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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릉도원’을 찾아서 | 울진 왕피천]여름도 비켜가는 비경의 물줄기

글 | 김기환 월간 산 차장   사진 | 사진 C영상미디어 2019-07-23 09:48

▲ 왕피천 핵심 비경지대인 용소 부근을 걷고 있는 트레커들.
상천동~속사마을 왕복하면 4시간 소요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울진군 서면과 근남면을 거쳐 동해로 흘러드는 왕피천은 총 연장이 68km에 달하는 긴 물줄기다. 이 강줄기 가운데 찻길이 없는 곳은 울진군 서면 왕피리 속사마을에서 근남면 구산리 상천동까지 약 5km 구간이다. 높은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여 개발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울진 왕피천은 오랜 세월 때 묻지 않은 비경을 간직할 수 있었다.

오래 전부터 여름이면 왕피천의 무인지대에서 캠핑을 하거나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이 있었다. 교통은 불편해도 속세를 벗어나 호젓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5년 왕피천이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며 취사야영이 전면 금지됐다. 이제 왕피천에서 야영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주요 구간에 생태탐방로가 조성돼 물에 빠지지 않고도 트레킹을 즐길 수 있게 되어 편해졌다.

왕피천은 오지답게 접근이 쉽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가용을 이용해 왕피리나 상천동에서 트레킹을 시작한 뒤 다시 원점으로 거슬러 돌아오는 것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다. 상류인 왕피리 속사마을과 하류인 구산리 상천동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다시 간 길을 되밟아 나오는 것이 좋다. 이 두 마을 사이의 거리는 약 5km. 왕복 10km쯤 되는 만만치 않은 거리다.

왕피천은 하상이 완만하고 길이 잘 나 있어 물을 따라 걸어도 크게 힘들지 않다. 하지만 중간의 비경지대인 용소는 건너기 어렵기 때문에 사면으로 길을 낸 생태탐방로를 타고 우회하는 것이 정석이다. 시꺼먼 물이 휘도는 깊은 소를 헤엄쳐서 건너는 이들도 있는데 아무래도 위험하다.

왕피천 생태탐방로는 계곡에서 약간 떨어진 산자락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가파른 구간도 있지만 계단이나 밧줄을 설치해 크게 위험한 곳은 없다. 하지만 탐방로가 왕피천과 조금 떨어져 있어 중간에 용소로 내려서는 길을 따라 잠시 물가를 걷는 것도 좋다. 왕피천은 맑고 깨끗해 보이지만 상류에 민가가 있어 식수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마실 물을 미리 충분히 준비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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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울이 형성된 왕피천 상류 구간. 2 잔잔한 물 속을 걷다 보면 더위가 멀리 달아난다.

왕피천의 비경지대인 상천동과 속사마을을 왕복하는 데 순전히 걸어서만 4시간가량 소요된다. 중간에 식사를 하거나 수영을 하며 더위를 식히는 데 소요되는 시간까지 합하면 하루 코스로 딱 알맞은 곳이다.

하류 쪽인 상천동마을로 가려면 성류굴 부근에서 구산리로 방향을 잡는다. 왕피천 방면의 이정표가 있고 길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산길이 좁고 가팔라 조심스레 운전할 필요가 있다. 왕피천관광농원 지나 커다란 다리를 건너면 제법 규모가 있는 구고동九皐洞마을이다. 길은 구고동을 지나 더욱 좁아지는 산길을 타고 마지막 마을인 상천동까지 이어진다.

상천동 도로 끝의 이정표에서 오르막길을 따르면 상천초소가 나온다. 본격적인 생태탐방로는 이곳을 지나며 시작된다. 초소가 있는 고갯마루에서 왕피천이 아스라이 조망된다. 지그재그로 이어진 산길을 따라 내려서면 계곡 옆으로 길이 이어진다.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 큰 어려움 없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탐방로에서 벗어나 물가로 난 길을 따르면 용소까지 다녀올 수 있다. 상천동 초소에서 용소까지는 약 30분 거리다. 하지만 상류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산을 오른다. 산길은 가파른 사면을 옆으로 돌아가도록 조성되어 있다. 중간에 왕피천이 조망되는 포인트가 몇 곳 나타난다.

용소를 지났으면 아예 물로 내려가서 걸어가도 좋다. 사람들이 다닌 흔적은 있지만 길은 따로 없다. 물을 따라가며 상류를 향해 걷는다. 용소 상류는 바위들이 널린 넓은 하상으로 잠시 변한다. 하지만 물굽이를 하나 돌면 커다란 바위섬이 계곡을 막고 서 있는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자갈밭이 펼쳐진 물줄기를 따라 계속 오르다가 물을 건너 서너 차례 물굽이를 돌면 멀리 숲 사이로 건물 지붕이 보인다. 울진군 서면 방면에서 찻길이 닿아 있는 왕피리 속사마을이다. 용소에서 속사마을 입구의 초소까지 1시간30분이면 갈 수 있다.

왕피천의 핵심 비경지대인 상천동과 속사마을을 왕복하려면 4시간쯤 소요된다. 중간에 식사를 하거나 잠시 휴식을 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까지 합하면 반나절이면 다녀올 수 있다. 하지만 트레킹 시작지점까지 오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왕피천 구경에는 꼬박 하루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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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왕피리는 울진읍에서 30km 정도 떨어져 있어 영주를 경유하는 것이 편하다. 영주에서 36번국도를 타고 동진,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접어든다. 통고산자연휴양림 앞을 지나 삼근리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왕피리 가는 샛길이 보인다. 삼근리에서 박달재를 넘으면 나오는 삼거리에서 이정표를 보고 왼쪽 속사마을 방면으로 진입한다.

울진에서 접근할 경우 7번국도를 타고 성류굴 가는 길로 진행하다, 성류굴을 지나 500m 거리에 서쪽으로 갈라지는 포장도로가 있다.

입구에 구산리라는 이정표와 ‘왕피천관광농원’ 표지판이 있다. 이 표지판을 따라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1km 가면 ‘왕피천관광농원’ 안내판이 보이고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이 길로 접어들어 산을 넘으면 구고동에 닿는다. 구고동을 지나 좁은 산길을 1km쯤 가면 상천동이다. 이곳의 민가에 양해를 구해 차를 세우고 언덕길을 오르면 생태탐방로가 시작되는 상천초소다.

숙박 (지역번호 054)

왕피천 북쪽의 불영계곡 주변에 민박집이 많다. 이 가운데 통고산자연휴양림은 가장 훌륭한 숙박시설이다. 단, 국립휴양림관리소 홈페이지(www.huyang.go.kr)를 통해 예약한다.

왕피천 하류인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의 왕피천관광농원(783-0625)도 숙박이 가능하다. 울진에서 전화하면 마중 나오고 매운탕이나 은어튀김 등 민물고기 요리도 준비해 준다.
등록일 : 2019-07-23 09:48   |  수정일 : 2019-07-2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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