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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희의 세상만사

미중 무역전쟁, 환율전쟁으로 비화하나?

글 | 홍익희 세종대 대우교수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8-06 09:51

어제 8.5() 중국 위안화 환율 급등으로 위안화 가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 위안화 절하는 미중 무역전쟁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공산이 크다.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이 어제 85일 홍콩 역외시장에서 그간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7위안의 벽을 깨뜨리고 7.1092까지 올랐다. 오름 폭도 컸다. 전일 보다 1.86%나 급등했다. 환율이 올랐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이날 중국 역내시장도 홍콩 역외시장의 영향을 받아 인민은행이 고시한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은 6.9225였음에도 전일대비 1.3% 상승한 7.0345 위안까지 치솟았다.   

이는 곧바로 한국 시장을 강타했다. 이로 인해 우리 원화 환율도 그간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달러 대비 1200원을 넘어서 한때 1218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달러의 주요 6개국 통화대비 상대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지수는 요 며칠 계속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원화 환율이 이렇게 크게 오른 것은 이제 원화는 달러보다는 위안화에 크게 연동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원래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우리 원화 가치는 올라야 정상인데 크게 떨어졌다. 이는 이제 우리 경제는 미국보다는 중국과 공동운명체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이어 이런 일이 터지자 우리 주식시장은 쇼크 받아 큰 폭으로 급락했다. 코스닥이 전일 대비 7.46% 폭락해 31개월 만에 프로그램 매도호가가 5분간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었고, 코스피도 2.56% 하락했다. 우리 주식시장만 빠진 게 아니라 아시아 시장 전체가 빠졌다

시장의 수급이냐 의도적인 반격이냐?

이 시점에서 우리가 살펴야 할 대목은 위안화 환율 급등의 원인이 외환시장 참여자들의 수급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미 관세 폭탄에 대응하는 중국 정부의 의도적인 반격인지를 주의 깊게 살펴 그 진의를 가려내야 한다. 물론 이 두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낸 결과일 수 있지만 어느 쪽이 더 강하게 작용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앞으로의 전개 상황을 예측해 그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번 미국이 1차 관세 인상으로 중국을 압박했을 때 위안화는 슬그머니 그 만큼의 위안화 환율 인상을 통해 미국의 관세 인상폭을 상쇄시켰다. 이번에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913000억 달러 물량에 대한 10% 추가 관세 시행을 경고한 가운데 위안화 환율이 선제적으로 올랐다.  

그렇지 않아도 트럼프는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절하를 시도하는 환율조작국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위안화 절하가 시행되자 이는 환율조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 는 이날 트위터에 "중국이 자국 통화 환율을 거의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이는 환율조작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는 "이것(중국의 환율조작)은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을 매우 약화시킬 심각한 위반행위"라고 경고했다트럼프의 인식이 이렇다면, 이제 미중 무역전쟁은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소지가 크다. 미국이 중국을 정식으로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여러 가지 혹독한 무역관련 불이익을 줄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최종목표는 중국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완전한 개방

이번 사안이 중요한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은 결국 중국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개방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제조업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아니다. 제조업은 미국 GDP10% 남짓이다. 미국은 지금 중국과 제조업 수출 경쟁을 하자는 게 아니다. 다만 I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고급 기술에 있어서 중국의 기술 도둑질을 막겠다는 것이고, 미국의 실질적인 최종목표는 중국의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의 완전한 개방이다.   

미국은 금융 산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다. 전 세계에 투자된 외국인 투자자본의 2/3가 미국계 자본이다. 미국은 이 분야에서 수익을 내야하는 나라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앞으로 수익을 내줄 장터로 가장 크게 될 시장이 중국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외환시장이 개방되기 전까지는 위안화를 지금 상태에서 더 평가 절하되지 않도록 눌러 놓는 게 그들한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위안화가 평가 절하되어 중국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더 좋아지면 그만큼 수출이 늘어나고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높여 중국 경제력의 미국 추격이 더 빨라지기 때문이다. 또 이는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더 늘어남을 의미한다. 게다가 위안화가 약해지면 상대적으로 달러가 강해진다는 의미인데 이는 약달러를 추구하는 미국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중국으로서도 환율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 중국이 그간 이렇게 고도성장을 이룬 데는 사실 등소평 시절에 위안화의 평가절하 정책을 국가전략으로 삼아 몇 단계에 걸쳐 400% 대폭 평가 절하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로 인해 달러로 환산한 중국 인건비가 크게 내려가면서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급증해 산업 기반이 다져졌고 그 결과 중국 상품이 수출경쟁력을 획득하게 되어 오늘 날의 중국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당시 미국의 플라자합의를 통한 엔고 압력과 중국의 대폭적인 평가절하 틈바구니에서 제조업 공동화가 일어나고 수출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였다. 그만큼 환율의 위력은 한 나라 경제를 20년 이상 장기침체로 몰아넣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다.

중국, 수출증대와 고물가와 고임금 극복 위해 평가절하 원해

하지만 이후 중국 위안화의 달러 페그제 실시 그리고 그 뒤 미국 압력에 의해 위안화의 절하가 여의치 않아지면서 중국 인건비와 물가가 크게 올랐다. 심지어 중국을 여행해보면, 중국 도시 물가가 일본보다도 비싸다고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예전 같지 않아 중국의 경제성장률 상승도 둔화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중국의 고민이 있다.   

그런데 중국이 차제에 위안화를 대폭 절하시키면 미국에 대한 반격도 되고 중국 상품의 수출경쟁력도 올릴 수 있는 호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위안화 약세로 인한 외국인 자본의 대외 유출과 미국의 반격을 감내해야 하겠지만.  

문제는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는 인근국 궁핍화전략으로 수출경쟁국들을 모두 힘들게 한다. 이로 인해 경쟁국들의 자국통화 평가절하 유혹을 불러와 자칫 범세계적인 환율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동시에 위안화 환율 급등은 우리 원화 환율 역시 급등시킨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장단점은 다시 따져 보아야겠지만 시장이 혼란스러워 지고 불가측성이 늘어나는 것만은 분명하다. 중국의 위안화 변동 추이를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홍익희 세종대 교수

서울고와 외대 스페인어과를 나와 1978년 KOTRA 입사하다. 이후 보고타, 상파울루, 마드리드무역관 근무를 거쳐, 경남무역관장, 뉴욕무역관부관장, 파나마무역관장, 멕시코무역관장, 마드리드무역관장, 밀라노무역관장을 역임하고 2010년 정년퇴직했다. 배재대학에서 ‘서비스산업의 역사와 미래’, ‘유대인의 창의성’, ‘기업가 정신’을 가르친 바 있으며 현재는 세종대학에서 ‘세종리더십’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32년간 수출전선 곳곳에서 유대인들과 부딪치며 그들의 장단점을 눈여겨보았다. 우리 민족의 앞날도 제조업 보다는 그들이 주도하는 서비스산업에 있다고 보고 그는 10년 전부터 유대인 경제사에 천착해 아브라함에서부터 현대의 월스트리트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궤적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유대인 경제사> 시리즈 10권을 썼다. 그 축약본 <유대인 이야기>가 2013년 초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예스24 네티즌 투표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이듬해 출간한 <세 종교 이야기> 역시 베스트셀러가 되어 2년 연속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또 같은 해 화폐금융시리즈 곧 <달러 이야기>, <환율전쟁 이야기>, <월가 이야기>를 동시 출간했다. 최근에는 <세상을 바꾼 다섯가지 상품이야기>를 펴냈다. 그는 종이책 이외에도 금융산업 등 각종 서비스산업에 대한 이야기와 <한민족 이야기> 등 103권을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등록일 : 2019-08-06 09:51   |  수정일 : 2019-08-0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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