오늘의 언론계 운동장은 자유민주 우파에 불리하고 특정 이념세력에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기울어져 있다. 이 점은 예컨대 촛불집회와 태극기 집회를 다루는 주요 매체들의 보도태도에 극명하게 나타났다. 촛불집회는 밤 11시까지 생중계를 해주었다. 참여자 수를 100만이니 200만이니 부풀려주었고, 사진을 찍을 때도 멀리서 전체상을 보여주었다.  
 
  반면에 태극기 집회에 대해서는, 참여자 중에는 박근혜-최순실이 한 일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도 많이 있었는데 이를 묵살하고 일괄해서 ‘친박단체’라고 낙인했다. 생중계는 고사하고 처음에는 아예 묵살하다가 숫자가 점점 늘어나자 할 수 없이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진을 찍을 때는 항상 가까운 거리에서 어느 일각만 보이게 함으로써 태극기 집회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인상을 주려고 애썼다.

  왜 이런 편파성인가? 여기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1. 언론계 구성원들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짐으로써 386 세대와 그보다 아래 세대들이 줄줄이 언론매체의 참모부, 지휘관, 전투병으로 등장했는데, 이들의 역사관과 정치-사회적 오리엔테이션이 다분히 비(非)전통주의적이란 점을 꼽을 수 있다. 진보-좌파는 아니면서도,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에서나 계층적으로는 이미 중산층화(embourgoisement) 돼 있으면서도, 그들은 고등학교-대학교-사회교육 과정에서 주로 그쪽 담론의 세례에 일방적으로 노출돼 온 결과 그것이 내면화되고 고정화 된 탓이다. 이는 총체적인 문화전쟁(war of culture)에서 우파가 게을렀고, 따라서 졌다는 뜻도 된다.

  2. 언론매체들은 상법상으로 사기업이다. 사기업은 독립운동 단체나 지사(志士)들의 집단이 아니다. 사기업 최대의 관심사는 기업의 존속이다. 이런 사기업들에 특정 이념운동 집단들은 끊임없이 무시할 수 없는 압력을 행사해 왔다. 심리적 압박, 불매운동, 편파적 모니터링, 고소고발, 회사 앞 시위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우파 쪽으로부터는 그런 압력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정치권 우파 역시 정치권 좌파와 달리 이런 일에는 거의 손을 놓다시피 해왔다. 이런 환경 앞에서 매체들이 과연 어느 편을 더 두려워하고 어느 편을 아예 무시해버렸겠는가? 
 
  3. 이렇게 흘러온 언론매체들의 그간의 추세는 이념문제에 관한 그들 기사의 용어선택에 집중적으로 드러나 있다. 개념싸움, 프레임 싸움에서 ‘편향’돼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보수-진보라는 용어만 해도 그렇다.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아니다”라고 하는 쪽을 언론은 ‘진보’라고 불러준다. 반면에 “천안함은 북한이 폭침했다”라고 하는 쪽을 언론은 ‘보수’라고 불러준다. 이건 별 뜻 없는 관행에 불과하다고 하겠지만, 엄밀히 말해 그건 지적(知的) 불성실이거나 의도적인 프레이밍이다.

  4. 언론매체들이 흔히 내세우는 ‘중립’ 또는 ‘공정’은 ’기계적 중간‘ ’기계적 배분‘인 경우가 많다. 어느 한 쪽의 돌팔매(그러나 실은 힘이 더 센 패거리)의 돌팔매를 피하기 위해 가치판단과 잘잘못 시비를 포기한 채 그저 기계적으로 이쪽은 이렇게 말했고 저쪽은 저렇게 말했다고, 자신은 쏙 빠진 채 ’해설‘과 ’소개‘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맨 끝에 가서 논평이라고,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성현(聖賢) 같은 말씀‘ 한 마디를 슬쩍 덧붙이고 퇴장해 버리는 것이다. 

  결과에 있어 언론은 이렇게 함으로써 기성 우군(애독자)의 마음을 잃었고, 그렇다고 기성 적대방의 용서와 화해를 얻어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양쪽의 공격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무슨 웃지 못할 결과인가? 
 
오늘 여러분의 토론은 이런 언론현실에 대한 명쾌한 진단과 해법제시가 되길 소망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4-18 11:18   |  수정일 : 2017-04-18 11:29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칼럼니스트 사진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독자 리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맨위로

하단메뉴

개인정보 취급방침독자센터취재제보광고문의조선뉴스프레스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