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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선언을 이은 판문점 선언··· 10·4 선언대로 하면 수십 조 퍼주어야!

조갑제TV 녹취 全文/4·27 문재인-김정은 판문점 선언 비판③

글 | 조갑제(趙甲濟) 조갑제닷컴 대표
필자의 다른 기사 2018-05-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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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판문점선언에 서명한 뒤 입장을 발표하고 악수하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앞에 두 차례에 걸쳐서 문재인-김정은 판문점 선언을 비판적으로 분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분석입니다. 합의문 마지막 문장에 이런 게 있습니다.
 
<당면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이것 좀 문제가 있습니다. 2000년에 김대중, 2007년에 노무현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이번은 김정은이 판문점에 왔습니다. 판문점 남측에서 했지만 사실상 중립지대죠. 서울에 와야 될 것 아닙니까? 김정은은 서울에 올 자신이 없는 모양입니다. 겁이 나는 모양이죠? 다음에는 산수의 법칙에 따라서도 김정은이 서울에 와야죠. 그런데 또 한국 대통령이 평양에 갑니까? 스코어가 3 대 0입니까? 굉장히 의전 상에 문제가 있습니다. 꼭 대한민국 대통령이 불려가는 꼴입니다. 조공(租貢) 바칠 때 이렇게 하죠. 이것은 안 될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김정은-문재인 두 사람 사이에 힘의 관계가 무엇인가를 잘 보여줍니다. 더구나 평양에 가면 평양 연출에 놀아나게 됩니다. 평양에 가면 포위가 되어서 완전히 상징 조작에 놀아나게 됩니다. 왜 또 평양을 갑니까? 불길합니다.
 
이번 선언은 사실 10·4선언의 동생 쯤 됩니다. 10·4선언에 들어간 내용이 거의 대부분 이번 판문점 선언에 들어갔습니다. 여기 중대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2007년 10월4일에 발표된 10·4선언은 그 목적이 퇴임을 몇 달 앞둔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을 만나 “다음 정권에 쐐기를 박는다”는 차원에서 북한에 퍼주기 하고 한국 안보체제를 약화시키는 합의를 한 겁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행히 실천이 안 되었어요. 그런데 그걸 실천했으면 아마 한국 안보체제는 10년 전에 일찌감치 와해됐을 것입니다. 그 10·4선언이 이제 실천 버전으로 새로 나온 거죠. 다만 지금은 북한의 핵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실천이 어려울 겁니다. (국제 정세가)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이 합의문을 가지고 앞으로 김정은이 ‘갑’이 되어가지고 계속 대한민국 문재인 정부를 ‘을’로 만들어 ‘이거해라 저거해라 약속하지 않았느냐’ 하면서 막 요구할 근거를 우리가 마련해주고 말았습니다. 10·4선언에도 ‘우리 민족끼리’ ‘우리 민족끼리’ 여러 번 나옵니다. NLL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든다는 이야기가 (10·4선언에) 또 나와 있습니다. 경제협력에 대한 이야기가 10·4선언에 아주 구체적으로 되어있습니다. 이것대로 한다면 대북 제제는 와해됩니다. 왜냐하면 10·4선언에 합의한 대로 실천한다고 오늘(4/27) 합의를 봤습니다.
10·4선언 제5항입니다.
 
<5.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에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여러분, ‘유무상통의 원칙’이라는 게 도대체 국가 대 국가의 관계에서 있을 수 있습니까? ‘유무상통(有無相通)’은 ‘있는 사람 없는 사람이 서로 나누어 쓰자’는 건데 조폭 집단끼리 하는 이야기 아닙니까? 없는 북한과 있는 대한민국이 서로 나누자, 즉 대북(對北) 퍼주기를 하자는 이야기 아닙니까? 그 뒤에 나오는 게 과연 ‘유무상통’이 맞아요.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위한 투자를 장려하고 기반시설 확충과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하며 민족내부협력사업의 특수성에 맞게 각종 우대조건과 특혜를 우선적으로 부여하기로 하였다.>
 
쉽게 말하면 북한에 모든 특혜를 주자 이거죠. 그것을 ‘민족 내부 협력사업의 특수성’이라고 하였습니다.
 
<남과 북은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렇게 되면 NLL 구멍 납니다.
 
<남과 북은 개성공업지구 1단계 건설을 빠른 시일 안에 완공하고 2단계 개발에 착수하며 문산-봉동간 철도화물수송을 시작하고, 통행·통신·통관 문제를 비롯한 제반 제도적 보장조치들을 조속히 완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보수 문제를 협의·추진해 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며 농업, 보건의료, 환경보호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사업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현재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부총리급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로 격상하기로 하였다.>
 
완전히 백화점식으로 늘어놓았는데, 전부가 대한민국이 북한에 해 주는 겁니다. 우리한테 돌아오는 건 없고 북한에 해 주기 위해서 북한에 돈을 주든지 북한사람을 고용하든지 하는 과정에서 대북 제재가 와해되고 북한이 현금수익을 많이 거두게 될 겁니다. 이런 약속을 한 겁니다.
그리고 10·4선언에도 핵문제 합의가 적혀 있었어요.
 
<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9·19공동성명과 2·13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였다.>
 
이게 오히려 오늘 발표된 것보다 북한의 비핵화를 더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오늘 발표문은 11년 전의 10·4선언보다 후퇴한 것입니다. 10·4선언에는 비록 ‘한반도 핵문제 해결’라고 했지만 그나마 9·19공동성명과 2·13합의를 한다고 했습니다. 9·19공동성명은 북한의 핵 폐기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2005년 9월19일 공동성명은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 핵을 폐기하면 무엇 무엇을 해 준다’는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적힌 겁니다. 오늘(4/27)은 이 정도도 하지 않았어요. 9·19공동성명을 지키자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10·4선언보다 후퇴한 합의가 이뤄졌는데 언론은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것이 마치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인 것처럼 국민들한테 왜곡된 정보를 쏟아내고 있을 것입니다.
 
10·4선언은 다행히 정권 교체로 해서 실천이 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이 ‘잃어버린 11년’이란 말을 썼어요. 그 말이 그 말인 것 같습니다. ‘2007년 이후에 한국에서 우파정권이 10년간 계속되니까 10·4선언에서 하려고 했던 대북 퍼주기, 대한민국 안보체제 와해, 그것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잃어버린 11년이다’ 이렇게 아쉬움을 토로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10·4선언을 이어받은 판문점선언이 현실화 된다면 대한민국은 국론(國論)이 분열되고 아마 거의 내전(內戰)적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4/27) 발표된 판문점선언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대응하는가가 하나의 변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게 이런 상황은 아니겠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보유국화를 바라는 것은 아닐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반도의 비핵화’ 취지에 따라서 핵우산 제공을 포기하고 주한미군 철수하고 한미동맹을 해체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책임도 있고 많은 것이 달려있습니다. 한국은 안보문제를 미국에 의존하다가 자주국방 의지를 상실하고 동시에 자유통일 의지까지 상실함으로써 한국의 우파세력이 이렇게 몰리는 단초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안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참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지금 우파세력, 자유민주세력이 남북한의 좌익공동전선으로부터 압박을 받으니까 국가생존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거취를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또한 현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 전원회의에서 등장한 북한의 태도 사이에는 너무나 차이가 큽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만나겠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이 선언문에 나오지 않은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오가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한이, 김정은이가 자신을 옥죄어오고 있는 중국에 대한 배신감으로 해서 미국으로 탈출구를 뚫어 ‘우리가 이제부터 친미(親美)국가가 되겠다’ 이 정도의 메시지를 던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남한-북한-미국 3자가 서로 협의해서 중국을 견제하는 이런 구도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중국이 잘못하면 소외될까 싶어서 서둘러 김정은을 국경으로 불러서 체면을 세워주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들어가고 있습니다. 아주 복잡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4/27) 이 문제 많은 합의문이 나왔는데 합의문대로 되면 대한민국은 반공자유국가로서는 생존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주인이 있습니다. 바로 국민입니다. 그리고 대통령보다 힘센 존재가 있습니다. 그것은 헌법입니다. “대통령은 헌법이라는 눈[目]밖에 가질 것이 없다”고 링컨이 이야기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헌법을 예사로 무시합니다. 오늘(4/27) 발표된 이 합의문은 헌법 정신에 위반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석을 해서 헌법 위반 사실을 명쾌하게 정리할 것이냐 하는 것은 법학자들, 법기술자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헌법이 살아있는데 이런 6·15선언, 10·4선언, 판문점선언이 나올 수가 없죠. 선언으로 헌법을 무력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헌법이 선언을 무력화시켜야 합니다. 6·15선언 헌법 위반입니다. 그런데도 지난 18년 동안 그 위헌성을 법적으로 정리하지 못한 결과가 오늘 더 악화된, 더 위헌적으로 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으로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한국의 자유진영은 가진 무기가 지금 헌법밖에 없습니다. 헌법은 잠자고 있지만 흔들어 깨우면 엄청난 힘을 내게 마련입니다. 1215년의 마그나카르타가 수시로 짓밟혔지만 결국 그 마그나카르타가 살아 영국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고 마그나카르타의 힘으로 독재자가 물러나고 왕의 목이 달아나는 청교도혁명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지금 한국의 헌법이 살아있습니다. 다행히 개헌은 현재 좌절됐습니다. 우리는 헌법을 불러내야 합니다. 헌법을 흔들어 깨워야 합니다.

정리/李知映(조갑제닷컴)
조갑제닷컴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칼럼니스트 사진

조갑제(趙甲濟) 조갑제닷컴 대표

1945년 10월 일본에서 났다가 이듬해 고향인 경북 청송으로 돌아왔다.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수산대학(현재의 釜慶大)에 들어가 2학년을 마친 뒤 군에 입대, 제대 후 1971년 부산의 국제신보 수습기자로 입사해 언론생활을 시작했다.
문화부, 사회부 기자로 일하면서 경찰, 공해, 석유분야를 다루었는데 1974년 중금속 오염에 대한 추적 보도로 제7회 한국기자상(취재보도부문·한국기자협회 제정)을 받았다.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현장 취재를 했다. 1980년 6월 신문사를 그만둔 뒤 월간잡지 <마당> 편집장을 거쳐 1983년 조선일보에 입사, <月刊朝鮮> 편집장으로 일했다.
저자가 <月刊朝鮮> 편집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月刊朝鮮>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보도로 1994년 관훈언론상(관훈클럽 제정)을 수상했고 ‘6·29 선언의 진실’ ‘12·12 사건-장군들의 육성 녹음 테이프’ 등 많은 특종을 했다. 1996년부터 1년 간 국제 중견 언론인 연수기관인 하버드대학 부설 니만재단에서 연수를 했다. 2001년 <月刊朝鮮>이 조선일보사에서 分社하면서 (주)月刊朝鮮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금은 <조갑제닷컴> 대표로 있다.
저서로는 《석유사정 훤히 압시다》 《사형수 오휘웅 이야기》 《有故》 《국가안전기획부》 《軍部》 《이제 우리도 무기를 들자》 《朴正熙 傳記》(全13권) 등을 출간했다.

등록일 : 2018-05-01 10:16   |  수정일 : 2018-05-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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