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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종편’ 황태순 인터뷰, “문재인 대통령 방미 후 좀 더 친미적으로 바뀔 가능성”

방송에서 못 다한 이야기

글 | 이상흔 조선pu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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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이 만든 스타 황태순 정치평론가. 그는 종편 출범직후부터 올해 초까지 5년간 최다, 최장 출연 기록을 세웠다. /TV조선 

종합편성채널이 출범한 지 어느덧 5년 반이 지났다. 종편과 함께 시사 토크 프로그램의 전성시대가 시작됐고, 입담으로 무장한 수많은 시사 패널(토론자, 출연자)들도 부침(浮沈)을 함께 했다. 많은 패널들이 말실수로 지탄을 받기도 했고, 실력이 부족해 도중하차하기도 했다. 반면 인지도를 높여 정계로 진출한 이도 있었고,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로 다른 방송에 출연하기도 한다.
 
이런 냉혹한 시사 토크 프로그램 세계에서 5년 동안 자리를 지킨 패널이 있었으니 바로 황태순 정치평론가다. 2012년 2월부터 종편 시사 토크에 출연한 그는 최장수 출연자일 뿐 아니라, 최다 출연자이기도 하다.
 
2011년 12월 처음 종편이 시작되고, 다음해인 2012년 2월 황태순 평론가는 종편에 처음 발을 들였다. 그해 4월 제19대 총선을 앞두고 종편에서 시사대담 토크라는 장르를 내놓았는데, 그가 1기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 후 지금까지 그의 모든 일과는 방송활동에 맞춰져 있었다.
 
이처럼 TV만 켜면 얼굴이 보여 ‘미스터 종편’으로 통하던 황태순 평론가가 갑자기 방송에서 사라졌다. 정확하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지난 3월 말부터 방송에서 모습을 감췄다. 언론계에서는 그를 둘러싼 여러 소문이 퍼졌다. 그가 하차한 이유가 보수적인 색채가 강해서라는 소문도 그중에 하나였다.
 
서울 광화문 한 사무실에서 황태순 평론가를 만났다. 그는 TV에서 평론을 하던 그 모습대로 성실하고 진지하게 여러 현안에 대한 대답을 이어갔다. 대화는 3시간을 훌쩍 넘겼다. 그는 여전히 구식 폴더형(접이식)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다.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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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대기 중인 황태순 평론가. 손에 구형 접이식 휴대전화가 들려있다. /조선DB
“종편에 처음 출연하던 날 담당 PD가 저를 보고 웃으면서 ‘황 평론가께서는 앞으로 웬만하면 SNS를 하지 마세요’하더군요. 방송에서 조금이라도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를 하면 반대편 사람들이 댓글로 욕을 퍼붓는데, 아무리 신경을 안 쓴다고 해도 막상 그런 글을 보면 열 받아서 도저히 못산다고 그러더군요. 그 후로 지금까지 2G폰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방송 시작 전이나, 택시로 이동 중에 방송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해볼 필요도 생길 텐데요.
 
“방송 전에 꼼꼼하게 준비해야죠. 그리고 방송 중에 이런저런 속보가 많이 들어오는데, 저는 그런 속보에 대해서는 어지간하면 논평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준비도 하지 않았고, 잘 모르는 분야인데 논평을 하면 실수를 할 수 있고, 깊이 없이 하나마나 한 논평을 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실례가 되기 때문입니다.”
 
직업 정치평론가의 길
 
-황 평론가께서 ‘정치평론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TV에 나왔을 때 이를 방송 출연용 직함으로 이해했습니다. 그전에는 정치평론 자체를 직업으로 내세운 사람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혹자는 저를 포함한 몇몇 패널들을 ‘생계형 정치평론가’라고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합니다. 물론 저는 생계형 정치평론가 맞습니다. 제가 최선을 다해서 정치평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거지요. 예를 들어 법관이나 교수들도 자선사업을 하기 위해 그런 직업을 선택한 게 아니듯이 저도 직업으로서 정치평론가의 길을 걷고 있는 것뿐입니다.”
 
황 평론가는 “기존의 정치평론은 시사평론가나 문화평론가라는 이름으로 주로 관련학과 교수들이 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지금은 직업적 평론가가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갑자기 보이지 않아 궁금해하는 시청자들이 많을 듯합니다.
 
“새 정부가 출범했으니 방송국에서 패널 구성을 새로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가 배제된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이 나면서 종편의 패널 구성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7~8개월 전부터 저의 각종 방송 발언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과 매도가 이어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보이지 않은 손들의 작동도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황 평론가께서는 대표적인 보수 평론가로 알려졌는데요.
 
“흔히 대한민국에서 보수·진보 혹은 좌우 문제를 이야기할 때 오른쪽이면 오른쪽이고, 왼쪽이면 왼쪽에 분명히 서야지 그렇지 않고 가운데 서 있으면 죽기 십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정치평론을 하면서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 애써왔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정치평론을 해왔습니다만, 막말이나 선정성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나 경고 조치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정치 평론을 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무엇인지요.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폭넓은 의미에서 언론인이고 방송인에 속합니다. 그러다 보니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책임이 따른다는 생각에 항상 중립적인 입장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제가 종편에서 5년간 쉼 없이 계속 출연했던 유일한 패널이자, 최장수 출연자로 알고 있는데, 저의 그러한 노력의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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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한 시위대들이 폭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조선DB
 
‘위수령’ 발언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설전(舌戰)
 
-예컨대 황 평론가께서 ‘위수령 발동을 주장했다’면서 좌파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으신 적이 있었죠.
 
“저는 위수령 발동을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만약 제가 위수령 발동을 주장했다면 아마도 방심위가 주의나 경고를 주었겠죠.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2015년 11월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소위 민중총궐기집회가 벌어졌다. 이날 농민 백남기씨가 과격한 시위를 벌이다 저지하는 경찰 살수차에 쓰러졌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이었다. 시위대가 경찰 저지선인 차벽을 뚫으려 하는 과정에서 폭력시위를 벌이면서 광화문 일대가 아수라장이 되었다. 계속해서 황 평론가의 설명.
 
“그때 제가 채널 A 방송 출연 중이었는데, 다른 패널들과 함께 생방송으로 시위를 지켜보면서 평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밤은 어두워지고 있었고, 흥분한 시위대들이 차벽을 뚫고 대통령 부재중인 청와대까지 밀고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만약 그렇게 되면 치안력이 뚫린 위기상황에서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것은 위수령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겁니다. 당시 제 이야기의 요지는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손 놓고 있어서 되겠는가. 빨리 나서서 시위 지도부도 설득하고,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발언이 무슨 문제가 되었습니까? 
 
“그 방송이 그날 당장 문제가 된 게 아닙니다. 며칠 후 한 진보매체 인터넷 판에 제 발언이 드라이하게 보도되었습니다. 그러자 야당에서 저를 종편에서 영구 퇴출시켜야 한다면서 성명서를 냈습니다. 그러자 SNS를 통해 그 기사와 야당의 성명서 내용이 핑퐁 치듯이 계속 퍼 날라지더군요. 그러면서 순식간에 제가 포털 검색순위 1, 2, 3위에 올랐습니다. 황태순, 위수령, 황태순위수령이 검색순위 금-은-동을 싹쓸이한 거죠. 반대진영에서 한 인물을 공격할 때 전형적인 패턴이 있는데, 집중적인 퍼 나르기를 통해 공론화시키는 것이 가장 흔한 방법입니다. 부담을 느낀 방송사들이 방송출연을 조금만 쉬어달라고 요청해 와서 한 1주일 정도 쉰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오래 쉰 것은 아니네요.
 
“11월 22일 일요일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갑자기 서거하셨습니다. 제가 김영삼 대통령 시절 김영삼 대통령의 정적(政敵)이었던 박철언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의 현장에 있던 사람이다 보니까 종편에서 곧바로 다시 부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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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으로 설전을 벌이고 있는 황태순 평론가와 김남국 변호사. /MBN

 
-박근혜 정부가 만들었다는 소위 ‘문화계의 블랙리스트’를 옹호했다는 발언이 크게 보도된 적이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옹호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올해 1월에 한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제가 그랬습니다. ‘이런 일은 옳지는 않지만, 과거 정부에도 이와 비슷한 유형이 있었다’며 어느 신문 기사를 인용해 ‘노무현 정부 시절에 5년간 중앙정부에서 언론사에 지원하는 공공부분 광고지원 1등이 서울신문, 2등이 한겨레, 3등이 경향신문이고, 조선일보가 꼴찌고 그다음이 동아일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저보고 ‘블랙리스트를 옹호하느냐’고 공격하더군요. 그 일로 또다시 제가 포털 사이트 검색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도 친북 성향 단체에 행정지원을 끊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문화관광부에서 문화예술 단체에 지원금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이 2~3천억 원 정도 되는 걸로 아는데, 정부가 자기들을 반대하는 단체나 개인에게 돈을 지원해가며 정부 욕을 계속하도록 할 수는 없겠죠. 지원부문의 우선순위를 지정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세금을 줘가며 공격을 자초할 정부가 어디 있겠습니까. 저의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것은 어느 정부도 마찬가지였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좌파는 퇴출되어야할 보수 세력으로, 우파는 변절자로 매도”
 
-진보진영뿐 아니라 보수 측으로부터도 많은 공격을 받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공격이 들어왔습니다. 주로 ‘대선(18대) 때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더니 대통령이 된 다음 어떻게 그렇게 비판할 수 있느냐’ 하는 항의였습니다.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에 대한 장단점을 잘 설명해서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박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그게 지지하는 것으로 들렸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상황이 다르죠. 평론가 입장에서는 누구를 지지하거나 편들 수 없고, 또한 저도 광의(廣義)의 언론인이기 때문에 정부의 과속이나 잘못을 견제하는 것도 저의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세월호 사건 때 정부를 많이 비판했고, 특히 소위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에 싫은 소리를 많이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수 쪽에서 엄청난 공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옹호한다고 해서 집중포화를 받지 않으셨나요?
 
“2016년 10월, 언론에서 ‘최순실 태블릿 PC 사건’이 보도되었을 때 패널 중에 제가 가장 먼저 ‘질서 있는 퇴진’ 이야기를 했을 겁니다. 저는 대통령이 사과를 했고, 도덕적인 기반이 무너졌기 때문에 임기를 채우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다만 그때는 사면을 전제로 한 게 아니라 헌정(憲政)질서도 유지하고, 대통령직위도 살리는 차원의 발언이었습니다. 정치권 합의에 의한 순차적인 소프트랜딩을 이야기한 겁니다. 보수 쪽에서는 ‘믿었던 황태순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정말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았습니까.
 
“탄핵 이야기는 김무성-유승민 의원이 11월 중하순에 가서 불을 지핀 것이고, 그전에는 정치권에서 공식적으로 탄핵이야기를 하지 않을 때였습니다. 제가 질서 있는 퇴진 이야기를 한 보름 뒤 정치권 원로들이 ‘4월 퇴진-6월 조기대선’을 제안했습니다. 그전에 처음으로 박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 이야기를 꺼냈던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외로운 처지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중립과 균형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것이 좌파 진영에서는 퇴출되어야할 보수 세력으로, 우파에서는 마치 변절자인 것처럼 매도를 하니까 상당히 힘들었죠.”
 
황태순 평론가는 1993년부터 2000년까지 박철언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이후 새천년민주당 김중권 대표최고의원 비서실 부실장과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기획위원 겸 언론담당 특별보좌관을 역임했다.
 
그는 “여야 정치권에서 두루 정치적 경험을 한 것이 정치평론을 하는데 치우치지 않고 폭넓은 시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방송을 시작하면서 제가 정한 몇 가지 원칙이 있었는데, 정치인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도 그중에 하나였습니다. 정치인들 만나서 이렇게 저렇게 어울리다 보면 사람이기 때문에 한쪽으로 쏠리게 마련이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잘못했을 때 비판하기 껄끄러워지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입니다.”
 
해박한 지식과 입담의 배경에는···
 
기자는 황태순 평론가를 잘 아는 지인으로부터 그가 엄청난 독서가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실제로 2008년 정동영 대선 캠프를 떠난 후 4년 동안은 책만 읽었습니다. 예전에 임금이 유능한 신하들에게 사가독서(賜暇讀書)를 하도록 했는데, 스스로 그렇게 한 것이죠. 처음에 종교에 관심이 있어 종교 공부를 했는데, 그렇다 보니 고대 가톨릭 역사를 알아야 했고, 유럽의 역사를 알아야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책을 확장해서 읽은 겁니다.”
 
-그 나이에 책만 읽다보면 주변 환경으로부터 고립되기 쉬울 텐데요.
 
“책만 읽으면 현실에서 도피하게 됩니다. 저도 그 점이 걱정되어 세상 돌아가는 감이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동창회 모임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힘들 때마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며 내 영혼의 선장이다’라는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Invictus’에 나오는 시 구절을 읊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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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8일 TV조선 '뉴스를 쏘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황태순 평론가가 과거 정치적 사례를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 비교해 설명하고 있다. /TV조선

-독서만으로는 지금과 같은 다방면의 지식을 쌓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억력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예전의 정치적 사건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을 두고, 어떤 시청자들은 미리 대본에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하시기도 할 겁니다. 제가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대부분의 정치적 사건을 몸으로 익혔기 때문입니다. 몸으로 익힌 것과 책으로 읽은 것을 기억하는 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1988년부터 정치권 실세 1~2위라는 박철언 의원과 김중권 대표를 보좌하면서 굵직한 정치적 사건을 몸으로 겪었습니다.”
 
황 평론가는 “2003년부터 정치권을 떠나 박철언 전 의원의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박철언 의원의 회고록 집필 실무를 총괄하면서, 당시 그 당시 당시의 신문들, 그리고 각 정부마다 공보처가 발행하는 전임 정부의 실록 그리고 박철언 의원이 수집·기록한 방대한 분량의 고급 정보를 분석하고 정리하면서 이를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거기에 더해 박철언 전 의원이 건국대 석좌교수를 할 때는 사실상의 조교 역할을 하면서, 언론과 법, 대북문제 등에 대해 공부를 하였고, 이런 것들이 현재 평론가 생활을 하는데 모두 자양분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탁현민 비판하지 않는 여성·시민단체 부끄러운 줄 알아야”
 
이야기의 주제가 정권 교체와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로 옮겨갔다. 황태순 평론가는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소위 여성단체와 좌파단체들의 침묵에 대해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좌와 우를 떠나 이 세상에는 인권이나 평등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란 게 있습니다. 탁현민 행정관처럼 여성을 비하하고, 모욕하고, 여자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과 성적 편견을 가진 사람에 대해 여성 평등을 이야기해왔던 그 많은 소위 진보 여성단체들이 거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무척 당혹스럽고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민들이 이 모든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동안의 행태를 보고 판단할 때 소위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 생) 운동권들은 자기들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믿고 있는 듯합니다.
 
“그야말로 막연하고 근거가 없는 집단 최면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탁현민같이 막말을 내뱉은 자가 있었나요? 지금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013년 낙마한 김병관 후보자를 비교할 때 국민들이 객관적으로 누가 더 깨끗하다고 생각하겠습니까? 과거 보수 세력은 그래도 부끄러운 것은 알았기 때문에 쉬쉬하며 감추다가 문제가 터지면 엎드릴 줄이라도 알았잖아요. 지금은 그냥 뻣뻣하게 서서 뭐가 잘못됐느냐는 식이잖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직접 내세운 인사 5대 원칙도 가볍게 뒤집어 버렸습니다.
 
“자기들이 다 판단할 거 같으면 원칙이 왜 필요합니까? 원칙이라는 것은 허들 경기에서 허들과 같은 것이라 통과하면 살고 못하면 가차없이 쳐내야 하는 겁니다. 특히 인사문제는 잔인할 정도로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이사람은 허리가 아프니 허들 몇 개 빼고, 저 사람은 발이 아프니 허들 위로 통과하고 그러면 원칙이 아니라, 인치(人治)가 되는 거죠. 야당은 이런 위선을 깨부수어야 하는데 지금 야당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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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2일 오후 야3당 여성의원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즉각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조선DB

-운동권으로 채워진 청와대 인사들에 대해 걱정하는 국민이 많습니다.
 
“물론 5·18 직후인 19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예민한 대학생들이 반미(反美)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후 1990년도 초중반에 사회주의가 다 몰락하고, 그 종주국인 소련이 붕괴되어 지구상에 사라졌으며 사회주의 실험이 실패했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죠.”
 
-왜 그들의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보시는지요.
 
“중국조차 자본주의가 된 마당에 오직 북한만이 기형적인 독재체제를 유지하면서 저러고 있잖아요. 그들은 망한 사회주의의 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간단합니다. 그걸 놓는 순간 자기들이 바쳐온 몇십 년의 세월이 모두 무너지고 부정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내부에서 이런 사람들을 보고 종북(從北)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 정부, 대통령 방미 후 좀 더 친미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출범한 지 이제 2개월 지났는데, 세상이 바뀐 것이 실감이 납니다. 특히 젊은 층의 지지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문 대통령이 공공부문에서 8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당장 11조2천억 규모의 추경을 국회에 내놓았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5년 동안 17만개가 넘는 공무원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공무원을 17만 명을 늘렸을 때 당장 그 비용은, 또 이들이 30년 근무하고 퇴직한 후에도 연금을 줘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공무원 연금개혁을 통해 330조원을 감축했다고 했는데, 17만 명을 늘리게 되면 앞으로 400조 원 내외의 추가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향후 5년간 과연 몇 명의 젊은이들이 공무원의 세계에 진입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많지 않다고 봐요. 지금도 9급, 7급 공무원 시험을 보면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보입니다. 젊은이들은 자신이 이런 정책의 수혜자가 될 것이란 착각을 하지만, 사실 90%는 그냥 신기루에 휩쓸려서 들러리 서는 꼴밖에 되지 않습니다. 일단 먹이를 하나 던져놓으면 모든 사람이 고기를 먹을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지지를 하는데, 정치인 입장에서는 최고의 정책이죠. 이런 정책을 정치적 용어로 포퓰리즘(populism)이라고 합니다.”
 
-보시기에 현 정부가 이전 정부와 비교했을 때 가장 차별적인 요소가 있다면.
 
“기본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팀이 소위 자주파 위주로 구성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아주 감성적이고, 때로는 낭만적으로 대북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가진 미국 워싱턴 포스트와 CBS 인터뷰에서 그런 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국제정치의 현실은 냉혹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곧 느끼게 될 것입니다.”
 
-지난 두 달 동안 사드배치 문제를 비롯하여 미국과 계속 엇박자를 내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현 정부 들어서자마자 통일부에서 그동안 막아놓았던 대북 접촉 몇 개를 순식간에 풀어줬는데, 북한이 그걸 전부 비토하지 않았습니까? 상당히 모양새가 우스워졌습니다. 미국은 지금 ‘우리와 스크럼을 짜고 북한을 압박해도 모자랄 판에 너희가 이렇게 나올 수 있어’하며 엄청나게 불쾌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를 눈치 챈 정부가 미국과 코드 맞추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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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취임 뒤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을 비롯한 내빈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마침 지난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위해 출발했는데요.
 
“노무현 전 대통령도 후보시절 ‘반미면 어떠냐’고 외치다가, 막상 집권하고 나서 부시 정부하고 대화하고 나서는 상당히 바뀌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면서는 현실에 조금씩 눈을 뜨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실례가 오토 웜비어에게 대통령으로서 이례적으로 조선(弔電)을 보낸 거라고 봅니다. 아직은 문 대통령이 낭만적·감성적·정서적인 접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대화론’을 설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지 모르겠지만, 방미 후에는 현실적으로 급속하게 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봅니다.”
 
황태순 평론가는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국가관계는 강력한 힘을 가진 쪽이 갑(甲)일 수밖에 없다”며 “안타깝지만, 이런 상태에서는 터프한 협상의 달인이라는 트럼프로부터 선택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이 지금 우리를 그나마 대우해주는 것은 강력한 한미(韓美)동맹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등지고 중국하고 붙는 순간, 중국은 우리를 북한보다 더 아래 자리에 놓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후 정부 기류가 자주파적인 흐름에서 좀 더 친미적인 흐름으로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北이 핵무기 가지는 순간 南은 영구히 종속”
 
-현 정부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낼 수 있겠습니까.
 
“문정인 특보를 통해 드러난 문 대통령의 북핵문제 해결 방안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고, 핵동결 의지를 보인다면 미국과 수교 등 중국과 북한의 주장을 상당 부분 들어주겠다는 것 같습니다. 뭐가 됐든 간에 선결조건이 북한의 비핵화 아니겠습니까? 말은 좋지만, 문제는 북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북의 체제를 위협하는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로 핵을 포기할 리가 없습니다. 결국 미국과 상대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종속변수로 격하시킬 것입니다. 그래서 6·15 선언 기념식을 하자는 제안도 일소에 붙인 거 아니겠습니까. ‘너희가 지금 우리랑 같은 반열에 설 급이 아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문 대통령은 대화를 통해 진짜 북핵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보는 걸까요?
 
“지금까지 발언이나 행동을 종합해보면 그렇게 이해하는 편이 맞을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이야기할 때 ‘낭만적’‘감성적’이라는 용어를 쓴 겁니다. 현재 이 정부에서 중핵적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소위 86세대들인데, 86세대의 특징 중 하나가 북한을 내재적 접근법으로 보면서 이해하고, 과거 남미를 지배했던 해방신학의 영향으로 미국을 신제국주의로 보는 시각을 가졌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들은 우리민족끼리 대화해서 한민족 공동체나 낮은 단계 연방제로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대북관을 가진 것이죠.”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그랬던 것처럼 돈이 필요하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습니까.
 
“역사적으로 보면 기원전 흉노제국은 약 100년 동안 중국 한(漢)나라를 군사적으로 압도하면서, 한나라에 빨대를 꽂고 마음껏 빨아먹었습니다. 북한도 그렇게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이 있는 한 남한을 현실적으로 종속시킬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이 빨대를 꽂아서 최대한 빨아 먹는 겁니다. 핵무기 150기 정도만 가지고 있으면 미국도 북한을 어쩌지 못합니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은 사실상 북한에 영구히 종속되어 버리는 것이죠. 이것이 20세기에 많이 보아온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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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2일 6·4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서울 강남역 엠스테이지 앞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 후보는 박원순 후보에게 패했다./조선DB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되찾는 것이 보수의 살 길”
 
-국내 정치 문제에 관해 몇 가지 여쭤 보겠습니다. 보수 세력이 지난 대선에서 왜 참패를 했다고 보시는지요. 혹자는 우리나라에서는 보수와 진보세력이 10년 주기로 정권을 교체한 것이 정치 형태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에 보수가 이렇게 지리멸렬할 정도로 참패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응징의 결과라고 봅니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 탄핵될 때까지 모든 언론매체가 그야말로 신물이 날 정도로 박 대통령을 공격하였고, 탄핵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보수 전체가 등치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심지어 자기가 보수라고 생각하고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를 찍었던 사람들 대다수도 모욕감과 수치감을 느끼고 돌아섰습니다.”
 
-어떤 여론조사 전문가는 마지막까지 보수 세력이 뭉치면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분들은 국민들이 느낀 수치심에 대한 정성적 분석이 부족했던 겁니다. 아무리 훌륭한 무기를 갖춘 군대도 사기가 꺾이면 패합니다. 선거도 마찬가지로 기가 꺾이면 절대로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촛불시위가 일어나고 이것이 박근혜 탄핵으로 연결되고 보수의 패배를 가져온 좀 더 근원적인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8년 대선 당시 야당의 정동영 후보가 이번 대선과 비슷한 530만 표의 차이로 패배했습니다. 그 후 야당은 지리멸렬했습니다. 지금과 상황이 비슷한 거죠. 그런데 한 가지 달랐던 것은 그렇게 엄청난 표차로 출범한 이명박 정권이 제대로 시작도하기 전에 광우병 촛불시위에 발목이 잡혔다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오랜 세월동안 좌파들이 구축해 놓은 사회적 플랫폼의 힘입니다.”
 
-2008년 촛불시위 전인 2002년에는 미군 장갑차에 죽은 효순이 미선이 사건으로 거대한 반미 시위가 일어난 적이 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저도 그러한 사회적으로 흐르는 반미·좌파의 흐름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미국이 대한민국 국민들로부터 처음 충격을 받은 것은 1984년 미 문화원 방화사건이 아니라, 1988년 88올림픽 때 온 국민이 나서서 소련을 응원했던 사건입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아주 당혹스럽고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 이면에는 전두환 정권의 등장을 막지 못한 미국의 책임론이 있고, 결국 이런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이 터졌고, 노무현 당시 대통령 후보가 ‘반미면 어떠냐’고 들고 나오면서 정점을 찍은 것이죠.”
 
-우리 사회의 반미주의와 좌파적 흐름이 이처럼 공고하다면, 보수 세력이 지금처럼 안이하게 대응해서는 안 되겠군요.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사회는 이미 좌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된 지 오래입니다. 학교는 전교조가 장악했고, 사교육 시장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거치면서 386 출신들이 거의 다 장악했습니다. 문화계, 노동계는 말할 것도 없고, 이제는 법원까지 40~50명의 판사들이 전체 판사들을 끌고 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기울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보수가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보수가 재기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있다면요.
 
“가장 먼저 할 일은 보수정당이 힘을 합치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모욕을 주면 안 됩니다. 집 나간 사람이니 무조건 무릎 꿇고 들어오라면 누가 들어오겠습니까. 보수정당들이 힘을 합쳐서 뭔가 보여주면, 보수도 서서히 원기를 되찾을 겁니다.”

황 평론가는 “그다음 보수 세력이 시급히 해야 할 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시장 자리를 탈환하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자, 상징성이 큰 곳입니다. 전국의 축소판 같은 서울 시장선거에서 이기고 경기와 인천을 지키면 보수도 재기의 발판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뜻 후보로 내세울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춘 의원과 김부겸 의원을 해수부 장관과 행자부 장관으로 발탁한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대구시장을 위한 포석이라고 봅니다. 이처럼 여당은 미리 인재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야당은 아직도 친박이 어쩌고 하면서 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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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일 열린 태극기 집회. 태극기 집회 참가자가 촛불집회 숫자를 능가했지만, 다수 젊은층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다./조선DB

“보수세력은 재기(再起)위한 플랫폼 구축에 역량 집중해야”
 
-지난 대선에서 50대 이하에서는 보수가 사실상 궤멸을 했습니다.

“지금 20~40대들이 우파나 보수의 가치를 너무나 폄훼하고 범죄시하고 죄악시하고 있다는 것이 보수 입장에서는 가장 큰 난제입니다. 한마디로 보수 우파는 수구 꼴통·꼰대로 네이밍이 되었고, 진보 좌파는 노동자 농민을 위해 애쓰는 모습으로 네이밍이 된 거죠. 젊은이들에게 우파들의 진짜 모습을 알려나가는 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우파 정당이 그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이 이런 일을 맡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파 내부의 자성을 통해 서서히 그러한 움직임이 일어나야합니다. 그렇다고 군사 작전하듯이 세력을 확장하고 우군을 충원하는 방식은 안 된다고 봅니다. 다행히 SNS라는 무기가 있으니 보수 세력은 이를 통해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서 젊은이들이 공감할 수 있게 다가가야 합니다.”

황 평론가는 “정당 활동과 별개로 보수 전체가 나서서 보수의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든 어떤 이념이든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있어야 하고 이를 담는 플랫폼이 있어야 하며, 이를 연결하고 전달하는 네트워크와 디바이스가 있어야 합니다. 20~40대에게는 보수의 본 모습이 지금까지 보아온 게 아니라는 걸 알려야 합니다. 그런 보수의 가치를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바로 플랫폼입니다. 좌파들이 지금처럼 사회의 주도적 흐름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플랫폼 구축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전교조나 민노총 그런 것을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좌파들이 잘하고 있는 것 중에 배울 것은 배워야죠.”
 
-언론이 모두 우파에 적대적인데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SNS와 유튜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죠. 예컨대 정유라씨가 ‘돈도 실력이야’라고 한 것과 탁현민 씨의 발언 중에 어느 것이 더 심한 막말입니까. 17살짜리 정유라가 한 발언은 전 젊은이들의 공분을 일으켰는데, 탁현민의 저질 여성 폄하 발언과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플랫폼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파들의 개인방송이 활발한 편입니다. 그것이 플랫폼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시는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얼마나 섹시한 콘텐츠를 담아내느냐 하는 것입니다. 최근의 보수 측 인사들이 하는 개인방송들이 50대 이상 장노년 층한테는 어느 정도 먹힐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젊은이들에게도 통할지 의문입니다. 좌파들은 그람시의 진지론에 따라 집요하게 젊은이들을 파고드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우파들도 젊은이들을 상대로 한 걸음 한 걸음 우파의 진지를 구축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정치문화는 왜 이렇게 후진적입니까?
 
“한마디로 ‘올 오아 낫씽(All or Nothing)’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미국만 해도 권력이 철저히 분산되어 있고, 행정부, 의회, 사법부가 권력을 적절히 견제합니다. 우리는 강력한 중앙집권을 유지한 나라인데, 경복궁에서 이기면 모든 것이 정리되는 정치 구조였습니다.

이해찬 의원이 ‘보수를 궤멸해야 한다’고 했는데, 상대방을 죽여서 무력화시키겠다는 발상이 조선시대 사화(士禍)와 다를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렇게 나오면 상대는 그냥 당하고 있습니까? 최근에는 그나마 독립성을 유지하고 권력을 견제하던 언론까지 대통령 권력에 예속되는 것 같아 정치가 더욱 후퇴하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대중 인지도도 높으신데 앞으로 정치하실 생각은 없으신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제 정치는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에 시작해야 합니다. 저만해도 이제 지나간 세대입니다. 정치인은 정치인으로서 역할이 있고, 저 같이 정치평론을 하면서 정치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도 나름의 의미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등록일 : 2017-06-29 10:06   |  수정일 : 2017-06-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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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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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룡이  ( 2017-09-19 )  답글보이기 찬성 : 4 반대 : 3
황태순씨 요즘 안보여서 궁금...
근데 잡탕밥 같은 말 듣지 않아서 좋습니다
이태현  ( 2017-08-11 )  답글보이기 찬성 : 10 반대 : 17
종편 평론가중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분인데 요즘 왜안보나 찾던중 역시 아직도 정권의 안보이는 손의 작용이라니 습쓸하네요 기다리면 좋은 세상 오겠지요
황비홍  ( 2017-07-27 )  답글보이기 찬성 : 23 반대 : 13
비겁한 변명으로 일관. 방송서 다신 안보고 싶군요.
dure2997  ( 2017-07-05 )  답글보이기 찬성 : 39 반대 : 26
정말 궁금했어요.
역시 방송편성과정에서 현 정부의 눈치보기가 느껴지는군요.ㅠㅠ
종편방송 정신 차려야 국가가 바로 섭니다!!!!!
dure2997  ( 2017-07-05 )  답글보이기 찬성 : 30 반대 : 45
추상적이지 않고 정확성과 합리성을 갖춘 황태순평론가님 그립습니다.
요즘 종편 질릴정도로 문정부에 아부 심합니다.
황평론가님 다시 뵙도록 방송 편성해야합니다.
최은희  ( 2017-07-02 )  답글보이기 찬성 : 32 반대 : 37
방송안본지 오래되었는데 그래도 황평론가님의 의견은 다른 사이트를 통해 전해듣곤했습니다 요즈음 황장수소장님이랑 주말마다 하시는 대담 잘 보고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정치를 넘겨야한다는 말씀 감동입니다 이시대 최고 평론가이신 황태순 평론가님을 위하여 화이팅 외칩니다 ......
      답글보이기  dure2997  ( 2017-07-05 )  찬성 : 15 반대 : 14
황태순평론가님과 황장수소장님의 대담프로가 어디서 언제 방송되나요?
이순희  ( 2017-07-01 )  답글보이기 찬성 : 38 반대 : 32
왜 방송에서 안보일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황태순 이렇게 조회하니까 기사가
보이네요∼
균형감각을 갖춘 최고의 평론을 다시 보고싶습니다.
이필후  ( 2017-06-30 )  답글보이기 찬성 : 49 반대 : 32
잘 읽었습니다.
다시 종편에서 활약하는 모습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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