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기사목록 
  2. 글자 작게 하기글자 크게 하기

겉만 번지르르한 YG, B.I는 곪아터진 내부 결과물

글 | 선수현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2019-06-14 09:26

6월 12일 오전, 아이콘 소속 비아이(B.I, 본명 김한빈)의 마약류 구입·투약 의혹이 제기됐다. 주요 포털 검색어에는 비아이와 소속 엔터테인먼트 YG가 오르내렸다. 소속사의 이름이 함께 검색어에 오른 건 YG가 대중에게 잘 알려진 소속사이기도 했지만 그동안의 오명이 있어서다.
 
마약류 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면 YG는 심심찮게 거론됐다. YG가 ‘Yak Guk’(약국)의 줄임말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퍼졌다. YG 소속인의 마약류 의혹이 유독 잦았기 때문이다. 2NE1의 박봄,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 프로듀서 쿠시, 스타일리스트 양갱 등이 마약류 논란에 휩싸인 전적이 있다.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던 클럽 버닝썬도 마약류 문제가 얽혀 있었다.

본문이미지
마약류 문제 의혹이 있었던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들(좌)과 비아이(B.I). 사진=조선DB, 뉴시스.
 
마약 의혹이 거론되자 비아이는 그룹 아이콘의 탈퇴를 선언했다. 12일 ‘디스패치’는 마약류 위반 피의자 A씨와 비아이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그건 얼마면 구하느냐” “엘(LSD·마약류 환각제)은 어떻게 하는 것이냐” “너랑 같이 (약을) 해봤으니까 묻는다”는 비아이의 마약류 구매 의사 정황을 전했다. 
 
그렇지만 비아이는 의혹을 부인했다. 비아이는 “한때 너무도 힘들고 괴로워 관심조차 갖지 말아야 할 것에 의지하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 또한 겁이 나고 두려워 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또 “잘못을 겸허히 반성하며 팀에서 탈퇴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 A씨의 증언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YG 역시 이날 오후 짧은 공식입장을 냈다. YG는 “김한빈 문제로 실망을 드린 모든 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김한빈은 이번 일로 인한 파장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당사 역시 엄중히 받아들여 그의 팀 탈퇴와 전속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YG는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관리 책임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다시 한 번 심려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본문이미지
오는 7월 완공 예정인 YG 신사옥(우측) 공사가 한창 중이다.
 
YG 458억 투입된 신사옥 공사로 사업 확장 예고
 
이날 오후 서울 합정동 소재 YG엔터테인먼트를 찾았다. 하루 종일 온라인을 강타한 이슈로 YG 인근은 고요할 거라 예상을 했지만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저녁 무렵에는 평소처럼 소속 연예인을 보기 위해 팬들이 하나, 둘 YG 입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눈에 띄는 점은 신사옥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란 점이었다. 
 
YG 신사옥은 지하 5층 지상 9층 규모로 올해 7월 완공 예정이다. 투입된 공사비 458억원. 이 부지는 4~5채의 빌라가 자리하고 있던 곳이다. 수십 가구를 매입했을 정도니 YG가 부지 조성부터 신사옥 조성에 엄청난 공을 들인 셈이다. YG 양현석 대표는 지난해 SNS에 “빅뱅 새 앨범 녹음은 이곳에서”라는 해시태그를 적으며 신사옥에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YG의 전신은 1996년 설립한 현 기획이다. 1999년 지금의 YG(양군의 줄임말)로 이름을 바꾸고 소속 연예인 빅뱅, 싸이 등이 메가 히트를 구가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부상했다. YG는 위너, 아이콘, 블랙핑크, 악동뮤지션, 이하이 등 소속가수를 확대했다. YG PLUS, YG NEXT, 무주 YG재단 등 자회사를 통해 광고대행업, 에이젼시, 외식사업, 화장품, 골프 등 사업 영역도 확장했다. YG의 신사옥 건설은 사업 확장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본문이미지
6월 12일 저녁 무렵 YG엔터테인먼트 앞에 모인 팬들.

YG 주가는 2011년 코스닥 상장 당시보다 하락
 
비아이는 ‘제2의 지드래곤’으로 불릴 정도의 YG 기대주였다. 2015년 데뷔한 아이콘은 6개월 만에 일본 아레나 공연을 개최한 데 이어 2017년 일본 공연 33회, 2018년 일본 공연 17회, 서울·쿠알라룸푸르·방콕·대만 등 8개 아시아 주요도시 투어를 통해 큰 인기를 얻었다. 막대한 공연 수익금을 거둬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발표한 ‘사랑을 했다’는 YG가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SM, 빅히트, JYP 엔터테인먼트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가온차트).
 
그럼에도 YG는 비아이를 빠르게 ‘절손’했다. 온갖 논란에 ‘부인’ 또는 ‘침묵’으로 대처해온 YG는 승리 게이트를 기점으로 대응을 달리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YG는 2018년 기준 매출액 2,858억원, 영업이익 94억원을 달성했다. 승승장구 할 것 같던 YG는 올해 초 승리의 성매매 알선 혐의, 경찰과의 유착 등의 문제로 치명상을 입었다. 지난 3월 국세청은 YG를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YG의 주가는 14% 이상 급락했다. 클럽 버닝썬 사건 이전 주당 5만원 내외에서 거래되던 주식은 3만 5,000원대까지 빠졌다. 승리는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고 YG는 승리의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비아이의 마약 의혹이 제기되던 날 YG의 주가는 또 다시 흔들리는 조짐을 보였다. 이날 주가는 약 4% 빠져 3만 1,9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음날인 13일도 전날 대비 2.19% 더 떨어졌다. 2011년 YG가 코스닥에 상장한 3만 4,000원보다 낮은 액수다.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사업 확장에 적신호로 작용할 게 분명했다.
 

본문이미지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승리 게이트가 촉발된 3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비아이 문제가 제기되자 3만 1,000원대로 더 하락했다.
 
그러나 근원적 문제는 따로 있다. 비아이 문제를 둘러싸고 양현석 대표가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KBS’는 A씨를 대리해 공익신고를 한 변호사를 만나 양현석 대표가 “너에게 충분히 사례도 하고, 변호사도 선임해 줄 테니 경찰서에 가서 (비아이 관련) 모든 진술을 번복하라”고 한 정황을 13일 보도했다. 또 양 대표가 “너에게(A씨) 불이익을 주는 건 쉽게 할 수 있다”며 “우리 소속사 연예인들은 당장 마약 검사를 해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해 사태를 은밀히 무마하려고 시도했음을 시사했다.
 
6월 14일 오전, YG엔터테인먼트 앞을 다시 찾았다. 여전히 신사옥 공사로 분주했다. 번지르르한 외형 가꾸기에만 여념 없는 형세다. 사업 확장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될 전망이다. YG에 필요한 공사는 외형이 아닐 것이다. 물의를 일으킨 해당 가수를 ‘꼬리 자르기’ 하는 방식, 누수를 돌려막는 지금까지의 대처방식이 사태를 키웠다. 문제 인식부터 새롭게 하고 내부공사에 들어가야 한다. YG 소속 연예인의 방송정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이제 YG가 대중으로부터 절손당할지 모른다. 제2의 승리, 비아이가 나올 수도 있다. 아니, 그들은 이미 곪아터진 YG의 n번째 상처일 것이다.
등록일 : 2019-06-14 09:26   |  수정일 : 2019-06-14 09:34
  1. 프린트하기 
  2. 기사목록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NS 로그인
  • 페이스북 로그인
  • 카톡 로그인
  • 조선미디어 통합회원 로그인
  • pub 로그인
댓글을 입력해주세요.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