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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트레커 이경섭의 ‘남자의 길’

이보다 좋을 수 없는 ‘마라톤’ 그 입문기

글 | 이경섭 아마추어 마라토너·트레커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5-05 23:49


프로필이 아마추어 마라토너·트레커이니 마라톤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2007년 가을부터 2018년 봄까지 총 19번의 풀코스를 완주했다. 두 번의 동경 마라톤 참가를 포함해서다. 이 정도 경력이면 전형적인 아마추어 마라토너 아닌가. 산행 부상이나 집안 사정으로 참여치 못한 대회 3~4번을 제외하고는 봄, 가을마다 두 번의 풀코스를 완주했다. 항상 과하지 않으려 했고 꾸준히 연습했다. 성실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마라톤이 주는 행복이 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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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이사를 하며, 2006년부터 받은 완주메달 배번 등을 정리했다. 이후 두 번의 완주를 더 했다.
 
나의 첫 직장은 제조업이었다. 학교도 그렇지만 직장도 특성에 따라 조금 더 힘을 실어주는 부서가 있다. 제조업은 매출이 어느 정도 될 때까지는 보통 영업부서에 힘이 실린다. 매출이 제법 안정되면 관리 부서에 힘이 생기는 게 된다. 나는 첫 직장에서 안정적인 회사의 관리를 맡아 제법 인정받은 기억이 있다. 세상이 참 공평하다.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꼭 있는 법이어서 이 부서는 일이 참 많았다. 당시는 주6일 근무 시기이기도 했지만 토요일 저녁 퇴근, 휴일 근무가 다반사였다. 평일에는 귀가하지 못해 사우나에서 샤워하고 바로 일을 시작하는 날도 제법 있었다. 그러니 한 번씩 쉬는 일요일은 하루 종일 잠자기 바쁘고 업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음주와 흡연뿐이었다.
그 시절 많은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일했는데 굳이 이야기하는 건 당시 운동을 못했다는 핑계이자, 열심히 일하고 살았다는 자랑을 하는 거다.
 
나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싫어했고 커서도 그랬다. 입대 때는 몸이 약한 아들의 군생활이 걱정돼 한참동안 어머니를 심려케 한 당사자이기도 했다. 제대 후에도 체중은 60kg이 안됐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매년 1~2kg씩 체중이 불었고 40대에는 80kg 초반이 넘었다. 건강검진을 받으면 안 좋은 것 투성이었지만 당장 아픈 곳 없으니 무절제한 생활의 반복이었다. 보다 못한 집사람이 상의도 없이 집 근처 구민회관체육센터에 수영을 등록해줬다. 스스로도 조금씩 심각성을 느꼈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등록 당시 수영이 인기 강좌였는지 매일 수영 프로그램은 없었고 수영과 에어로빅이 격일로 운영되는 복합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당시(지금도 그렇지만) 에어로빅 수업은 중년의 사나이가 할 만한 수업이 아니라 생각되어 수영만 했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 중 하루 이틀 가기 바빴다. 평소 운동과 담쌓고 살던 사람인지라 열심히 해도 다른 사람과 비슷할까 말까인데, 이래서야 매월 등록 시기만 되면 고민이었다. 늘 갈등하는 시점, 같이 수영하는 사람 중 한명이 에어로빅 수업 동참을 말해줬다. 생각하고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실제 50분 수업내용이 스트레칭, 체육관 달리기, 작품, 마무리 스트레칭으로 구성돼 있어 내가 생각한 민망한 복장으로 작품만 진행하는 수업과는 많이 달랐다. 못하는 동작에도 땀을 흘렸다. 수영도 계속했고 운동에 재미도 느끼게 됐다.
 
6개월쯤 지나 수업이 없는 일요일 마라톤 운동을 제안 받았다. 그때 나의 몸 상태로는 있을 수 없는 제안임에도 제안을 무시할 수 없어 격일 에어로빅 시간에 10분씩 뛰던 시간을 믿고 참여했다. 첫 참가에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10km 거리를 완주했다. 이후 나는 달리기의 매력에 완전 빠져들었다. 일요일만 기다려졌다. 한 번의 달리기가 나를 이리 변화 시킬지 전혀 몰랐다. 이후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빠지지 않으려 했고 일요일 운동을 방해하는 토요일 음주 약속은 하지 않았다.
 
이처럼 재미있고 유익한 마라톤. 내가 처음 달리고 그 매력에 바로 빠진 마라톤이라는 운동을 권하고 싶다. 사람들은 경험하지도 않고 마라톤이 아주 어려운 운동, 극한의 운동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나는 마라톤을 빨리 걷는 운동이라 생각한다. 힘을 내어 조금 더 빨리 걸으면 그것이 뛰는 거다. 하다보면 기량이 늘어 결국에는 오랜 시간 빨리 뛸 수 있는 마라톤이 된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걷기부터 시작하기를 추천한다. 사실 마라톤이라는 운동은 특별한 장비도 레슨수업이 없이 스스로의 결심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많은 종류의 운동들이 제법 많은 금액의 운동 장비를 구입하여야 되고 레슨수업을 필요로 하는 것에 비해 비교적 돈이 들지 않는 운동이다.
다만, 제법 좋은 러닝화 구입은 추천한다. 유일한 필수장비이다. 걷기보다 몇배의 하중을 지탱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많이는 없지만 찾아보면 전문매장이 곳곳에 있다. 온라인 구매보다는 직접 방문하여 신어보고 사는 것이 좋다. 마라톤화가 초급 중급 고급레벨용으로 나누어지는데 처음 시작해서는 쿠션감이 좋은 운동화 구입을 추천한다.

신발을 구입하고나면 그 다음은 복장인데 이것은 급하지 않다. 시작하며 각종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게 될텐데 참가 기념품이 대부분 운동복이다. 나도 10년 넘게 하며 기념품으로 받은 운동복이 너무 많아 버린 옷도 제법 된다.
한 가지 당부는 시작해서는 절대 무리치 않는 것을 권한다. 처음 시작하며 나도 열의가 넘처 부상을 입기도 했는데 몸이 만들어지고 거리도 속도도 올리면 된다. 같이 운동한 많은 사람이 부상으로 중도하차 하는 경우를  보았다. 마지막으로는 혼자 하는 것보다는 동호회 참가를 권한다. 마라톤이 외로운 운동같이 생각 될 수 있는데 같이 하면 정말 재미있는 운동이다. 지역마다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동호회는 생각보다 많이 있다.    
 
개인적으로 경력은 제법이지만 기량으로 따지면 나는 사실 아마추어 마라토너도 과분한 사람이다. 최고기록이 4시간 초반대여서 마라톤 좀 한다는 사람들이 모두 이루는 서브4(3시간대 기록)도 달성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나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라톤을 즐기고 사랑해왔다. 앞으로도 오랜 기간 하고 싶다. 사람마다 운동 방법은 천차만별이겠지만 나는 오래 하고픈 마음만은 절대 무리하지는 않으려 한다. 기록을 의식치 않으면 이만큼 편하고 재미있는 운동이 없다. 기록 경기여서 목표가 없을 수는 없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훈련한다. 대회 참가가 뜸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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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동경마라톤대회 골인지점이다. 당시 10회를 맞이한 이 대회는 규모, 응원 등 여러 가지 점에서 부러운 것이 많은 대회였다.
 
지금도 최소 주 1회는 마라톤에 할애한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2시간 전후 15~20km를 뛴다. 등산 계획이 있는 날도 달리기를 끝내고 산으로 향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실제로 느끼고 도움이 된 마라톤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전문가들이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다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 당연히 몸에 엄청 좋다. 나는 대단한 선수 출신도, 전문가도 아니다. 아마추어로서 이야기하자면 정말 도움이 된 부분이 정신건강이다. 머리가 맑아지고 잡념이 없어진다. 고민이 많은 현대인에게 최고의 운동이다. 또 다른 하나는 그 어떤 운동보다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사실 나는 상당한 애주가이며 대식가이다. 집에서는 자라나는 성장기처럼 먹는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그럼에도 적정 체중을 유지·조절할 수 있는 건 전적으로 마라톤 때문이다. 그밖에 효과에 대해 나열하자면 약 박스에 첨부된 유의사항보다 많을 것이다.
 
즐기며 뛰고는 있지만 아홉수가 좀 걸린다. 이왕 글도 썼으니 올 가을에 풀코스 20회는 채우려고 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이경섭 아마추어 마라토너·트레커

수십 년간 마라톤과 수영으로 체력을 다진 아마추어 트레커. 걷고 뛰기를 좋아해 매년 3~4회씩 국내외 트레킹 코스에 도전하고 있다.

등록일 : 2019-05-05 23:49   |  수정일 : 2019-05-0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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