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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국가 소유 VS 천 억은 받아야 줄 것

글 | 선수현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7-16 13:33


법원이 훈민정음 상주본의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훈민정음 상주본을 갖고 있다는 배익기 씨가 문화재청의 회수 강제집행을 막아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배씨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월 15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상주본의 법적 소유권자인 국가(문화재청)가 상주본 확보를 위해 강제집행에 나설 명분이 더 커졌다. 문제는 상주본 소재지를 배 씨만 알고 있어 회수가 어렵다는 점이다. 배 씨는 상주본의 행방에 대해 ‘잘 있다’, ‘없다’와 같은 간단한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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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그슬린 상주본. 사진=뉴시스

상주본 논란이 시작된 건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일종의 한글 해설서로 간송미술관에 1개가 보관되어 있었다. 그런데 2008년 고서적 수입판매상인 배 씨가 “짐을 정리하던 중 발견했다”며 또 다른 해례본을 공개했다. 그러자 골동품 판매업을 하던 조 모씨는 “배 씨가 고서를 구입하면서 훔친 것”이라고 주장하며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해례본은 2개가 됐고 뒤늦게 공개된 해례본을 상주본이라 부르게 됐다. 대법원은 2011년 조 씨에게 소유권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듬해 조 씨는 문화재청에 상주본을 기부하겠단 뜻을 밝히고 세상을 떠나 소유권은 국가로 넘어갔다. 문화재청은 배 씨에게 반환을 요구해왔지만 그는 불복해왔다. 배 씨는 상주본을 훔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은 배 씨가 상주본을 훔쳤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배 씨는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됐으니 상주본의 소유권은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문화재청의 회수 강제집행을 막아달라는 소를 제기했다. 1·2심은 “형사판결의 무죄 확정이 배씨의 상주본 소유권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도 같았다.
 
문화재청은 상주본 확보에 나설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그러나 배 씨가 소장처를 밝히지 않아 상주본의 행방이 묘연한 상황. 2015년 배 씨의 집에 화재가 났을 당시 일부가 불에 탄 것만 확인됐을 뿐이다. 상주본의 훼손 및 분실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상주본의 소재를 배 씨만 알고 있어 회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문화재청은 배 씨에게 회수공문을 보내며 설득할 예정이다. 반면 배 씨의 입장은 단호하다. 상주본의 가치가 최소 1조원 이상 가는 상황을 고려해 10분의 1에 해당하는 1,000억원은 받아야 한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등록일 : 2019-07-16 13:33   |  수정일 : 2019-07-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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