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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리브라', 성공할 수 있을까?

글 | pub 편집팀 2019-07-08 17:25

▲ 페이스북은 지난 6월 18일 암호화폐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백서를 공개했다. 암호화폐 이름은 ‘리브라(Libra)’다. / photo by 뉴시스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한다. '리브라'다. 
<주간조선>은 27억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의 새 도전을 다각적인 취재로 리포트했다. 
   
리브라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다. 단어 그대로 코인의 가격이 법정화폐와 연동돼 가격이 거의 변동하지 않고 안정된 암호화폐를 말한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기존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크고 가치 저장 기능이 부족한 게 단점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브라는 스테이블 코인 방식을 택했다. 보통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등 특정 법정통화를 담보로 가치를 보장한다. 대표적인 게 테더(Tether·USDT)로, 1USDT는 1달러로 고정돼 있다. 리브라는 특정한 법정통화 대신 안정적인 몇몇 법정통화(달러·유로·파운드·엔)를 묶은 통화 바스켓에 연동해 가치를 유지한다. 여기에 더해 단기 국채 등이 바스켓에 포함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이 사업 전환을 발표하자 외신들은 “마치 중국의 위챗과 닮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대표 메신저앱인 위챗은 메시지 기능을 넘어 게임이나 쇼핑을 할 수 있고 위챗페이를 통해 결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의 카카오톡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페이스북 역시 비슷한 방향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메신저 서비스에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설치하고, 이커머스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작업을 할 때쯤부터 “페이스북의 암호화폐가 곧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그리고 실제 등장한 게 리브라다.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갖고 있는 메신저 플랫폼에 신속하게 통합된다. 이 암호화폐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서비스 중 첫손에 꼽는 건 송금이다. 송금은 세계은행 추산 53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자랑한다. 리브라 백서는 왜 송금인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매년 250억달러의 송금 수수료를 낭비하고 있다.”
   
특히 리브라의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은 현대 금융시스템에 접근하기 어려운 17억명의 금융소외계층이다. 이들이 은행 대신 리브라를 선택해 낭비 없는 송금을 메시지 보내듯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게 1차적인 목표다. 예를 들어 인도 같은 곳은 페이스북의 목표와 어울리는 곳이다. 인도에서 페이스북이 소유한 왓츠앱 메신저를 사용하는 사람은 무려 2억명에 달한다. 해외 거주 인도인이 모국에 송금한 금액도 커서 2018년 기준으로 약 800억달러(92조5200억원)나 된다. 잠재 고객 2억명을 활용해 리브라를 운용한다면 페이스북과 그 협력기업들이 얻을 이익은 적지 않다. 
   
   
▲ 리브라협회 멤버들 photo libra.org

송금 말고도 페이스북과 협회에 소속된 회원들이 만들어낸 경제 생태계 내에서 리브라를 결제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우버를 사용해 타고 내릴 때, 혹은 스포티파이(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기업)로 음악을 들을 때 온라인에서 리브라를 사용해 결제하는 건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리브라가 만약 온라인 결제 비즈니스에서 효과를 거둔다면 협회 회원사인 마스터카드나 비자의 가맹점 같은 오프라인에서도 리브라를 쓸 수 있다. 
   
송금과 결제는 그동안 은행이 도맡았던 기능이었다. 하지만 은행이 가진 기능은 대출과 신용평가, 보험 등 훨씬 광범위하다. 리브라가 신뢰를 얻어 서비스가 연착륙한다면 그간 은행이 해왔던 비즈니스 모델로까지 확장해나갈 수 있다. 
   
리브라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제안서 정도만 나온 사업모델과 같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산적해 있고 성공할지 실패할지도 분명치 않다. 하지만 등장을 예고한 시점부터 꽤 격렬한 피드백이 오고 있다. 반응이 나오는 쪽은 주로 정부의 금융정책 관련 인사들이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셰로드 브라운 의원은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아무런 감시 없이 운영하도록 두면 절대 안 된다”며 금융당국의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맥신 워터스 미국 하원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페이스북이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개인정보침해 관련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확장을 단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미 의회는 리브라를 강력하게 견제하고 나섰다. 때에 따라서는 마크 저커버그 CEO가 과거 청문회처럼 의회에 불려올 수도 있다. photo 뉴시스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는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우리에게 ‘화폐’의 미래를 묻고 있다. 그들은 백서에서 “리브라의 미션은 글로벌 통화가 되는 것, 수십억 명의 사회적 약자에 금융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고 적고 있다. 페이스북 서비스를 확장하는 걸 넘어 기존 통화와 금융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길 원한다는 얘기다. 이 역할은 그동안 정부와 정부의 통제 아래 있는 금융기관이 맡아왔다. 주요국의 반응이 거센 건 단순히 글로벌 기업이 암호화폐를 발행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이 정부가 해왔던 화폐 주조와 관리에 도전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투자업체인 KR1 대표 조지 맥도너는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기고한 글에서 “대출을 받고 싶은가? 저커버그에게 가면 된다.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싶은가? 저커버그에게 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 반대쪽에서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패트릭 맥헨리 공화당 의원은 “소문과 추측들을 넘어서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미칠 전례 없는 프로젝트가 가져올 영향력에 대해 평가할 공론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리브라는 수많은 질문을 받고, 끊임없이 공격당하고, 해답을 줘야 하는 처지가 됐다. 논쟁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이 새로운 논쟁의 주제에는 ‘화폐’를 둘러싼 정부와 민간의 경계 없는 헤게모니 전쟁도 포함된다.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는 성공할 것인가. 그 실체와 가능성, 핵심 논란들은 <주간조선> 2564호 또는 홈페이지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등록일 : 2019-07-08 17:25   |  수정일 : 2019-07-0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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