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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세월호사고 추모 조례’ 핵심은 ‘추모사업 시행’과 ‘사업 민간 위탁’

⊙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때까지 서울시가 추모사업에 앞장서야”(김용석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 서울시, 세월호 사고 추모·유족 지원 등에 13억2700만원 써
⊙ 3년 전 “유족에 대한 배려” 언급한 안행부 공문이 광화문광장 무단 점유 방치 근거 돼
⊙ 세금들여 지원한 천막도 세월호 유족 동의 없이는 회수 어렵다는 서울시
⊙ 서울시, 서울광장 4개월 점유한 ‘태극기 천막’은 행정대집행 통해 철거… 3년 된 세월호 천막은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서울특별시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 6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시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은 “서울특별시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하고자 하는데 의원 여러분, 이의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없습니다”라고 하는 시의원이 있을 뿐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은 없었다. 양 의장은 “이의가 없으므로 가결됐음을 선포한다”며 의사봉을 세 번 내리쳤다.
 
  해당 조례안의 대표발의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용석 서울시의원이다. 김 시의원은 올해 3월 24일 4·16 세월호 사고 사망자 추모사업 시행을 골자로 하는 조례안을 발의했다. 김 시의원은 발의 배경에 대해 “참사 3주기를 앞두고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되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서울시가 추모사업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미에서 조례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 시의원은 “광화문광장 분향소 등 추모 공간은 세월호 참사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철거돼서는 안 된다”면서 “서울시가 조례 제정을 계기로 더 다양한 방법과 공간에서 추모사업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조례안을 심사한 한태석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심사보고서에서 “본 제정조례안은 4·16 세월호 참사로 인한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명·안전 및 인간 존엄에 대한 시민의식 함양을 위해 추모 공간의 조성·운영 등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사업의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전대미문의 국가적 재난으로 기록될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서울시민의 안전과 생명존중 인식을 고양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고, 서울시가 서울시민이 포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등을 위한 추모 공간 등을 조성·운영하는 것은 희생자를 기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초 조례안은 ‘세월호 사고 사망자 추모 공간 조성·운영’ 문구 포함
 
3월 24일, ‘세월호 사고 추모 조례안’을 발의한 김용석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서울시가 추모사업에 앞장서야 한다는 의미에서 조례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조선일보
  그럼에도 한태석 수석전문위원은 심사보고서 종합 검토 대목에선 다음과 같이 ‘추모 공간 건립·운영’ 조항에 대해 우려했다.
 
  〈가장 많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가 있었던 안산시의 경우에도 세월호 추모 시설 건립 관련 갈등이 최근 유발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서울시의 경우도 ‘추모공간의 조성·운영’ 등에 대한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되며, 상위법상 지방자치단체가 추모기념관 등을 건립하는 경우 국가가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사업 시행에 따른 재원 확보 등의 문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한 수석전문위원은 조례안 중 ‘추모공간 조성·운영’을 명기한 부분을 삭제하는 등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그 결과 조례안 5조 1항은 ‘시장은 추모공간의 조성·운영 등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에서 ‘시장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로 바뀌었다. 수정안은 8월 30일 열린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재석 의원 6명 전원이 찬성해 가결됐다.
 
 
  ‘추모사업 전부·일부를 민간에 위탁할 수 있다’는 조항의 저의는?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를 통과한 ‘서울특별시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에 관한 조례안’은 9월 6일 본회의에 상정돼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결됐다.
 
  해당 조례의 목적은 ‘4·16 세월호 참사로 인한 희생자의 추모를 통하여 생명·안전 및 인권·정의에 대한 의식의 고취(1조)’다.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장은 희생자 추모를 위하여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계획을 수립·시행한다(3조)’고 명기했다. 조례 조항 중 방점이 찍힌 곳은 추모사업과 사업 위탁에 대해 규정한 5조와 6조다.
 
  해당 조례 5조는 전술한 것처럼 ‘시장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1항)’면서 ‘시장은 법(4·16 세월호 참사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약칭 ‘세월호 피해 지원법’) 제36조에 따라 국가의 지원을 받아 추모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법 제37조부터 제40조까지의 규정에 따른다(2항)’고 돼 있다.
 
  세월호 피해 지원법 제36조는 ‘국가 등은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추모와 해상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위해 ▲추모공원 조성 ▲추모기념관 건립 ▲추모비 건립 ▲해상 안전사고 예방훈련 시설 설치·운영 등을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사업을 시행할 때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조례 6조 1항엔 ‘시장은 제5조 제1항에 따른 추모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추모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관련 법인 또는 민간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는 향후 서울시가 세월호 추모사업을 민간에 위탁할 때 법적 근거로 이용될 것이다. 이 사업은 누가 맡게 될까.
 
 
  3년 전 세월호 유족의 건강·안전 우려해 지원한 게 지금까지 이어져
 
서울시 기획조정실이 작성한 문건에 따르면 지금까지 서울시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쓴 세금은 총 13억2717만원이다.
  서울시는 2014년 4월 16일에 있었던 세월호 사고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광화문광장을 무단 점유한 세월호 천막을 지원했다. 서울시 기획조정실이 작성한 ‘2014년 4월 16일 이후~현재까지 세월호 참사 관련 서울시 지원내역’에 따르면 지금까지 서울시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쓴 세금은 총 13억2717만원이다. 유족을 대상으로 한 긴급 복지, 생계 지원 등을 이유로 1억3593만원, 수색 구조에 9036만원, 사고 수습을 한다며 대책본부를 운영하는 데 2억7310만원을 지출했다.
 
  이 밖에 서울광장에 ‘세월호 사고 분향소’를 운영하는 데 7억5232만원, 서울도서관에 ‘세월호 기억 공간’을 만드는 데 6016만원, 세월호 천막 21개동 임차(13개동)·구매(8개동)에 1530만원을 썼다.
 
  서울시는 세월호 천막 지원 근거에 대해 “2014년 7월 당시 세월호 유족지원단 운영 등 범정부적 지원 분위기 속에서 폭염하에 단식을 진행한 유가족의 건강과 안전 등이 우려되어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을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세월호 유족이 설치한 천막 3동은 서울시가 변상금 부과하는 ‘불법 설치물’
 
2014년 4월 21일, 안전행정부 자치행정과는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세월호 침몰 사건 관련 장례 의식 편의 제공, 유족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당부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박원순 시장도 3월 2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천막은 사실 이미 중앙정부까지 협력해서, 서울시 도움을 요청했던 그런 사안이고 그것은 어떤 정치적 조치가 아니라 인도적 조치였다”고 했지만, 이런 이유만으로는 공유재산인 광화문광장을 특정 집단이 3년 동안 무단 점유하는 행위를 합리화하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2014년 4월 21일,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는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건 관련 지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당시 안전행정부는 공문에 ‘금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장례 의식과 관련된 편의 제공, 유족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 등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드린다’라고 적었다.
 
5월 30일, ‘박원순 서울시’는 ‘박근혜 탄핵 반대’ 측이 서울광장에 설치한 불법 시설물 등을 철거하는 대집행을 시행했다. 사진=조선일보
  이는 상식적으로 세월호 사고 직후 사망자 유족에 대한 편의 제공과 관심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른바 세월호 유족들이 3년 넘게 서울시민의 공공재인 광화문광장을 점유하고, 시민의 원활한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지원하는 근거로 이를 내세우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유족이 설치한 천막 3개는 불법 설치물이다. 서울시에는 광화문광장을 무단 점유한 세월호 천막에 대해 변상금을 매기고 있다. 서울시 기획조정실이 올해 2월 김용석 시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6년에만 920만원을 부과했다.
 
  5월 30일, 서울시는 올해 1월 21일부터 ‘박근혜 탄핵 반대’ 측이 서울광장에 설치한 불법 시설물 등을 철거하는 대집행을 시행했지만 3년 동안 광화문광장을 무단 점유한 세월호 천막을 대하는 태도는 이와 다르다.
 
  서울시 총무과 설명자료(2015년 1월 31일)에 따르면 서울시는 2015년 1월 26일 세월호 유족에 ‘천막 회수’ 공문을 보냈지만, 유족 측은 “진상 규명이 될 때까지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서울시 총무과는 “유가족의 동의 없이 천막을 강제 회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며 “향후 유가족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광화문 광장이 시민의 문화 활동 공간으로 원상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시, 세월호 천막에 대해선 “물리력 이용 강제 철거 시 갈등 증폭 우려”
 

  올해 2월 24일, 서울시 역사도심재생과는 세월호 천막 관련 민원에 대한 회신을 통해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는 데 물리력을 동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화문광장을 방문하셔서 불편함을 느끼신 데 대하여 죄송스러운 마음과 함께 천막 철거를 건의하신 사항에 대하여 답변 드리겠습니다. 광화문광장 남쪽 세월호 천막은 유족지원단 운영 등 범정부적 지원 분위기 속에 당시 폭염하에 단식을 진행하는 유가족의 건강과 안전이 우려되어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한 천막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 시에서도 현 상황이 조속히 종결되어 광장을 이용하시는 시민들께서 불편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만, 물리력을 이용한 강제 철거 시 갈등이 증폭될 우려가 있어 대화를 통한 광화문광장 관리와 조속한 시일 내 현장 철거라는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원만히 문제를 해결하고자 계속 협의 중입니다.”
 
  이 같은 태도를 감안하면 ‘세월호 사고 추모 조례’가 시행됐을 때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세월호 유족에게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것이란 전망이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다. 과연 세월호 추모에 서울시 예산이 얼마나 더 들어갈까.⊙
등록일 : 2017-10-07 오전 11:09:00   |  수정일 : 2017-09-2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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