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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의 아날로그 공간, 봉평 마구간

글 | 서경리 톱클래스 기자   사진 | 케이문에프엔디 2019-07-02 09:49

“휴대폰 금지령을 내리겠습니다. 세상이 나를 궁금해하겠지만, 나는 세상이 궁금하지 않다는 마음으로. 디지털 세계는 잠시 안녕.”

지난해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이문세가 멤버들을 자신의 비밀 아지트로 초대하며 한 첫말이다. ‘도시에서의 디지털 문화 잔재를 형식적으로라도 없애야겠다’며 특단의 조치로 내린 것이 고작 ‘스마트폰 금지령’이라니. 별거 아니다 싶은 요구에도 멤버들은 당황해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스마트폰이 일상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반응이었다.

“지금부터 지내다 보면 별이며 달이며 정말 (휴대폰으로) 찍고 싶을 거야. 눈으로 찍고 마음으로 담아 가세요. 그게 아날로그의 시작입니다.”

사부 이문세가 보내는 ‘아날로그 세계로의 초대장’이었다. 이문세의 비밀 아지트 ‘마구간’은 강원도 봉평의 자그마한 숲에 자리하고 있다. 20년 지기 친구네 농장이라고 소개한 비밀 정원에는 사방을 둘러봐도 울창한 숲뿐이다. 그는 이곳에서 일곱 살 시베리안 허스키 ‘룰루’와 산책을 하고 정자에서 책을 읽고 산악자전거를 탄다. 때론 봉평장에 나가 메밀전이며 감자떡, 수수부꾸미를 ‘뷔페’처럼 즐긴다. 침실에는 그 흔한 커튼 하나 없다. 휴대전화 알람 없이, 해 떨어지면 자고 해가 밝아오면 일어나는 자연의 리듬에 몸을 맡긴다. 그는 “아날로그 라이프는 자연의 순리에 따르라는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나누고 나눠도 줄어들지 않는, 차고 넘치는 자연의 삶이다.


두 번의 암수술이 바꿔놓은 삶의 태도

이문세가 봉평으로 온 건 두 번의 암수술 이후다. 2007년 갑상선 수술을 받았지만 2014년 재발해 그해 7월 재수술을 받았다. 암은 그의 몸뿐 아니라 가수의 생명과도 같은 목에 상처를 남겼다.

“내가 정확하게 내고 싶은 음이 있는데, 그 음이 안 나올 때가 있어. 특정 음을 내는 데 힘겨웠던 거지. 줄이 하나 끊어지는 느낌이랄까. 그럴 때마다 음악을 그만둬야 하나 싶어. 끝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두려움도 있었고. 생각해보면 그 음 외에 다른 음을 다 낼 수 있잖아? 그걸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아? 혼자 공부했더니 소리가 다시 나더라고.”

가수 인생 40년 만에 찾아온 최대의 고비, 이문세의 결심은 ‘기본으로 돌아가자’였다.

봉평을 떠나며 멤버들은 그에게 “아날로그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문세는 ‘이완’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집중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이완이 필요해요. 그리고 집중하러 무대 위로 뛰어가는 거지. 도시에서의 생활은 언제나 타이트해요. 내가 가만있어도 될까, 괜찮을까, 불안함이 있어. 어떻게 우리가 다 내려놓고 살겠어. 적당히 긴장도 있고, 이완도 있어야 하지. 그걸 잘하는 사람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 최고가 될 수 없어요. 100%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완’과 ‘집중’의 생활화가 필요해요.”
등록일 : 2019-07-02 09:49   |  수정일 : 2019-07-0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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