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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최고명산 북한산 르포]외국인도 사랑에 빠진 수도권 최고의 명산!

글 | 김기환 월간 산 기자 2019-06-24 09:50

▲ 강렬한 바위산 조망을 보여주는 서울의 명소 북한산 백운대.
월간<山>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산 1위 - 북한산국립공원
 
‘한국의 최고 명산’을 선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역사, 문화적 가치부터 자연환경과 생태, 경관, 산세 등 판단 기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명산은 대부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들 가운데 인기도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상식적인 수준의 ‘한국의 최고 명산’ 선정이 가능하다.
 
창간 50주년 기념특집 ‘한국 최고의 명산’은 본지에 얼마나 많이 언급되었는지를 기준으로 산을 선정했다. 정통 산악전문지에서 많이 다룬 곳이라면 분명 ‘한국의 최고 명산’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것이기 때문이다. 월간<山> 홈페이지 검색창에서 주요 산악 국립공원을 검색하면 관련 기사의 리스트와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동안 본지에서 가장 많이 다룬 산은 북한산국립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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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재 오름길에서 만난 지게꾼. 백운산장에 필요한 짐을 나르는 분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은 크게 북한산과 도봉산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의 국립공원으로 묶여 있지만 탐방로가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사를 쓸 때도 두 산을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본지의 북한산국립공원 관련 기사는 총 2,314건으로, 이는 도봉산(896건)과 북한산(1,418건)의 검색 결과를 합한 것이다. 이 수치는 2위 지리산의 1,983건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이다. 산의 규모와 선호도는 지리산이 우위일 수 있으나, 관심도만큼은 북한산이 훨씬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였다.
 
본지에 북한산국립공원 관련 기사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수도권의 유일한 국립공원에 대한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북한산 관련 정보와 뉴스가 끊임없이 생산되는 것도 기사가 많은 이유 중 하나다. 대중교통으로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도시 인근 국립공원은 확실히 존재감이 남다르다. 이번 달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명산 북한산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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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사 주차장에서 하루재를 넘으면 보이는 인수봉

최고봉 백운대에서 환상적인 조망 즐겨
 
5월 초, 날씨가 맑고 화창한 평일에 시간을 내어 산을 올랐다. 북한산은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이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찾을 수 있는 곳이라 부담이 없었다. 코스는 두말할 것도 없이 북한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백운대白雲臺(836.5m) 가는 길로 정했다. 북한산국립공원에서 가장 높은 백운대는 연중 많은 이들이 몰리는 인기 있는 장소다. 북한산 특유의 장쾌하고 시원한 바위산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상징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우이동 버스 종점에서 산행기점인 도선사로 향했다. 산길 곳곳에 형형색색의 연등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평일이지만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불자들의 방문이 많은지 오가는 차량이 제법 많았다. 도선사 주차장에서 하루재 방향의 산길로 접어드니 신록이 가득한 산자락이 눈에 들었다. 본격적인 봄의 시작을 알리는 생동감 넘치는 나뭇잎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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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장 직전의 긴 계단길에서 본 서울 시내.

하루재에 올라서니 찬바람이 온몸을 휘감았다. 따뜻한 봄볕에 긴장을 풀고 걷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방풍재킷을 꺼내 입고 나무 뒤에 앉아 바람을 피했다. 환절기 북한산에서 사고가 자주 나는 것은 사람들이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낮의 도심은 한여름에 버금갈 정도로 덥지만 산정에 올라서면 여전히 바람이 서늘하다. 해가 지면 산 속 기온은 더욱 떨어져 추위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여벌옷을 챙겨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안전 산행이 가능한 시기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백운산장 앞마당에 앉아 국수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랜 뒤 백운대 정상으로 이동했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위문을 지나 계단으로 단장된 급경사 바윗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니 서울 시가지가 발아래 깔린 듯 아찔하게 조망됐다. 미세먼지도 적어 멀리 하남시 뒤편의 산줄기까지 깨끗하게 눈에 들어왔다.
 
많은 이들이 백운대 꼭대기를 향해 줄지어 오르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유난히 외국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는 점.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북한산은 이미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자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북한산은 필수 방문 코스로 알려져 있을 정도다. 북한산처럼 수려한 산을 품고 있는 대도시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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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백운산장 전경.

북한산성 밟으며 서울의 역사 배워
 
백운대 정상에서 줄을 서서 인증사진을 찍고 다시 위문으로 내려왔다. 그곳에서 바위 문을 통과한 뒤 만경대를 우회하는 산길을 타고 남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주능선을 밟기 위해서는 만경대 서쪽 사면을 거쳐 일단 용암문 쪽으로 가야 했다. 만경대와 용암봉은 암릉지대로 장비를 갖추고 리지등반을 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도보 등산객은 계단과 데크로 만들어진 탐방로를 이용해야 한다.
 
용암문부터는 주능선을 따라 세워진 북한산성이 산길과 나란히 뻗어 있다. 북한산성은 유사시 임금과 조정이 도성에서 가까운 곳에 피란하기 위해 쌓은 성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백제 초기인 개루왕 5년(132)에 북한산에 산성을 처음 쌓았다고 전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성곽은 조선 숙종 37년(1711) 6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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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바위들이 겹겹이 쌓인 백운대 정상부.

조선 영조 21년(1745) 승려 성능聖能이 지은 <북한지北漢誌>에 의하면 당시 성의 길이는 21리 60보이며, 시설로는 14개의 성문과 동장대·남장대·북장대와 행궁·군창이 있었고, 성내에는 승군이 주둔했던 중흥사 등 12개 사찰, 99개소의 우물, 26개소의 저수지가 있었다고 한다. 북한산성은 1968년 12월 5일 사적 제162호로 지정되어 보호 중이다. 대부분 옛 모습으로 복원됐지만 일부 시설은 지금도 보수가 진행되고 있다.
 
주능선에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앉은 북한산성과 나란히 걷는 일은 분명 특별한 즐거움이 있었다. 특히 산성 너머로 이따금 드러나는 대도시의 광활한 조망이 매력적이었다. 다만 숲이 짙어 대체적으로 서울 방면의 전망이 답답한 점은 아쉬웠다. 성곽 뒤 초록색 숲 사이로 성냥갑 같은 아파트들이 서 있는 모습을 훔쳐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완만한 사면길을 따라 북한산대피소로 이동했다. 숲으로 둘러싸인 널찍한 대피소 앞 공터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시끌벅적한 외국인들이 인사를 하며 지나갔다. 이날따라 여기가 북한산인지 인사동인지 헷갈릴 정도로 등산객의 국적이 글로벌했다. 외국인을 위한 북한산 등산 패키지 프로그램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북한산은 이미 해외에서도 알아주는 명산인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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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이 가득한 북한산 능선길을 걷고 있다.

깊은 골짜기의 유현함도 매력적
 
식사를 마치고 동장대와 대동문을 거쳐 대남문까지 속도를 높여 산길을 걸었다. 주능선은 대남문 서쪽의 문수봉을 거쳐 북쪽의 의상봉으로 연결된다. 이 날카로운 능선을 따라 북한산성이 이어진다. 거친 암봉으로 이루어진 이 구간은 산줄기 자체가 성곽 역할을 하는 곳이다. 중간에 산성의 출입구인 청수동암문靑水洞暗門과 부왕동암문扶旺洞暗門, 가사당암문袈裟堂暗門이 있으나 규모가 비교적 작은 편이다. 예스런 성곽의 모습을 제대로 갖춘 곳은 대남문 부근에서 끝나게 된다.
 
대남문에 도착하니 어느덧 시간이 오후 5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능선길을 계속 고집하다가는 국립공원에서 금지된 야간산행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식수도 거의 떨어진 상태라 문수사를 거쳐 구기동 계곡으로 내려서기로 했다. 대남문 바로 밑 문수사 법당 앞 샘터에서 달콤한 약수 한 잔으로 갈증을 달랬다. 마당에서 보현봉을 바라보며 시원하게 펼쳐진 계곡의 숲을 감상했다. 신록의 빛나는 연두색을 바라보고 있자니 점점 눈이 밝아지는 것 같았다. 깊은 산 속 사찰에서 힐링의 순간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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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 오름길 중간에 위치한 오리바위를 촬영하고 있는 등산객.

널찍한 탐방로를 따라 구기동 종점을 향해 움직였다. 맑고 깨끗한 북한산 계곡을 감상하며 서서히 속세를 향해 몸을 던졌다. 봄 가뭄 탓인지 상류 골짜기에는 물이 거의 없었다. 한동안 푸석거리는 낙엽이 가득한 산길을 밟으며 걸었다. 하지만 길고 깊은 계곡은 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법이다. 하류가 가까워질수록 점차 수량이 많아지더니 제법 굵은 계류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계곡물 위에는 진분홍빛 벚꽃 잎이 둥둥 떠 있어 봄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한국의 최고 명산’ 북한산은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다양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바위산의 탁월한 대도시 조망부터 짙고 싱그러운 숲과 청정한 계곡, 민족의 역사를 품은 북한산성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수도권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한민국의 명산, 북한산의 참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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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에서 본 만경대 방면의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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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가 휘날리는 북한산 최고봉 백운대 정상.

북한산의 옛 이름은 부아악
 
서울의 진산鎭山 북한산의 역사적 기록은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 백제 온조왕 본기에 의하면, 기원전 18년경에 백제 건국 집단이 부아악負兒嶽(북한산)에 올라 도읍 자리를 조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삼국사기> 진흥왕본기에 의하면, 진흥왕 16년(555)에 왕이 친히 이 산에 올라 신라의 경계를 정하고 비봉碑峯에 순수비를 건립했다고 한다. 이런 기록을 볼 때, 북한산은 이미 6세기경 신라에서 국방상 중요시한 신라 북계의 주산으로 여겨졌던 듯하다. <삼국사기> 제사지에 의하면, 신라시대에 소사小祀를 지내던 북한산주의 대표적 명산으로 부아악을 언급하고 있다. 
 
<고려사> 우왕 8년조 기사에 의하면, 북한산은 고려시대에는 남경南京의 진산이었다. 남경은 고려시대 3경의 하나로 일찍이 숙종 6년(1101)에 이미 도선비기에 의거한 천도의 대상지로서 수도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조성한 큰 고을이었다.
 
이중환이 집필한 <택리지> 팔도총론 경기조에 의하면, 북한산은 조선왕조 건국의 발상지였다. 조선 건국 초에 무학대사가 도읍의 자리와 그 맥을 살피기 위해 이 산에 올라 궁성 터를 정했다 한다. 이후 한양은 조선왕조의 국도로 자리를 잡았고, 오늘날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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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성 대성문을 찾은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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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 법당 앞에 걸린 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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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 슬랩을 내려가는 리지꾼들. 그 옆에 외국인들이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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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산행은 견고하게 쌓인 산성을 구경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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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길잡이
우이동 기점이 백운대 오르는 최단 코스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한 도선사주차장(약 1.6km)에 위치한 백운탐방지원센터에서 백운대 정상까지는 약 2.1km로 1시간 3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버스 종점에서 도선사 방면으로 1km 떨어진 할렐루야기도원 입구 삼거리에서 오른쪽 백운대 제2지킴이 터로 올라설 수 있다. 이 산길은 우이산장 터 위쪽 갈림목으로 이어진다. 
 
북한산의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산세를 제대로 살피려면 주능선 코스를 걸어야 한다. 주능선은 우이령에서 영봉을 거쳐 백운대~보현봉으로 이어지는 길을 말한다. 보현봉 근처에서 여러 갈래로 굵은 능선이 뻗어나가는데, 대남문에서 서쪽 향로봉으로 연결된 능선 혹은 문수봉에서 북쪽 의상봉으로 이어진 북한산성 코스가 등산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주능선 산행은 우이동이나 대서문 방면에서 위문까지 오른 다음 시작해 불광역이나 북한산성 입구를 목표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능선 코스는 중간에서 하산할 수 있는 갈림목이 많아 일정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 위문에서 용암문 구간은 병풍암 리지라 불리는 위험한 암릉 구간으로 암릉 산행 경험과 장비를 갖춰야 산행이 가능하다.
 
찾아가는 길
 
서울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우이동행 153번 또는 120번 간선버스를 이용한다. 또는 서울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에서 환승이 가능한 ‘우이신설 경전철’로 ‘북한산 우이역’까지 간다. 
등록일 : 2019-06-24 09:50   |  수정일 : 2019-06-2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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