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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주의자 박동운 교수의 대한민국 가꾸기

소득 분배 악화 막은 이승만과 박정희

문재인 정부에서 소득 양극화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위대한 7인의 정치가> 이야기를 세 차례 써 오다가 잠깐 방향을 바꿔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 양극화’ 악화 정책을 비판한다.

글 |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4-23 10:10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1월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를 강조해 왔는데, 그의 소신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큰 잘못이다. 오히려 문 대통령은 집권 2년 동안 소득 양극화를 엄청나게 악화시키고 있다. 국제 비교를 통해 한국의 소득불평등과 소득 양극화를 살펴본다.

소득 분배는 소득 불평등과 소득 양극화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소득 불평등을 보자. 소득 불평등은 흔히 ‘지니계수’로 나타내는데,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수치다. 지니계수가 0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평등은 심하지 않고,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평등은 심하다.

2018년 ‘UN 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지니계수가 한국은 0.316으로, 한국과 비슷한 나라는 룩셈부르크(0.312), 독일(0.317), 아일랜드(0.319), 일본(0.321) 등이다. 중국, 미국, 필리핀은 지니계수가 0.4를 넘어 소득 불평등이 심한 나라다. 핀란드는 0.271, 노르웨이는 0.275, 스웨덴은 0.292로 대표적 복지국가답게 지니계수가 0.3 이하다. 지니계수로 볼 때 한국은 ‘소득불평등이 심하지 않기로’ 154개국 가운데 28위다. 이는 한국이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되었다”는 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내용이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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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 전광판에서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영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조선DB
 
 
한국의 소득 불평등과 소득 양극화는 독일 수준
 
다음에는 소득 양극화를 보자. 소득 양극화는 흔히 ‘팔마비율(소득 하위 40%에 대한 상위 10%의 비율)로 나타낸다. 수치 크기가 작을수록 소득 양극화가 심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2018년 ‘UN 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팔마비율은 1.2다. 팔마비율 크기가 한국과 같은 나라는 독일,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일본, 룩셈부르크 등이다. 중국, 미국, 필리핀은 팔마비율이 2.0을 넘어 소득 양극화가 심한 나라다. 스웨덴은 1.0으로 소득 양극화가 심하지 않다. 팔마비율로 볼 때 한국은 소득 양극화가 심하지 않기로 (지니계수 경우처럼) 154개국 가운데 28위다. 이 또한 한국이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되었다”는 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내용이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밝혀준다.

이렇듯 이용 가능한 UN 자료를 가지고 국제비교를 통해 평가할 때 한국의 소득 불평등이나 소득 양극화는 중국, 미국, 필리핀보다 훨씬 심하지 않고, 독일, 아일랜드, 일본, 스위스, 프랑스와 비슷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왜 한국은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되었다”고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것일까?

소득 불평등과 소득 양극화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의 경우 여러 가지 요인 가운데 하나로, 나는 ‘헌법에 명시한’ 이승만 대통령의 농지개혁과 박정희 대통령의 소작농 금지를 내세운다.
 
이승만, 제헌헌법에 농지개혁을 명시하다
 
2차 대전이 끝나자 미국은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체제를,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 체제를 바탕으로 세계 질서를 구축하려고 했다. 미국은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농지개혁을 추진하려고 했다. 그러나 농지개혁은 한국에서만 성공했다. 이 농지개혁이 한국의 소득 불평등과 소득 양극화 악화를 막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대한민국은 1948년 5·10 총선거를 통해 제헌국회가 구성되었고, 1948년 7월 17일에 제헌헌법이 공포되었다. 제헌헌법은 제86조에서 “농지는 농민에게 분배하며 그 분배의 방법, 소유의 한도, 소유권의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라고 명시했다. 이것이 바로 제헌헌법에 명시된 이승만의 ‘농지개혁’이다.

농지개혁법은 1949년 1월 국무회의에 상정되었고, 같은 해 6월 25일 법 제31호로 공포되었으며, 1950년 3월 개정법안이 공포되었다. 그러나 6·25전쟁으로 농지개혁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1954년에 끝낼 예정이었던 농지개혁은 10년 이상 지연되다가 박정희 정부에서 1969년 4월에야 마무리되었다.

농지개혁법의 핵심 내용은 정부가 농가 아닌 자의 농지, 자신이 직접 경작하지 않는 농지, 그리고 소유상한을 초과하는 농지를 사들여 이를 직접 경작할 농가에 분배하여 소유하게 하는 것이었다. 농지 분배는 1가구당 3정보(약 9,000평)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3정보 초과 농지는 정부가 매수하는 등의 ‘농지소유상한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농지개혁의 가장 큰 의의는 농지가 소수의 지주에게 편중(偏重)되지 않도록 지주의 소유를 농민의 소유로 전환시켰다는 데 있다. 베풂으로 일관한 경주 최 부잣집의 ‘300년간 지속된 부’도 농지개혁으로 마감되었다. 이처럼 이승만이 도입한 농지개혁법은 농지 소유의 집중을 억제한 결과 한국은 브라질, 필리핀 같은 나라들과는 달리 ‘골고루 잘사는 나라, 곧 소득 불평등과 소득 양극화가 심하지 않은 나라’가 될 수 있었다.
 
박정희, 헌법 개정하여 소작농을 금지하다
 
박정희는 1961년 5월 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군사정부 때인 1962년 12월 26일에 헌법을 개정했다. 이는 ‘헌법 제6호’ 또는 ‘박정희 헌법’으로 불린다. ‘박정희 헌법’은 제113조에서 “농지의 소작제도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금지된다”라고 명시했다. 뿐만 아니라 ‘박정희 헌법’은 제111조 ①항에서 대한민국의 경제 체제를 시장경제로, 제116조에서 대외무역 개방을 명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정희가 헌법을 개정하여 도입한 소작농 금지법은 한국을 필리핀과는 달리 ‘골고루 잘사는 나라, 곧 소득불평등과 소득 양극화가 심하지 않은 나라’로 만들었다.
 
필리핀은 소득 불평등과 소득 양극화가 매우 심한 나라다. 필리핀은 한국보다 몇 백 년 앞서 개방되었고, 1960년대 초만 해도 한국보다 훨씬 더 잘 살았는데도 현재는 소득 불평등이 ‘매우 심하고’(지니계수 0.401) 소득 양극화 역시 ‘매우 심한’(팔마비율 1.9) 나라다. 뿐만 아니라 1인당 국민소득이 4천 달러대에 머물러 있는 나라다. 필리핀은 아직도 인구의 31%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어서 소득 불평등이 심할 것 같지 않지만, 인구의 약 5%가 전체 국토의 95% 정도를 점유하고 있고 농민의 50% 정도가 소작농이기 때문에 소득 불평등과 소득 양극화가 심할 수밖에 없는 나라다.
 
북한의 토지개혁은 ‘노예로 길’로 가는 첫 걸음

북한의 토지개혁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농지’보다 범위가 큰 ‘토지’를 대상으로 남한보다 1년 앞서 1947년에 개혁했다. 북한의 토지개혁은 “토지는 밭갈이하는 농민에게!”라는 달콤한 구호 아래 행해졌지만, 농민들에게 주어진 것은 토지 소유권이 아니었다. 경작권에 불과했다. 농민들은 게다가 25%에 달하는 고율의 현물세를 납부해야 했다. 그 후 전쟁이 끝나기가 무섭게 농민들은 경작권마저 빼앗겼다. 북한이 1954년 11월 말부터 농업 집단화에 착수, 협동농장으로 전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결과는 1990년대 중반 300만명이 굶어죽은 ‘고난의 행군’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토지개혁은 ‘노예로 가는 길’의 첫 걸음이었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조선일보 2019.4.16.), 2018년 4분기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31조 4,262억원으로 하위 20%의 월평균 소득 2조 4,122억 원의 13.03배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위 20%에 대한 상위 20%의 소득점유 비율은 퀸타일비율이라고 한다. 한국의 2018년 4분기 퀸타일비율 13.03은 ‘UN 인간개발보고서’가 발표한 한국의 과거(UN이 발표한 퀸타일비율은 2010∼2017년간 어느 한 해의 자료이기 때문에 과거 자료임) 퀸타일비율 5.3에 비해 무려 2.5배나 크다.

따라서 퀸타일비율로 평가할 때, 문재인 정부의 소득 양극화는 ‘5.3에서 13.03으로 2.5배’나 악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UN 인간개발보고서’가 발표한 퀸타일비율이 한국(5.3)과 비슷한 나라는 프랑스(5.2), 스위스(5.2), 영국(5.4), 일본(5.4)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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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10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청에서 '2019 용인시 일자리 박람회'가 열리면서 구직자들로 붐비는 모습이다. 사진=조선DB

문재인 정부에서 소득 양극화가 ‘엄청나게’ 악화되었다.
 
2년도 안 된 문재인 정부에서 소득 양극화가 왜 2.5배 정도나 악화됐을까? 전문가와 언론이 끊임없이 지적해 왔듯이,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려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려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만 소멸시켰기 때문이다. 경제 정책은 결코 ‘실험의 대상’이 아닌데도 문 대통령이 함량 미달의 제안을 따르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이다.

국제비교로 평가할 때 한국의 소득 불평등과 소득 양극화는 독일,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일본, 룩셈부르크, 스위스, 프랑스 수준이다. 한국의 소득 불평등과 소득 양극화가 이 정도로 양호한 것은 농지나 토지가 대표적 자산이던 시대에, 헌법에 이승만 대통령이 농지소유를 제한했고, 박정희 대통령이 소작농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라고 강조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2년 동안에 소득불평등을 ‘엄청나게’ 악화시켜 놓고도 이를 시정할 생각은 없이 “한국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라고 선동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문제를 하루 빨리 재고해야 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박동운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 교수

1941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고‧전남대 문리대 영문학과 졸업. 美 하와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 받음.

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나, 미국에서 경제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의 자유』(1979)를 읽고 ‘시장경제’에 빠져들었고, ‘시장경제’ 강의를 대학에서 처음 개설한 교수로 인정받고 있다.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적잖은 논문과 저서를 남겼는데, 그 가운데 『대처리즘: 자유시장경제의 위대한 승리』는 마거릿 대처의 삶과 정치를 연구·정리한 중요한 저작물로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자유시장경제가 우리를 잘살게 해준다’는 확신을 갖고, 『좋은 정책이 좋은 나라를 만든다』, 『성경과 함께 떠나는 시장경제 여행』, 『노동시장 개혁은 슈뢰더처럼, 대처처럼』, 『7인의 위대한 정치가』 등 자유시장경제를 널리 알리기 위한 책들을 30여 권 집필했으며, 지금도 어느 작업실에서 다음 책 집필에 혼신을 쏟고 있다.

등록일 : 2019-04-23 10:10   |  수정일 : 2019-04-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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