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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님, 오늘부터 폭언·회식 강요 직장 내 괴롭힘입니다”

Q&A로 보는 ‘직장 내 괴롭힘’ 해당사항

글 | 선수현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7-16 09:54

A 대리는 출근하는 게 괴롭다. 얼마 전 업무 관련 실수를 범한 뒤, 그의 부장 B씨는 틈만 나면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니냐” “너에게 월급 주는 게 아깝다” 등의 인격모독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다른 팀원들에게도 “저런 애랑은 말도 섞지 마”라고 하니 모두 A씨를 피하는 눈치다.
 
신입사원 C씨에게 요즘 취업준비 때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선배 D씨는 걸핏하면 “술자리를 만들어라” “성과급의 30%는 선배를 접대하는 것이다” 등의 이야기를 한다. 술 약속을 잡지 못하면 “사유서를 쓰라”고 강요당했다. C씨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회사를 퇴사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의류회사에 다니는 E씨는 조만간 있을 신상품 발표회를 앞두고 팀장 F씨로부터 디자인 보고를 지시받았다. E씨는 수차례 시안을 보고했으나 팀장 F씨는 이번 콘셉트와 맞지 않는 이유로 계속해서 보완을 요구했다. E씨는 업무량이 늘어나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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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8일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갑질금지법 인식, 갑질감수성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7월 16일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직장 내 폭행·성희롱은 형법·남녀고용평등법 등으로 맞설 수 있었으나 교묘하게 이뤄지는 직장 내 괴롭힘에는 대응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개정 근로기준법이 정의하는 직장 내 괴롭힘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앞선 사례에서 B씨와 D씨는 제재 대상이다. 반면 F씨는 해당하지 않는다. 업무 지시에 대한 권한이 F씨에게 존재하며 이 과정에서 다른 부적절한 행위가 없었기 때문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에 따라 앞으로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은 취업규칙에 다음의 내용을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취업규칙에는 ▲금지되는 괴롭힘 행위 ▲괴롭힘 예방교육 ▲사건 처리 절차 ▲피해자 보호조치 ▲가해자 제재 ▲재발방지조치 등의 규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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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에 대한 징계규정을 신설·강화할 경우 근로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할 수 있어 노조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사용자는 사건 발생 시 사실 확인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이때 피해자에 대해 유급휴가 명령과 같은 보호조치를 취하고, 가해자에 대한 징계, 근무 장소 변경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생긴다. 사용자가 신고자·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대상이다.
 
대표이사가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될 경우 피해자는 사내 정식 조사절차를 거쳐 해결을 요구할 수 있다. 사내 감사가 직접 조사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그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는 별도 체계를 갖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진행이 이뤄지기 어려운 현실은 동법의 맹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7월 7일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갑질 금지법 인식, 갑질 감수성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괴롭힘을 당했을 때 ‘참거나 모른 척 했다’는 응답이 65%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바 있다.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16.6%에 불과했다. 참거나 모른 척 한 응답자들에게 이유를 물어본 결과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가 66.4%, ‘향후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가 29.0%로 뒤를 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하는 구조개선에 첫발을 뗐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러나 앞선 조사 결과가 시사하듯 직접적인 처벌 규정이 없는 점, 사안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점 등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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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뉴시스
 

Q&A로 보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해당사항
 
Q. 직장 상사의 쓴소리, 괴롭힘일까?
지위·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모두 충족한 경우라면 명백한 괴롭힘이다.
 
Q. 회식자리에서 술을 강요한다면?
본인이 원치 않는데 회식 참여나 술 마시길 강요하면 괴롭힘에 해당한다.
 
Q. 동료 사생활에 대한 소문을 퍼뜨리는 건?
다른 직원들 앞, 또는 SNS에서 모욕감을 주는 경우, 개인사에 대한 소문으로 명예가 훼손되는 행위는 괴롭힘으로 인정된다. 집단 따돌림이나 의도적으로 업무에서 배제하는 것도 금지된다.
 
Q. 업무로 직원을 힘들게 한다면?
특별한 사정없이 최소한의 기한을 주지 않고 업무를 떠맡기는 일은 괴롭힘이다. 가령 금요일 오후에 업무를 지시하고 월요일 오전에 보고하도록 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또한 필요한 지원을 하지 않는 경우, 계약서에 명시된 일과 다른 일을 시키는 경우, 상사의 개인적 심부름도 괴롭힘에 해당한다.
 
Q.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면?
괴롭힘 피해자나 목격자 모두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다. 피해 신고 전 근로복지공단(workdream.net), 직장갑질119(gabjil119.com)에서 상담이 가능하다.
 
등록일 : 2019-07-16 09:54   |  수정일 : 2019-07-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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