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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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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정권이 사드 배치를 만지작거리는 순간 한미동맹은 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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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상목 전 외교관/일식당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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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파견되었던 아들을 맞이하는 아버지.  해외 주둔 미군이 무사히 귀환하여 가족과 상봉하는 'coming home surprise' 비디오는 미국인들이 가장 감동하고 즐겨보는 유튜브 인기물이다. /출처: Itsanorejellife

이라크 바그다드에 잠시 파견되었을 때, 공항에서 대사관에 이르는 길은 미 해병대가 곳곳에 진지를 구축하고 패트롤을 돌며 치안을 유지하고 있었다. 에이브라함 전차 위에서, 브래들리 장갑차 위에서, 허머 위에서 기관총을 움켜쥔 채 사방을 경계하는 미군들의 표정은 긴장 그 자체였다.
 
언제 어디서 방아쇠에 올라간 손이 당겨질 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바그다는 시내를 감싸고 있었다. 낮에 헬기를 운용하는 것은 자살행위이다. 언제 어디서 대공화기가 날아들지 모른다. 그래서 컴컴한 밤중을 틈타 헬기를 집중적으로 운용한다. 지면에 낮게 붙어 저공 비행하는 미군의 헬기 소리들은 어떠한 극장의 최첨단 돌비 시스템으로도 재현이 불가능한 공포와 전율의 울림이 있다.
 
미국은 해외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나라이다. 그로 인해 욕도 많이 먹고, 불의의 전쟁을 하는 나라라고 비난받기도 한다. 그러나 정의와 불의는 상대적 개념이고 입장의 차이인 경우가 많다. 제3자가 함부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불의의 전쟁이건 정의의 전쟁이건 미국 입장에서는 해외의 전장에 파견나가 있는 자국 군인들을 하나라도 더 보호하고 무사히 본국으로 복귀시키는 것이 사활적 목표의 하나이다.
 
해외 주둔 미군이 무사히 귀환하여 가족과 상봉하는 'coming home surprise' 비디오는 미국인들이 가장 감동하고 즐겨보는 유튜브 인기물이다. 마찬가지로, 해외의 전장에서 희생되어 싸늘한 관에 안치되고 나서야 비로소 가족의 품에 안기는 전사자의 스토리는 미국인들에게 깊은 슬픔과 동정을 안긴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러한 슬픔과 동정은 미국이 더 이상 해외에서 자국 군인을 희생시키지 말고 철수하여야 한다는 여론의 형성으로 이어진다.
자, 이제 관점의 차이다.
 
미국은 한국에 주둔하는 자신들의 군대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의 하나이고,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자 하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의 미사일 공격 위협이 급격히 정도를 더해간다면 미군 당국은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할까? 현존하는 위협을 조금이라도 경감시키고 자국 군대를 보호할 수 있는 방어수단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실적으로 가능한 능력이 있고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정치외교적인 이유로, 또는 동맹국의 반대로 손놓고 있다면, 미국 국민들은 동맹국 정부 이전에 그러한 자국 정부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 파견되어 있는 자신의 아들, 남편, 아빠가 무사히 귀국하여 기쁨의 포옹을 나누지 못하고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온다면, 미국 국민들은 그렇게 된 이유를 샅샅이 캐고 낱낱이 따질 것이며, 동맹에 대한 배신감과 그를 용납한 자국 정부의 어리석음에 대해 분노하고 추궁할 것이다. 미국 정부가 왜 이런 상황을 감수하면서까지 사드 배치를 한국의 입장을 우선하여 고려해야 하는가?
 
만약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는 것이 ‘불의’라는 입장이라면, 위에서 쓴 얘기들이 공감도 안 될 것이고 모두 잘못된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그래서? 누가 있으래? 나가면 되잖아? 라는 입장이라면 굳이 이 글을 읽고 있을 필요도 없다. 
 
그런 입장이 아니라면, 즉 미군의 한반도 주둔이 대한민국의 안보에 도움이 되고 국익에 합치함을 긍정하는 입장이라면, 미국의 입장에서도 사드 배치를 한 번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중국의 무역 보복 운운 하기 이전에 미군의 가족, 그 가족의 친지, 이웃의 입장에서 한 번 사드 문제를 바라보시기를 권한다.
 
북한이 원인을 제공한 문제를 미국 탓으로 돌리는 주장에는 이제 신물이 난다. 한국 정부가 정치적 고려로 사드 배치를 만지작거리며 미국에 재협의를 요구하는 순간 한미동맹은 결별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정권도 그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등록일 : 2017-04-17 16:35   |  수정일 : 2017-04-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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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목 전 외교관/일식당 운영

1996년 제 30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에 근무하며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핵안보정상회의 의전과장 등 주요보직을 역임했다. 2012년 일식 우동에 반해 외무부를 퇴직하고 현재 기리야마 우동집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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