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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중국의 사드 보복은 오래갈 수 없어”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한국석좌가 말하는 대한민국의 미국과 중국에 대한 외교전략

“사드는 국가안보에 필연적 선택이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돼, 중국의 보복은 오래갈 수 없어”

⊙ 현재 북한의 도발 강도와 빈도는 김정일-김정은 권력이양 때와 동일해
⊙ 북한,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 세우려고 도발 이어가
⊙ 김정은, 전략은 믿지 않고 도발에 자신만만한 성격 보여
⊙ 올 가을, 미 대선 가까워질수록 북한 더 많이 도발할 듯
⊙ 지역별 분쟁은 있어도 제3차 세계대전은 발생하지 않을 것
⊙ 전례로 볼 때 테러집단 IS가 북한산 무기를 구입할 가능성 있어

빅터 차 (Victor D. Cha)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졸업. 동 대학원 국제관계학(동아시아) 석사, 정치학 박사.
옥스퍼드대 철학·정치학·경제학 석사. /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
6자회담 미국 측 부수석대표 역임. 현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미 조지타운대 교수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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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제전략문제연구소 동영상 캡처
  미국을 포함한 유럽, 일본 등과의 공조 속에 대북제재는 날로 강화되고 있지만, 북한의 연이은 도발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월간조선》은 빅터 차 교수를 통해 북한의 연이은 도발 이유, 향후 미 대선 등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새로운 한반도 분석 홈페이지인 〈Beyond Parallel(분단을 넘어)〉을 지난 6월 30일 론칭했습니다. CSIS는 기존 대비 한국을 더 심층적으로 분석하겠다는 건가요. 

  
  “〈Beyond Parallel〉은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산하 마이크로사이트(microsite, 커다란 웹사이트 안의 개별적 창구) 개념으로서 한반도 통일(Korean unification)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더 깊이 분석하겠다는 뜻에서 만든 겁니다. 통일은 분명 중요하고 한국이 가장 기다리는 겁니다. 우리는 통일에 대해 너무 무지(無知, We know so little about)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통일을 ‘예상할 수 없는 것’ ‘비싼 것’ ‘위험한 것’ ‘무서운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Beyond Parallel〉은 이런 무지를 초당적이고 비이념적인(non-ideological) 정보를 토대로 분석할 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정보는 인공위성 사진, 전문가 분석, 여론조사(polling), 빅 데이터, 그리고 가공되지 않은 원본 데이터(original datasets)입니다.”
 
  — 예를 들어 주신다면요.
 
  “구체적인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최근 〈Beyond Parallel〉에서는 한반도 통일을 5개의 시나리오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전쟁(Korean War) 이후 현존하는 모든 통일에 대한 개념을 토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우리는 2016년 1월 북핵실험 이후 중국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북한과의 무역을 엄격히 통제(cracking down)하는 모습을 포착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중국이 유엔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서명을 하기 훨씬 전의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북한의 도발이 한미 군사훈련 때문이 아니라는 명백한 자료(original datasets)를 확보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 탓이라고 항상 주장하지만 말이지요. 이런 우리(Beyond Parallel)의 전례는 모두 데이터를 토대로 만들었기에 이념적이지 않은(non-ideological) 논리(arguments)로 풀어 낸 것들입니다. 그만큼 전문가, 정부관료(policymakers), 기자들에게도 유용한 자료들입니다.”
 
  참고로, 〈Beyond Parallel〉을 통해 공개된 통일에 대한 5개의 이론은 다음과 같다. 
  
  1. 승자가 모든 걸 다 갖는다(Winner takes all)
  2. 너무 어렵고, 너무 위험하다(Too difficult, Too dangerous)
  3. 햇볕정책(sunshine policy)
  4. 실용주의(Pragmatism)
  5. 통일은 대박(jackpot)
 
  위 사안들은 남북분단 이후 한국에서 제기된 통일에 대한 이론을 종합한 것이다.
 
  — 그럼 북한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존스홉킨스 대학의 〈38노스〉와는 어떻게 다른 겁니까?
 
  “〈Beyond Parallel〉은 〈38노스〉와는 다릅니다. 〈38노스〉는 대부분 인공위성 이미지를 토대로 북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대 등을 분석합니다. 그런데 〈Beyond Parallel〉의 경우 인공위성 사진을 연구의 일환으로 사용할 뿐입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원본 데이터와 여론조사 자료 등을 토대로 통일의 주안점으로 고려해 분석합니다. 〈Beyond Parallel〉이 진행 중인 개념을 이 짧은 답 안에 담기는 어려운 면이 좀 있는 거 같네요. 아마도 독자분들이 직접 〈Beyond Parallel〉 홈페이지(www.beyondparallel.csis.org와 트위터 @BeyondCSISKorea)에 접속해 보시면 제가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북한, 김정은 정통성 세우려고 지속적인 도발 감행하는 것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한반도 분석 홈페이지인 ‘분단을 넘어’.
  — 대북제재는 물론 김정은에 대한 직접 제재를 하고 있음에도 북한은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ICBM과 SLBM 발사시험을 계속 몰아붙이는 형국입니다. 지난 7월 12일에는 김정은이 북·중 접경지대 식당 종업원 탈북자들을 응징하겠다는 의미로 테러 공작조를 동남아 10개국에 급파했다고 합니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저희의 분석 내용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Beyond Parallel〉이 입수한 자료(datasets)를 토대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발생했던 도발 중 최근 북한의 도발 빈도와 강도는 최대치에 육박했으며, 이는 공교롭게도 그 정도가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정권이 교체되던 때와 일치(coincides)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까지 도발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한 명확한 이유는 아직까지 불분명합니다만 어린 지도자(김정은)의 내부적 정통성(legitimacy)을 공고히 하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김정은의 공격적인 성향도 한몫했습니다.”
 
  — 앞으로 북한이 큰 도발을 감행할까요. 
  
  “김정은은 전략(strategy)과 세부적인 계획(subtlety)을 믿지 않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약간의 염려(repercussions)만 있을 뿐 대체로 자신만만(brash)한 성격의 소유자로 보입니다. 우리가 모은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올 가을 무렵 미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도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일부 국제분쟁 전문가와 유명한 예언가(envisionist)들은 2016년에 제3차 세계대전이 벌어진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국제적인 전쟁을 야기시킬 만한 도화선 지역으로 동북아의 중국과 북한 대(對) 미국과 한국 및 연합전선, 테러집단 IS로 촉발된 유럽 대 중동 그리고 러시아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예상에 동조하시나요.
 
  “저는 이 예상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세계전쟁은 파멸(catastrophic)로 치닫는 것이며 이미 국가들(nation-states)이 과거(역사)를 통해 이런 점을 충분히 학습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제2차 세계대전은 유럽의 청년 세대를 모조리 앗아간 전쟁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이런 일이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다시 벌어지길 바라지 않고 있습니다. 각국의 정상들도 이런 전쟁의 고통을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제 말은 2016년이나 2017년에 분쟁(conflict)이 발발하지 않는다는 게 아닙니다. 북한이나 중국 혹은 러시아와의 작은 분쟁(skirmishes)이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만 이런 소규모 접전이 발생했다고 해서 큰 전쟁으로 번지도록 (국가 정상들이) 방치하지는 않을 거라는 겁니다. 분명 각국의 지도자들도 이런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고 저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IS의 대남 테러보다는 북한의 대남 사이버 테러 유의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10월 방미중 국제전략문제연구소를 방문했다. 사진=조선일보
  — 테러집단 IS(ISIL, Daesh)는 최근 유럽의 많은 국가는 물론 방글라데시, 미국도 공격했습니다. 한국도 IS가 공격한다고 발표했는데요. 만약 테러가 발생한다면, 과거처럼 북한과 중동의 테러집단(아부니달 조직)이 연계한 김포공항 테러처럼 IS와 북한이 함께 테러를 할까요.
 
  “일단 이 질문에 대해선 단정할 만한 정보가 없어 어떻다고 답하기 어렵습니다. 또 테러집단 IS의 한국 공격 여부에 대해서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히려 북한이 주도하는 사이버 테러가 더 걱정이 됩니다. 북한의 사이버 능력은 계속 복잡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김정은 정권은 아무런 망설임(hesitancy)도 없이 군이나 민간을 향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사이버 공격은 북한이 보유한 가장 궁극적인 비대칭 무기(the ultimate asymmetric weapon)로서 한국이나 미국과 같은 하이테크 (high-tech) 국가를 적으로 삼기에 좋습니다.”
 
  —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북한이 핵무기나 핵물질 아니면 중장거리 미사일 등을 테러집단 IS에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북한이 앞서 언급한 무기들을 IS에 판매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난 9·11 테러 이후 미국은 대량살상무기(WMD) 테러가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테러집단에게 위험한 무기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저 말뿐입니다(those are just words).”
 
  — 테러집단 IS가 핵무기를 손에 넣고 싶어할까요.
 
  “지금까지의 전례를 살펴보면 북한은 여태 자신들이 개발한 모든 무기체계를 해외에 판매해 왔습니다. 탄도미사일을 이란과 파키스탄에 팔았고, 핵무기의 설계구조(nuclear design)를 시리아에 팔았습니다. 이런 북한의 전례가 저를 걱정하게 하며, 이런 짓을 북한이 또 감행할 잠재적 가능성(potential)도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IS가 이를 사용해 공격을 한 뒤에 이어지는 조사를 통해 IS가 핵무기를 구입한 경로가 역추적되면 북한이라는 게 밝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하는 겁니다. 이렇게 역추적당하게 되면 분명 이것은 북한 정권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번복할 수 없는 브렉시트의 교훈, 남북이 직시해야 …
 
  — 브렉시트가 한반도에도 어떤 영향을 줄까요. 만약 영향을 준다면 남한과 북한 중 어느쪽이 더 큰 영향을 받겠습니까. 
  
  “제가 염려하는 부분은 영국의 브렉시트가 결정되고 난 이후였습니다. 결정 직후 4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브렉시트를 재투표하자는 탄원서에 서명을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국제적으로 이런 걸 다시 한다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no do-overs). 아마도 이 점이 두 한국(남북한)에는 가장 큰 브렉시트의 교훈일 것입니다. 정치를 하다 보면 때로는 짧은 생각만으로 감정에 치우친 채로 내린 불행한 결정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결정은 분명 후회를 남깁니다. 따라서 남과 북은 서로를 대할 때 이런 점을 반드시 기억했으면 합니다.”
 
  — 미국 대선에 대해 묻겠습니다.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이메일이 위키리크스로 대량 유출되었습니다. 이를 두고 유출의 배후에 러시아가 해킹에 관여했다는 ‘러시아 개입설’이 돌고 있습니다. 이번 이메일 유출로 인해 힐러리 캠프에 주는 영향이 있을까요.
 
  “이 시점에서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될지를 예상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이번 대선은 많은 부분에서 과거와는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예측 불허인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두 후보가 총선거(general election)에 돌입할 때까지만 해도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를 간발의 차로 앞섰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polling)를 보면, 두 후보 모두 비호감 수치(unfavorability ratings)가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두 후보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은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새로운 무언가가 나오기만 하면 표는 어느 한쪽으로든 쉽게 이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힐러리 측의 이메일 유출이나, 그녀의 재단과 관련된 기금(fundings) 등에 대한 이슈가 터져 나올 경우 표는 빠르게 반대 진영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트럼프 진영도 마찬가지입니다.”
 
  — 선거의 양상은 어떨까요. 
  
  “두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는 만큼 양측은 상대 진영에 관한 부정적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럴 경우 두 후보는 ‘내가 얼마나 더 나은 후보’인지를 알리기보다는 ‘상대방을 뽑는 게 얼마나 나쁜 선택’인지를 알리는 네거티브 형태의 선거로 치닫게 될 겁니다.”
 
  — 만약에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한미동맹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겠습니까. 트럼프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 대북 기조를 유지할 거라고 보시나요.
 
  “트럼트가 대통령이 되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pecial Measures Agreement)의 재협정 시기(제10차 합의)가 도래합니다. 아마도 트럼프 정부는 한국에 더 많은 방위 분담금을 내라고 압박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 재협상은 분명 중대하고도 매우 정치적인 협상 자리가 될 것입니다.”
 
  — 트럼프가 한국을 얼마나 알고 있나요. 
  
  “트럼프는 선거운동 중 그가 북한의 김정은을 만난다고 공언했는데 그가 갑자기 그럴 수는 없을 겁니다. 이런 유의 발언은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입니다(less important).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트럼프가 지난 20년 동안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누군가가 한미동맹을 이해하려면 한국을 방문해 DMZ를 찾거나, 주한미군을 만나는 게 가장 좋은 방법(the best way)입니다. 그래야지만 이 나라가 지난 60년간 무엇을 이뤘는지 알게 되고 그것에 감사하게 됩니다. 그 어디에도 한국을 방문해 (양국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한국은 미국의 강력한 동맹을 기본으로 대중정책을 펼쳐야
 
2015년 시험발사 중인 사드 미사일. 사진=미국 미사일방어국(BDA)
  — 제가 빅터 차 교수님을 2014년에 인터뷰했을 때, 교수님께서 10년 뒤 한반도는 통일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이제 앞으로 8년이 남았는데요. 혹시 과거 이 예측 발언에 대한 입장이 바뀌셨는지요.
 
  “그런 예측 발언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당신(기자)이 그렇다고 하니 저는 당신의 말을 믿겠습니다! 저에게는 점성술사들의 유리구슬(crystal ball)이 없기 때문에 한국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저는 한국의 각 분야에서 비정상적인 역사를 정상적인 궤도로 올려 한국(남한)의 주도 아래 통일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며 그것은 북한의 국민들을 인도적(humane)으로 이끄는 것이며, 그것만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통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통일은 이르면 내년에라도 이루어질 수 있으며 늦으면 10년이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북한 정권에 대한 불확실성(unpredictability)의 폭이 넓다는 뜻입니다. 지금 분단된 한반도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살겠다며 통일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에겐 북한 사람들에 대한 공감(empathy)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북한 사람들은 태어나 보니 그 혹독한 현실 속에서 살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통일을 바라지 않는 사람들은 통일된 국민과 분단 전 하나된 한국의 긴 역사에 감사할 줄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 빅터 차 교수님께서 만약에 한국의 대통령이라면, 두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하면서 북한을 다루시겠습니까. 
  
  “아마도 한국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중국과의 관계는 아시아에서 가장 복잡한 관계일 것입니다. 일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중국과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단순합니다(simple). 동북아에서 강대국의 입지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일본은 중국을 동료 경쟁자(a peer competitor)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입장에선 흑 아니면 백으로 나뉘는 명확한 관계가 아닙니다. 한국의 입장에선 물리적(영토적)으로 중국과 연결되어 있고, 통일을 위해선 중국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한국에 있어서 중국은 일본이나 미국이 처한 입장보다 복잡한 전략을 구사해야만 합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회색(grey, 중립적 관계)의 스탠스를 취할 수는 있지만 이마저도 점차 어려워지는 형국입니다. 앞으로 이런 어려움은 더 많아집니다.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회원국 가입, 미국 주도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대 중국 주도의 RCEP(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 이외에도 사드(THAAD) 문제 등이 그렇습니다.”
 
김정은이 지난 7월 탄도미사일 발사를 참관하며 흐뭇해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구체적으로 한국이 취해야 할 스탠스는 뭡니까.
 
  “제 생각에 한국의 대중국 정책은 기본적으로(the cardinal rule) 강력한 한미동맹에 기반해야 합니다. 만약에 중국을 대하는 한국에 강력한 미국의 동맹이 없다면 중국은 분명 한국을 중국의 작은 자치구(small province of its own) 정도로 여기며 대할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이 강력한 미국의 동맹을 가지고 있으면 중국은 한국을 하찮게 대할 수가 없습니다. 사드 배치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만약에 중국 때문에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지 않았다고 해서 중국이 한국을 더 다정하게 대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만약에 사드가 배치되지 않은 상황을 역으로 생각해 보면, 중국은 사드가 배치되지 않음을 빌미로 한국을 미국으로부터 떼어 놓았을 것이고 향후 한국을 지금보다도 더 부정적으로 대했을 겁니다.”
 
  —이번 사드 배치로 중국의 보복은 없을까요. 
  
  “한국 사람들은 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로 인해 무언가(보복) 할 것이라며 손을 떨며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중국이 한국에 가할 수 있는 수단은 많지 않습니다. 물론, 일시적으로 중국이 자국 보호무역주의(periodic protectionism)를 내세워 무역량을 줄이고, 중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들 수는 있습니다만 이것이 장기적으로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중국의 입장에선 한국에 대한 이런 조치를 장기적으로 끌고 갈 이유가 없어요. 왜냐하면 중국과 접경지대를 맞대고 있는 한국(통일된 한국)을 적으로 만들어서 얻을 게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갈등을 빚으면서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들과 척을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현재만 (일시적으로) 한국과 나쁜 관계를 갖는 게 나은 선택입니다. 사드는 분명 국가의 안보를 위해 명분이 바로 선 옳은 선택이기에 한국 국민들이 이것을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 월간조선 2016년 9월호 / 글 =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
등록일 : 2016-09-02 09:16   |  수정일 : 2016-09-0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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